방송·신문에 표준어만… 설 자리 잃은 지역어 전라도말 항꾼에 집담회언론 사투리 외면 지방소멸 부추겨지역 언론 합심 사투리 재조명 의미언어 다양성 보존하려는 노력 필요 “전라도말맹키로 유식허고 찰지고 맛나고 한시럽고 헌 말이 팔도에 워디 있습디여.”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에서 청년단장 염상구는 토벌대장 임만수에게 전라도 말에 대해 한마디로 압축한다. 전라도의 보물인 사투리가 설 자리를 점차 잃고 있다. 지역 언론인들은 ‘지방소멸’을 줄기차게 논해왔지만, 정작 지역 언어에 대한 고민은 소홀했다. 지역사회 공기(公器) 역할을 해야 할 언론의 ‘사투리 외면’은 지방소멸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 같은 고민을 나누고자 지역 언론과 관계자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달 23일 오후 광주 남구 구동 광주문화재단 별관 아트스페이스 5층 소공연장에서 ‘전라도말 항꾼에 집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광주전남기자협회와 광주문화방송(MBC)이 주최하고 광주문화재단이 후원했다. 집담회에는 지역 언론인뿐만 아니라 광주시교육청과 조선대학교 대외협력처, 호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소속 언론인 지망생, 정계 관계자 등 50여 명이 자리했다. 집담회 참석자들은 현대에 들어 세계는 물론 국내에서도 언어 표준화에 힘쓰면서 소수 집단이 사용하는 언어 습관 혹은 방언이 소멸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지역 언어의 소멸은 다양성이 강조되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며 언어의 고립화를 야기해 언어가 발전할 수 있는 폭 역시 좁아진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지역 언어 소멸 현상을 지역 언론이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역 언어가 지닌 힘과 전달력을 무시한 채 철저하게 표준어를 사용하면서 지역어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역어가 지역 간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초래하지 않는 이상 표준어와 각 지역어가 어우러져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실제로 지역에서 지역 언어를 부각해서 오히려 지역민으로부터 큰 사랑과 반향을 얻은 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사투리의 맛을 살린 잡지 ‘전라도닷컴’과 인간미 넘쳐나는 구수한 지역 프로그램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남도 지오그래피’가 대표적 사례다. 이날 참석자들은 지역민의 삶과 정서를 전달, 표현하는 데 지역어 만큼 정확한 언어가 없기 때문에 의식적인 사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지역 언론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낙곤 광주문화방송 대표는 이날 집담회 인사말에서 “겨 묻은 개가 똥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옛말처럼, 우리 언론이 토박이말에 대한 대접을 어떻게 해왔는가 되돌아봐야 한다”며 “언어도 다양성이 있어야 바깥 침투를 건강하게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맹대환 광주전남기자협회장은 “말과 글을 업으로 하는 우리 지역 언론인들이 전라도 말을 어떻게 대하고 제작에 사용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다”며 “전라도 말 쓰는 걸 주저하는 분위기가 중앙집권적인 사회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지만, 지역 언론인의 노력 등을 통해 우리 전라도 말을 언제 어디서나 ‘암시랑토’ 않게 쓸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희준 부편집위원장
“나이스샷~” 골프 실력 뽐내고 화합 다지고 광남일보배 스크린골프대회 경영진·편집국·초청인사 등 16명 갈고 닦은 실력 뽐내며 화합 다져전용준 회장 “사기진작 적극 노력”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지면 혁신에 나서고 있는 광남일보가 편집국 기자들의 친목과 화합을 위한 ‘2023 광남일보 스크린골프대회’를 개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2일 오후 7시께 광주 북구 중흥동 자이언트골프존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경영진과 편집국 기자, 초청인사 등 모두 16명이 참가해 18홀 라운딩을 즐겼다. 이번 스크린골프대회는 지난 6월 20일 최현수 편집국장의 취임을 기념하고, 직원들의 사기 진작 등을 위해 마련된 저녁 만찬이 계기가 됐다. 당시 전용준 대표이사·회장과 전유태 부회장 등 경영진과 편집국 직원들과 소통하는 자리에서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던 가운데 우연히 골프 이야기가 나오면서 장내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후 전유태 부회장이 건배사로 ‘광남일보배 스크린대회’ 개최를 약속하자 모두가 환호했다. 준비는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현장에서 대회 날짜와 장소가 결정됐고, 참가 명단도 순식간에 꾸려졌다. 10여 일 뒤 열린 대회에는 전용준 광남일보 대표이사·회장과 김재희 광남문화체육재단 이사장, 전유태 부회장 등 경영진을 포함해 편집국 기자까지 14명이 참석했다. 여기에 초청 인사로 ‘광주법정 타이거우즈’로 불리는 안샘물 변호사와 국내 골프존랭킹 400위 내에 이름을 올렸던 나민중씨 등 실력파의 참가로 대회 수준과 품격을 높였다. 경기장은 골드레이크CC(골드·레이크코스) 18홀 라운딩으로 정했고, G투어(멀리건 2개·컨시드 1.5m)로 진행됐다. 경기는 골프의 저변 확대와 경기력 향상, 친목 도모 등이 대회 취지인 만큼 숨김 홀을 지정해 핸디캡을 적용하는 신페리오 방식으로 치러졌다. 언더는 물론 싱글 골퍼에서 100돌이까지 대회 참가자들은 나름대로 멋진 포즈로 티샷을 날리고 그린에서 퍼팅을 성공시키는 등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팀별 휴식시간에 통닭과 피자에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등 가족 같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 친목을 다졌다. 서로를 응원하고 박수를 보내며 격려하는 분위기는 덤이었다. 치열한 승부 끝에 1위에 등극한 김인수 사회교육부장이 ‘광남 베스트상’을 수상, 부상으로 드라이버(핑 G430)를 품에 안았다. 2위에 이름을 올린 최현수 편집국장은 ‘광남 위너상’과 오디세이 퍼터를 수상했다. 3위 ‘광남 오케이상’을 포함해 롱기스트, 니어리스트, 다버디상, 다파상, 다보기상, 더블더블상, 다타상, 분위기메이커상 등으로 대회 참가자 모두가 수상자가 됐다. 여기에다 주최 측의 풍성한 준비 덕분에 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편집국 기자들에게도 소정의 선물을 전달해 광남일보 편집국 전원이 수상하는 기분 좋은 행사로 마무리됐다. 전용준 광남일보 대표이사·회장은 “광남일보가 단합하는 소통의 장이 됐고 좋은 추억을 쌓았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좋은 기회를 자주 만들어 직원들의 사기진작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임영진 편집위원
광주일보, 여름 휴가비 지원 눈길노조도 휴가비 전달 연차 독려도 “아무리 고물가 시대라지만 여름 휴가는 포기하지 맙시다!” 물가 고공행진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광주일보 노사가 편집국원들이 슬기롭게 휴가를 날 수 있도록 각각 휴가비를 전했다. 광주일보사는 지난 3일 모든 사원에게 소정의 여름 휴가비를 일괄 지급했다. 여름 휴가비 지급은 지난해에 이어 계속되고 있다. 앞서 광주일보 노동조합(위원장 김대성)은 지난달 편집국원 모두에게 여름 휴가비 20만원을 전했다. 이는 노동자의 휴식권을 보장하고 연차휴가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광주일보 노조는 지난 2021년 “눈치 보지 말고 휴가 쓰고 재충전해야 회사도 이익”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무더위 날림비’(휴가비)를 처음 전했다. 한편 광주일보는 휴가철을 맞아 7~8월 연차촉진제를 벌이고 있다. 백희준 부편집위원장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은 변호사 비용과 술” 법조 출입기자단 세미나언론 변화 속 표현의 자유 고민육퇴 만끽·새생명 기쁜 소식도 “살면서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은 뭐다? 변호사 비용이다.” 지난달 2박 3일간 진행된 제주도 법조 세미나 ‘야마’는 이 말 한마디로 정리됐다. 김철수 광주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가 첫날 교육이 끝난 뒤풀이에서 거듭 강조했던 말이다. 언론인 출신인 만큼 김 이사는 ‘언론보도와 명예훼손’ 교육에서 기자 맞춤형 설명으로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저녁자리에서도 ‘달라진 언론 환경 속 표현의 자유’를 놓고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그만큼 취재기자들에게 초상권이나 명예훼손이 민감한 문제라는 뜻일 터. 세미나 첫날부터 제주 시내 야경을 안주 삼아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던 기자들은 뉴스1 최성국 기자의 허니문 베이비 ‘순순이’ 의 탄생 소식을 전해 들었다. 가정을 벗어나 ‘육·퇴(육아퇴근)’를 즐기던 아빠 기자들의 육아일기 ‘썰’도 함께 들을 수 있었다. 현장 밀착형 교육은 이튿날에도 이어졌다. 송창운 광주·전남 민변 사무처장이 5·18과 일제강제동원, 광주 연극계 성폭력 사건 등 지역 내 굵직한 공익소송 현황을 들려주었고, 김두희 광주지법 공보판사가 법률용어 및 사건 부호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했다. 특히 공시송달의 효력 등 일제강제동원 손해배상 판결에서의 주요 쟁점과 관련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 이어졌다. (놀 때는 화끈하고, 공부할 땐 치열한 법조기자단의 모습을 보고 세미나에 처음 동행한 법조인들이 놀랐다는 후문) 한때는 공식처럼 읽혔던 ‘법조세미나=술’도 옛말이 됐다. 언젠가부터 당당히 ‘비주류’를 선언한 기자들의 세미나 참여율이 높아진 까닭이다. 그럼에도 세미나 내내 화려한 입담을 자랑한 박요진 광주 CBS기자를 따라 ‘주(酒)님’을 섬기는 이들이 많았다. ‘제주도 통(通)’ 유승용 KBS광주방송총국 기자 덕에 숨은 맛집들을 찾아다니는 재미와 일부 제주도민의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유익함도 챙길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제주도 푸른 바다를 보며 멍때리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기자로서 초심을 되새길 기회를 준 광주전남기자협회와 법조 세미나를 무려 세 번이나 함께 했던 선배 기자님들께 이 지면을 빌려 인사드립니다. 멋진 숙소도 안녕. 추신. INFJ 기자를 찾습니다. 양가람 전남일보 기자
운동 이수민 뉴스1기자보디프로필 도전 “건강 근육녀로 거듭” “휴~ 오후에는 뭘 쓸까.” 점심식사를 마치고 출입처 기자실로 들어왔다. 한숨을 쉬며 의자에 앉는 순간 ‘부지직’하는 소리가 들렸다. 주위의 시선이 내게 집중됐다. 아뿔싸! 밥을 너무 많이 먹어서였을까. 바지가 터졌다. 생각해보면 ‘바지 폭발 사건’은 예견된 일이었다. 언론사 입사 후 2년 만에 몸무게가 무려 10㎏ 늘었다. 소주 2~3잔이던 주량도 소주 2~3병은 거뜬했다. 퇴근하고 집에 와 바지를 벗으면 단추 자국 그대로 배꼽에 물집이 잡힌 적도 있었다. 이대로라면 몸무게 앞자리가 5, 6으로 바뀌는 건 시간문제였다. 60㎏를 찍었던 지난해 11월 충격과 함께 헬스장을 찾았다. 회당 5만원, 일주일에 두 번씩, 한 달이면 50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였다. 돈이라도 써야 아까워서라도 억지로 운동을 갈 것 같았다. 퇴근 후 매일같이 헬스장으로 향했다. 한가지 운동만 하면 금방 지치고 지루할까봐 새로운 운동에도 많이 도전했다. 월, 수는 중량을 치고 화, 목은 필라테스를 배웠다. 금요일과 주말에는 클라이밍, 요가, 방송댄스, 등산 등 다양한 수업들을 경험했다. 하지만 주변에선 쉽게 도와주지 않았다. “바빠서 몇 번 가기는 하겠냐”, “돈이 아깝다” 등 기운 빠지는 소리를 툭툭 던졌다. 회사 선배들은 내 최애 메뉴인 생고기와 삼겹살을 사주며 매주 악마의 유혹을 했다. 쫄깃한 생고기에 시원한 소맥 한잔, 그 유혹을 참는 건 곤욕이었다. 매일 닭가슴살과 브로콜리, 파프리카 등 도시락을 직접 싸서 들고 다녔다. 나중에는 ‘닭가슴살 도시락을 출입처에 싸달라고 요구했다’는 말도 안되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배고파 죽겠는데 루머까지 도니 정말 지쳤다. 몸과 마음이 힘들 때 생각없이 러닝머신에서 달렸다. 처음엔 퇴근 후 운동이 스트레스였는데 어느새 일과 사람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를 헬스장에서 풀게 됐다. 운동한 지 3개월이 지났을 무렵. 몸무게가 50㎏까지 빠졌다. 헬스장 관장이 보디프로필을 찍어보자고 했다. 그때부턴 더 빡세게 운동했다. 낮에도 웬만하면 차를 놓고 걸어 다니고, 계단으로 다녔다. 지난 5월15일 대망의 보디프로필 촬영일. 내 최종 몸무게는 44㎏였다. 촬영날 아침 배에 선명한 11자 복근이 보였다. 몇 달 전까지 바지를 터지게 했던 뱃살은 완벽히 정체를 감췄다. 촬영 중 사진작가와 관장이 한마디 했다. “수민님 완전 피트니스 모델 같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났다. 나는 여전히 40㎏대 몸무게를 유지 중이다. 이젠 술도 마시고, 생고기와 삼겹살도 잔뜩 먹는다. 지겨웠던 닭가슴살 도시락도 갖다 치운 지 오래지만, 운동이란 취미를 이어오고 있으므로 아직 요요는 오지 않았다.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지난번엔 마냥 마르게만 살을 뺐다면 이번엔 진짜 ‘건강 근육녀’가 돼볼 생각이다. 우락부락 선명한 근육을 만들 계획이다.
운동 길용현 전남매일 기자“일상 속 작은 실천이 몸의 변화를 만든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많이 움직이고, 적게 먹으면 결국 살은 빠진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 꼭 기억해야 할 문구다. 필자는 지난 2021년 겨울 철저한 식단 관리와 꾸준한 운동으로 드라마틱한 체중 감량을 이뤄냈다. 입사 후 몇 년간 91~93㎏였던 몸무게를 한 달여 만에 81㎏까지 줄였다. 초고속 감량인지라 요요현상 등 주변의 우려가 컸지만, 현재까지 체중 80~82㎏을 유지하고 있다. 다이어트의 가장 중요한 핵심 전략은 ‘운동의 습관화’다. 직업의 특성상 불규칙한 식습관, 잦은 술자리,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 등으로 꾸준한 운동은 웬만한 의지가 없으면 쉽지 않다. 필자의 경우 쉬는 날인 금, 토요일은 헬스장에서 시작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루틴이 정착되다 보니 주말 운동을 못 하는 날은 자괴감과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보통 다이어트라고 하면 유산소 운동과 소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근력 운동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근육량이 많으면 기초대사량이 높아지기 때문에 신체를 움직이고 활동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근력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리면 같은 체중일 때보다 더 많은 열량을 소모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똑같은 동작을 실내에서 반복해야 하는 헬스가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본인이 흥미를 느끼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경험상 크로스핏은 각자의 운동능력에 맞는 운동 과제를 매일 다른 사람과 팀을 짜 수행하기 때문에 협동심과 경쟁심이 운동 효율을 높여준다. 전신운동에 해당하는 클라이밍은 기초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버거울 수 있다. 기록의 스포츠인 야구와 골프의 경우 스스로 세운 목표 달성을 위한 반복 연습을 끊임없이 하다 보면 땀이 비 오듯 흘러내린다. 시간을 쪼개서 운동하기가 어렵다면 일상 속에서 더 많이 움직여보자. 출입기자실은 보통 3~5층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동 간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남도청 2진 출입 당시 4층 기자실을 올라갈 때 의식적으로 계단을 이용했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4층까지 도달하려면 약 70보를 내디뎌야 했기 때문에 단순 계산으로 평소보다 하루 280~350걸음만큼 더 움직일 수 있었다. 점심 식사 이후엔 5~10분 정도 짬을 내 산책을 했고, 목적지보다 더 먼 곳에 주차해 한 걸음이라도 더 걸으려고 노력했다. 다이어트 성공을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도 필수적이다. 빵, 과자, 탄산음료 등 간식을 멀리하고 탄수화물을 의식적으로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이 지속하다 보니 이제는 습관처럼 굳었고, 일주일 내내 술독에 빠져 살아도 쉽게 살이 찌지 않는 체질로 변했다.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등 자기 합리화 대신 한 걸음 더 움직여보는 것은 어떨까.
취미생활 김은지 전남일보 등반·템플스테이로 치유한 서른앓이 “서른은 어떤 느낌이야?”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 아닐까 싶다. 사실 별생각이 없었음에도 ‘서른’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주변인들 덕분이었다. 그래서 이왕 다가온 서른을 그 누구보다 유난 떨며 맞아주기로 결심했다. 가장 먼저 잡은 목표는 한라산 등반이었다. 한라산 등반을 맘먹은 건 별거 아닌 이유에서였다. 초등학교 6학년, 13살에 봤던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때문. 새 삶을 살기 위한 다짐으로 한라산에 오르는 그 모습이 어린 나이에도 꽤 인상적이었나 보다. 스무 살에 이미 한차례 백록담을 찍었던 터라 의미를 부여하기에도 충분했다. 그리고 다가온 2022년 12월 2일. 새벽 다섯 시에 기상한 나는 관음사로 향했다. 관음사를 택한 이유는 어차피 하는 고생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어두컴컴한 새벽 산을 헤드랜턴도 없이 오르기 시작했다. 평소라면 “무서웡~”하며 호들갑 떨었을 나지만 그럴수록 정상 도착시간만 늦어진다는 생각에 앞만 보고 올랐다. 오르다 보니 등산 초반엔 싸락눈이었던 눈송이가 점점 굵어져 불안함이 커졌다. 아니나 다를까 등산로에서 마주친 아저씨가 “대설주의보 내려서 통제 중이에요. 아마 정상은 못 올라갈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래도 어떡해? 가야지. 갈 수 있는 데까지라도 가보자는 맘으로 오르다 보니 삼각봉 대피소에 도착했다. 그제야 꺼내 본 휴대전화엔 대설주의보 알림과 해제 알림이 나란히 쌓여있었다. ‘아 또 이렇게 나한테 서사를 주는구나’ 생각했다. 잠깐 숨을 고르고 다시 정상으로 향했다. 구름 위로 오른 뒤에 내려본 풍경에 대설주의보를 이겨내고 온 보람이 있다 생각했다. 수많은 계단을 오른 끝에 정상에 도착했다. 겨우 오른 정상엔 대설주의보가 내렸던 곳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맑게 갠 하늘과 안개 하나 없는 깨끗한 백록담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시 한번 ‘될놈될(될놈은 된다)’을 가슴에 새겼다. 정상석에서 인증샷을 찍고 난 후에야 제대로 된 백록담을 마주했다. 한 아주머니가 옆에서 “보고 있어도 너무 아깝다”고 하시는데 내 마음 같았다. 하산할 때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성판악을 선택했지만, 힘듦은 관음사와 별반 다를 바 없었다. 내려가는 내내 ‘왜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나’ 곱씹었다. 결국, 4시간 만에 지칠 대로 지친 몸으로 하산을 마쳤다. 정상에서 신청해놓은 인증서까지 야무지게 발급받았다. 총 열 시간 남짓의 대장정이 그렇게 끝났다. 그리고 새 정권에 접어들며 또 한 번의 서른을 맞이하게 됐다. 만 서른. 서른 번째 생일이었던 지난 6월 9일, 이마저도 평범하게 보낼 수 없었던 나는 템플스테이를 선택했다. 불자가 아닌 천주교인(10년째 냉담 중)이지만 평소 사찰을 즐겨찾기도 했고 무엇보다 속세와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이 컸다. 속세와 멀어져 보낸 첫 생일은 나름 만족스러웠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공자는 서른을 ‘이립(二立)’이라 했다. 마음이 확고해 도덕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더 이상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설 수 있는 나이임을 의미한다. 서른이 됐다고 해서 달라진 점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일련의 경험들로 ‘이립’에 좀 더 가까운, 좀 더 단단한 어른이 됐다는 것만큼은 확신한다. 다소 유난스러웠지만, 후회 없는 시간이었다.
취미생활 정채경 광남일보 기자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감 ‘캠크닉’ 혼자만의 시간이 중요한 I. 바로 내 얘기다. 기자가 된 뒤로는 한 사람과 깊게 알고 지내온 그간의 삶과는 달리 여러 분야의 사람을 두루 알고 지내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판을 두드려 그날그날 지면을 메꾼 뒤 집에 가면 늘 진이 빠졌다. 파김치처럼 축 늘어져 오늘도 어김없이 해냈다는 성취감과 잘 버텼다는 안도감에 눈을 감았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오늘이 힘들면 내일의 에너지를 당겨쓰면서. 그러다 평소와 같은 어느 날, 엉망인 내가 눈에 들어왔다. 언제부턴가 내가 무엇에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물었다. ‘일이 주는 자극에 취해있는 게 아닐까’, ‘나 잘살고 있는 게 맞는 걸까’. 그래서 한동안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다녔다.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망설이거나 생각하지 않고 실행에 옮겼다. 그중 하나가 캠크닉이다. 텐트를 치고 잠을 자는 캠핑은 챙길 짐이 많지만 캠크닉은 캠핑 장비가 많이 필요하지 않아 즉흥적으로 떠나기 좋다. 멀리 가지 않고도 캠핑과 비슷한 기분이 든다. 일단 의자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휴대하기 편한 의자를 주의 깊게 보기 시작했다. 온라인상 사진과 후기만으로는 선뜻 구매하기가 주저됐다. 대형마트도 가봤지만, 썩 마음에 드는 의자를 찾지 못했다. 보다 못한 지인이 같이 캠핑용품 전문점에 가보자고 했다. 전시된 모든 의자에 앉아봤다. 드디어 내게 맞는 의자를 찾았다. 넓고 긴 등받이를 4단으로 조절할 수 있고 접었을 때 그리 크지 않은 모션체어다. 품을 들여 산 의자는 차에 넣어 다니면서 요긴하게 잘 쓰고 있다. 계획한 대로 주말에 근교로 나가 소풍 분위기를 제대로 내기도 하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서 무작정 차를 몰고 가 의자를 펴기도 했다. 드라이브하다 아름다운 풍경을 만났을 때 트렁크에서 쓱 꺼내 앉으면 의자 하나로 그게 어디든 특별한 장소가 되는 게 너무 좋았다. 가만히 풍경을 응시하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현재 상태는 괜찮은지, 스스로를 이리저리 점검하는 시간이다. 혼자만의 시간이 중요한 내게 캠크닉은 1년간 작은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혼자만 즐기던 것을 함께할 사람도 생겼다. 다행히 그 사람도 좋아해 줘 같이 다니자고 경량체어를 선물했다. 그래서 요새는 음료를 두고 마실 수 있는 간이 테이블과 담요 등도 가지고 다닌다. 나를 위한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감을 위해 이번 주말에는 어디로 가볼까.
신방과 출신 ‘지역 언론’ 외면 뚜렷 지역대학·언론 상생과 도약 세미나전남대 졸업생 일간지 취업 전무인턴십 운영 등 관계성 높여야 지역 언론인 산실인 전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생들의 지역 언론사 외면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지역 일간지 취업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와 인지도가 원인으로 꼽혔다. 인턴십이나 학생기자단 등의 운영을 통해 지역언론과 지역대학의 관계성을 회복하고, 나아가 지방소멸에도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달 24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가 주최하고 광주전남기자협회와 광주전남언론학회가 후원한 ‘지역대학과 지역언론의 상생과 도약’ 세미나가 열렸다. ‘광주전남지역 언론사 인력채용과 전남대 신방과 졸업생의 진출 경향 분석’이란 주제로 발제에 나선 전남CBS 권신오 대표는 광주·전남지역 언론사사에서 전남대 신방과 졸업생이 줄어들고 있는 현상을 진단했다. 권 대표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언론사에 종사(2021년 10월 기준)하는 전남대 신방과 출신 졸업생은 57명이다. 전체 지역 언론사(회원사 기준) 종사자의 14%로, 적잖은 비중을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신문사(7개 일간지) 17명, 방송기자 15명, 방송PD 13명, 통신사 10명 등이다. 그러나 최근 3년 동안 지역 언론사에 취업한 전남대 신방과 졸업생은 통신사와 방송사PD 1명씩에 불과했다. 이마저 지역 일간지는 전무했다. 권 대표는 “지역 언론사의 언론 관련학과 출신자를 선호하는 경향은 비교적 유지되고 있지만, 전남대 신방과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미비하다”며 “지금과 같이 신문사를 중심으로 신규 취업자가 감소할 경우 신방과의 위상과 역할에 심대한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대책 마련 모색을 주문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KBS광주방송총국 윤주성 부장은 “학과와 언론과의 유기적인 소통과 동시에 학과생들의 숨어 있는 (언론인) 자질을 찾아내고 키워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형민우 연합뉴스 차장은 광주일보 인턴십 참여 경험을 언급하며 “대학과 기업의 상생지표인 인턴십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신방과 출신 현업자들과 재학생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현장의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주정민 전남대 사회과학대학 학과장은 “학생들이 지역언론이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하는지, 실제 처우는 어떤지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지역언론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다는 식의 부정적 인식이 많은데, 학생들이 지역언론을 접하고 많은 대화를 하면서 지역언론의 현실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삼섭 무등일보 기자
시장 원리 어긋난 언론계… 발전적 대안 필요 중앙·지역 언론사 퇴직자 늘어취재역량·저널리즘 약화 우려조직문화·임금인상 개선돼야 한선(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기자들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 비슷한 언론사로 이직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언론계를 떠나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들이 이직을 꿈꾸는 주요 이유는 불투명한 미래 비전과 열악한 임금상황. 현재도 암울하지만 참고 기다린다고 미래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광주전남기자협회가 최근 언론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확인하며 묵직한 돌덩이가 짓누르는 듯한 답답함이 느껴졌다. 내가 친정으로 생각하는 지역 언론은 제자들이 가장 많이 진출하는 곳 아닌가. 언론계의 이직현상을 깊이 들여다본 적이 있다. 학위논문을 쓰던 2000년대 초반인데 그때도 언론계는 이직현상이 심심치 않게 확인됐다. 당시는 언론사 간 이직보다는 언론계에서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주로 지방정부나 지역정가의 홍보 관련 업무로 옮기는 경우가 많았고, 그 때만 해도 지역 언론계에서는 이를 두고 상반된 정서가 감지됐다. 비판과 견제의 대상이던 지방정부의 ‘입’이 되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비판기류마저 희미해졌다고 한다. 약간의 체념과 부러움이 섞여 있는 반응이 더 많을 정도라고 한다. 이번 조사에서도 이직현상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70%에 이르렀다. 과거 이직현상에 대한 비판 기류와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최소한 현재 지역 언론의 현실을 짐작하기엔 충분한 답변이었다. 물론 언론계의 탈기자화 현상이 우리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중앙언론계에서도 기자들의 이탈현상은 지속돼 왔다. 엊그제까지 공중파에 몸담던 기자들이 정부의 대변인으로 옮기기도 하고, 대기업의 홍보실로 이직하기 위한 큰 그림(빅피처) 속에 스펙 관리용으로 언론사를 택한 것이 아닌지 의심받을만한 일도 벌어지고 있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업계 1위를 자랑한다는 조선일보에서마저 최근 10년간 입사한 기자 106명 가운데 40명이 퇴사했다고 하니 10명 중 4명은 언론계를 미련 없이 떠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가히 언론계의 ‘엑시트 현상’이라 할 만한 상황이 중앙 언론계에서도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연공서열 중심의 기수문화, 순환보직으로 인한 전문성 확보의 어려움, 기자의 자율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경직된 조직문화가 세대 간 가치관의 충돌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이 주요 요인으로 제시됐다. 그런데 이번 광주전남기자협회 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1순위로 제시된 열악한 임금문제다. 복수응답으로 제시된 결과였지만 절반 가까운 45.6%가 기자들의 임금 인상을 이직의 제1 해결책으로 꼽았다. 당장의 임금도 문제지만 연차가 올라가고 직급이 높아지는데도 연봉이 올라가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됐다. 이렇듯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하기도 어려운 임금수준은 기자들을 불필요한 유혹에 빠지게 한다. 시장의 작동원리에 어긋나는 기이한 언론계의 ‘산업적 실패’가 언제든지 ‘저널리즘적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우려는 잘 알려진 대로 기존 연구에서 이미 확인된 사안이다. 안타까운 것은 지역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하기는 쉽지만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칼럼을 쓰며 돌덩이의 무게만 더해질 뿐이었다. 그럼에도 한마디 덧붙이고 싶다. 기자들이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며 유혹에 빠지지 않을 정도의 임금수준을 해결할 자신이 있을 때 언론사를 운영해야 한다.
문화 숨결 깃든 공간, 생명력을 얻다박진현 광주일보 선임기자 책 출간루르 박물관 등 국내외 21곳 소개 문화를 매개로 한 도시재생을 취재해온 박진현 광주일보 선임기자 겸 문화·예향 국장이 책 ‘도시재생, 문화가 미래다’(엔터 펴냄)를 출간했다. 그는 국내 11곳·국외 10곳 등 대표적인 ‘문화적 도시재생’ 공간 21곳을 취재했다. 광주시민회관 FoRest971, 담양 해동예술촌 등 지역 공간과 완주 삼례문화예술촌, 제주 아라리오 뮤지엄, 독일 에센 루르박물관, 뉴욕하이라인파크 등 국내외 곳곳을 누볐다. 박 기자는 오래된 기억의 공간을 문화로 살려낸 도시재생의 가능성을 들여다봤다. 책에서는 개별 도시들이 지닌 고유한 정신적·문화적 가치를 도시재생과 연관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는 사례를 소개했다. 수년간 국내외 도시재생의 현장과 공간을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문화적 재생의 가치와 의미를 담았다. “낡은 건물을 철거하고 새 건물을 짓는 전통적인 도시개발 대신 지역의 역사와 흔적을 간직한 공간에 문화와 스토리텔링을 엮은 재생은 도시의 정체성과 지역 공동체를 살리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추억의 공연장이 청춘의 숲으로 변신한 광주시민회관 FoRest971은 ‘근대건축이 청년과 통(通)한’ 상징적인 공간이다. 담양 해동문화예술촌은 막걸리 주조장의 정체성을 살린 독특한 전시구성과 콘텐츠로 이목을 끌었다. 이밖에 문화공간으로 변신한 문화역 서울284, ‘한국의 산토리니’ 부산 감천문화마을, 시민이 주도한 문화 아지트 일본 가나자와 시민예술촌, 도시재생 새 패러다임을 연 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 등도 소개한다. 지난 2006년부터 광주일보에 칼럼 ‘박진현의 문화카페’를 연재하고 있는 박 기자는 33회 최은희 여기자상(2016년)을 받았다. 저서로 ‘처음 만나는 미국미술관’, ‘도시의 아이콘, 아트센터’, ‘문화 만나러 떠날까? 세계 서점, 미술관 여행’ 등이 있다. 백희준 편집부위원장
기협 “숭고한 민주주의 정신 계승” 2·28, 3·15의거 기념 행사 참석민주화운동벨트 결성 교류 이어가 광주·전남과 경남울산, 대구경북, 제주, 대전 충남 등 5개 지역 기자협회와 한국기자협회를 포함한 임원·회원 20여명은 지난 11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립 3·15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경남울산기자협회가 주최·주관한 이날 행사는 전국 언론인에게 3·15의거의 역사적 의의와 숭고한 정신을 알리고자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훈 한국기자협회 회장, 조윤제 경남울산기자협회 회장, 진식 대구경북기자협회 회장, 맹대환 광주전남기자협회 회장, 좌동철 제주기자협회 회장, 황윤성 대전충남세종기자협회 회장 등 각 협회 간부와 기자들이 참석했다. 앞서 한국 현대사 왜곡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경남울산기자협회와 대구경북기자협회, 광주전남기자협회와 제주기자협회 등이 2021년 3월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조윤제 경남울산기자협회장은 “질곡의 현대사를 간직한 대구경북, 광주전남, 제주지역 기자들과 함께 3·15의거의 역사적 가치를 계승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대구 2·28, 마산 3·15, 광주 5·18 등 대한민국 현대사의 큰 획을 그은 민주화 운동지역을 순례해 민주화의 의미와 역사성을 공유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앞서 기협 등은 지난달 25일 대구 두류공원 2·28민주의거기념탑과 2·28기념중앙공원을 참배했다. 신대희 사무국장
취재하는 내내 답답… 누굴 위한 기념식인가 43주년 5·18 취재기 尹 대통령 ‘나 홀로 기념사’ 공허유족도 인사말 하는 4·3과 대비“관계자들 공식 석상서 당당하게정부에 대한 요구할 수 있어야” 올해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은 어느 해보다 이슈와 갈등이 많았고 그만큼 많은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내내 답답했습니다. 5·18 관련 논란은 1월 개정 교육과정 5·18 용어 삭제와 공법단체, 계엄군 묘역(서울현충원) 참배로 시작됐습니다. 이어 2월에는 특전사동지회 공동선언식과 5·18민주묘지 참배를 비롯해 오월 정신지키기 범시도민대책위 출범 등 오월 갈등이 본격화됐고 3월 두 공법단체 기념행사위 탈퇴, 계엄군 증언 행사, 전두환 손자 전우원의 사죄가 잇따라 이슈화됐습니다. 4월에는 전광훈 목사의 5·18 망언이 집중 보도됐으며, 5월에는 진상규명조사위원회 대국민보고회와 43주년 기념식이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 ◆ 기념식 발언자는 오직 대통령뿐? 윤석열 대통령은 보수정권에선 처음으로 2년 연속 5·18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빗속에서 오월어머니들을 맞이해 입장하며 기념식 시작을 알렸고 헌화·분향도 함께 했습니다. 그런데 기념사는 ‘맹탕’입니다. 올해 말 종료되는 진상규명조사위원회나 자신이 약속했던 헌법전문 수록 등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당일 기념식 리포트를 쓰다가 문득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대통령 말고 공식 발언이 아무도 없지? ‘제주 4·3’은 정부 주빈 외에 도지사와 4·3희생자유족회장도 공식 인사말을 합니다. 이 공식 발언에서 때론 정부에 대한 약간의 ‘쓴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오월어머니들이나 공법단체 대표들은 대통령과 함께 잠시지만 자리를 함께하며 ‘헌법전문 수록’을 해달라고 말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 속된 말로 대통령과 함께하는 ‘좋은 그림’도 만들어 준 겁니다. 그런데 그런 기회가 기념식 공식 석상에서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지역시민들의 대표자, 유공자와 유족 대표를 통해서 말입니다. ◆“5·18은 누구의 것입니까” 그런데 43주년을 맞은 올해 ‘오월’은 답답함 그 자체입니다. 특전사동지회와 공동선언식을 주도했던 부상자회와 공로자회 등 두 공법단체는 ‘당사자주의’를 내세우며 ‘고립’을 자처했습니다. 지역의 거의 모든 시민사회단체는 2월 19일 공동선언식을 ‘2·19폭거’로 규정하며 투쟁에 나섰습니다. 광주시의원 5명은 5·18 관련 여러 기관과 단체들을 향해 릴레이 5분 발언을 통해 ‘쓴소리’를 쏟아냈습니다. 혹여 지역에 인사말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과연 누가 대표성을 갖고 발언을 할 수 있을지, 또 다른 분열과 갈등의 씨앗이 되진 않을지 사실 걱정이 앞섭니다.◆광주시민 40% “5월 단체 이미지 부정적” KBS광주방송총국이 이달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5·18 관련 단체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가 어떤지 물었는데, 좋다가 48%, 좋지 않다는 응답은 38.6%. 10명 중 4명꼴로 부정적인 답변입니다. 특이한 건 40대 이상에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거나 비슷했지만 30대 이하에선 긍정 평가가 50%를 넘었다는 겁니다. 특히, 20대 이하는 3명 가운데 2명꼴로 긍정 평가. 그런데 이걸 희망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5·18 단체에 대해 많이 모르면 긍정적인 이미지가 아닐까요?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면서 이게 ‘오월과 우리 언론의 현주소’가 아닌지 답답함이 늘었습니다. ◆기념식 취재 지역 언론은 30명만? 정부 기념식은 지역의 모든 언론이 취재하는 한해 가장 중요한 행사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데 보훈처는 올해도 지역 언론에 취재기자와 방송 촬영기자(스태프 포함), 사진기자 등 전부 합쳐 30명으로 제한했습니다. 취재 구역도 기념식장 뒤편으로 한정했습니다. 다양하고 깊이 있는 취재를 할 수 없었습니다. 취재 활동 제한과 불통으로 현 정부의 언론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언론과의 소통 폭을 더하는 것은 대통령의 책무입니다.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방식은 지양해야 합니다. 내년 5·18 취재는 달라지길 기대합니다. 유승용 KBS광주방송총국 기자
첫 해외출장, 기자로서 한층 더 성장 5박6일 동안 스프링캠프 취재출국 체크인조차 못 해 버벅대낯선 곳 업무차 방문 설렘 가득새로운 경험 일취월장 계기로 추운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올 무렵이면 프로야구 구단들은 저마다 부푼 꿈을 안고 해외 전지훈련을 떠난다. 12월 비활동 기간 개인훈련을 통해 몸을 만든 선수들에게는 자신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무한 경쟁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계를 덮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구단들의 전지훈련 해외 훈련러시는 지난 3년간 일시 정지됐다. 그리고 코로나의 기세가 잦아든 올해. 구단들은 해외 훈련을 다시 시작했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 역시 지난 1월 30일 미국의 애리조나 투산 1차 스프링 캠프를 시작으로 지난달 27일 일본 오키나와 킨 야구장에서 2차 스프링 캠프에 돌입했다. 올해 V12를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KIA의 오키나와 킨 야구장을 지난달 27일부터 4일까지 5박6일간 취재했다. 3년 만에 해외에 스프링캠프를 차리는 KIA만큼이나 필자에게도 이번 출장은 뜻깊었다. 2020년 입사 이후 제주도와 울산, 수원 등 수많은 국내 출장을 다녀왔지만 해외 출장은 처음이기 때문. 더욱이 가깝고도 멀다는 일본은 여행조차 한 번 가지 않았던 낯선 땅이었기에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했다. 지난달 27일 새벽 3시 광천 터미널에서 인천공항행 버스를 타며 여정을 시작했다. 여기서 MBTI가 파워 P인 필자는 한 가지 실수를 한다. 제2터미널에서 항공편 체크인을 시도한 필자는 수차례 체크인을 하지 못하고 버벅댔다. 보다 못한 공항직원이 티켓을 보여 달라며 다가왔고 첫 해외출장으로 긴장한 필자는 순순히 말을 따랐다. 그런데 아뿔싸! 필자가 티켓팅한 항공사는 제1터미널에서 탑승할 수 있었던 것. 비행시간에 여유가 있었기에 셔틀버스를 타고 제1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지만 그저 헛웃음이 나올 뿐이었다. 그렇게 제1터미널에서 탑승수속을 마치고 2시간20분여 비행 끝에 도착한 오키나와의 나하 공항은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한자가 눈을 어지럽혔고 일본에 왔음을 실감했다. 복잡하고 어렵기로 소문난 일본의 입국 절차를 소화하는데 1시간이 넘게 소요됐다. 나중에 구단에 물어보니 ‘KIA타이거즈’ 단어 하나만 말하면 프리패스란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곧바로 오키나와 킨 야구장으로 향했다. 그렇게 고속도로 위를 1시간여 내달렸고 킨 야구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첫날 취재는 가동하지 못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넘어오려던 KIA 선수단이 탄 비행기가 LA의 기상 상황으로 공항 착륙에 실패해 자연스럽게 선수단의 일본 입국 날짜도 하루가 밀렸다. 나중에 선수들에게 물어보니 모 고참 선수는 “그날부터 나는 새롭게 태어났다”며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겼다. 내년에 또 미국으로 스프링캠프를 간다면 나는 그냥 안가겠다”며 손사래를 치며 농담을 건넬 정도였다고. 결국 첫날은 사전에 취재장소를 돌아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틀째인 28일부터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했다. 오키나와의 야구 열기는 대단했다. 일본 본토가 아닌 탓에 연고지 야구단이 없는 오키나와 주민 200여명이 구장을 찾아와 KIA 선수들을 응원했다. 여기에 KIA구단과 함께 일본으로 넘어온 30명가량의 한국 팬들이 야구장을 둘러쌌다. 김성준(44)씨는 “40년째 KIA를 응원하고 있는데 오키나와에 오면 선수단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오게 됐다”며 “선수들과 인사하고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을 수 있어 너무 좋다. 올해는 KIA가 우승하면 더욱 좋겠다”고 웃었다. 한국 팬들의 열기는 삼성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킨 야구장 인근에 있는 삼성의 온나손 아카마 구장은 분명 원정이지만 한국에서 건너온 팬들이 펼친 우레와 같은 응원전으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 온 것 같은 착시를 일으켰다. 경기를 소화한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한국이 아닌데도 팬들이 찾아와 큰 소리로 응원해주셔서 신났다”며 “마치 시즌을 소화하는 것 같았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후 한 차례 더 롯데자이언츠와 연습경기에서도 KIA는 9-0으로 상대를 대파하며 시즌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렸다. 취재 일정 마지막 날 저녁에는 김종국 감독, 장정석 단장과 함께하는 저녁자리도 있었다. 지난 해 11월 제주도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두 사람을 일본에서 만나자 더욱 반가웠다. 이들과 웃으며 만담을 나눴다. 김 감독, 장 단장은 자리 내내 우승을 향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두 사람과 함께 웃으며 술잔을 기울이는 것을 끝으로 마무리된 첫 오키나와 해외출장은 인생의 페이지에서 영원히 남을 순간이 됐다. 이재혁 무등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