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말 항꾼에 집담회] 방송·신문에 표준어만… 설 자리 잃은 지역어

방송·신문에 표준어만… 설 자리 잃은 지역어   전라도말 항꾼에 집담회언론 사투리 외면 지방소멸 부추겨지역 언론 합심 사투리 재조명 의미언어 다양성 보존하려는 노력 필요      “전라도말맹키로 유식허고 찰지고 맛나고 한시럽고 헌 말이 팔도에 워디 있습디여.”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에서 청년단장 염상구는 토벌대장 임만수에게 전라도 말에 대해 한마디로 압축한다.  전라도의 보물인 사투리가 설 자리를 점차 잃고 있다. 지역 언론인들은 ‘지방소멸’을 줄기차게 논해왔지만, 정작 지역 언어에 대한 고민은 소홀했다. 지역사회 공기(公器) 역할을 해야 할 언론의 ‘사투리 외면’은 지방소멸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 같은 고민을 나누고자 지역 언론과 관계자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달 23일 오후 광주 남구 구동 광주문화재단 별관 아트스페이스 5층 소공연장에서 ‘전라도말 항꾼에 집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광주전남기자협회와 광주문화방송(MBC)이 주최하고 광주문화재단이 후원했다.  집담회에는 지역 언론인뿐만 아니라 광주시교육청과 조선대학교 대외협력처, 호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소속 언론인 지망생, 정계 관계자 등 50여 명이 자리했다. 집담회 참석자들은 현대에 들어 세계는 물론 국내에서도 언어 표준화에 힘쓰면서 소수 집단이 사용하는 언어 습관 혹은 방언이 소멸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지역 언어의 소멸은 다양성이 강조되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며 언어의 고립화를 야기해 언어가 발전할 수 있는 폭 역시 좁아진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지역 언어 소멸 현상을 지역 언론이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역 언어가 지닌 힘과 전달력을 무시한 채 철저하게 표준어를 사용하면서 지역어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역어가 지역 간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초래하지 않는 이상 표준어와 각 지역어가 어우러져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실제로 지역에서 지역 언어를 부각해서 오히려 지역민으로부터 큰 사랑과 반향을 얻은 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사투리의 맛을 살린 잡지 ‘전라도닷컴’과 인간미 넘쳐나는 구수한 지역 프로그램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남도 지오그래피’가 대표적 사례다. 이날 참석자들은 지역민의 삶과 정서를 전달, 표현하는 데 지역어 만큼 정확한 언어가 없기 때문에 의식적인 사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지역 언론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낙곤 광주문화방송 대표는 이날 집담회 인사말에서 “겨 묻은 개가 똥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옛말처럼, 우리 언론이 토박이말에 대한 대접을 어떻게 해왔는가 되돌아봐야 한다”며 “언어도 다양성이 있어야 바깥 침투를 건강하게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맹대환 광주전남기자협회장은 “말과 글을 업으로 하는 우리 지역 언론인들이 전라도 말을 어떻게 대하고 제작에 사용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다”며 “전라도 말 쓰는 걸 주저하는 분위기가 중앙집권적인 사회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지만, 지역 언론인의 노력 등을 통해 우리 전라도 말을 언제 어디서나 ‘암시랑토’ 않게 쓸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희준 부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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