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 세상 밖으로… 견문 넓혔다 3년 만에 해외연수 재개 광전기협 두 차례 걸쳐 실시회원들에 혜택·경험 두배로아시아 역사·문화·관광 섭렵 광주전남기자협회가 지역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3년 만에 재개했다. 두 차례에 걸쳐 실시된 해외연수를 통해 참가자들은 견문을 넓히는 한편 글로벌 역량을 강화했다. 그동안 해외연수에 대한 회원들의 열망이 끓어오르던 터라 해외연수 재개 소식은 계획이 구체화하기 전부터 회원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광전기협은 코로나19로 해외연수가 중단된 이후 국내 연수와 교육 프로그램을 발굴, 확대하고 다각화하는 등 내실을 다져왔다. 더욱이 올핸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해외연수도 재개했다. 특히 맹대환 광전협회장의 공약 중 하나였던 봄·가을 체육대회 탄력 운영 방안과 관련 18개 회원사와 논의 끝에 해외연수 기회를 확대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총 두 차례에 걸쳐 해외연수를 실시했다. 기존보다 많은 회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면서 기자들의 반응은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열띤 경쟁을 뚫고 해외연수 티켓을 거머쥔 이들은 짧은 일정이지만 국내를 벗어나 아시아 국가의 역사·문화체험은 물론 관광을 통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차 해외연수단은 지난 10월 17일부터 21일까지 3박 5일 일정으로 베트남 냐짱(나트랑)을 다녀왔다. 연수단은 거대한 와불상과 고타마 붓다의 거대한 좌불상이 있는 롱사원을 시작으로 고대 참파 왕국의 유적지이자 인도의 영향을 받은 힌두교 사원단지인 뽀나가르 참탑 등을 둘러봤다. 연수단은 이국적인 분위기와 독특한 건축물 양식을 비교하며 열띤 토론 펼쳤다는 후문이다. 이 외에도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든 사막 투어까지 경험하는 등 냐짱의 역사와 문화, 관광까지 섭렵하며 견문을 넓혔다. 2차 연수단 20명은 지난 11월 4일부터 8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대만을 다녀왔다. 이들은 미·중 정상회담과 내년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한껏 긴장된 현지 분위기를 피부로 느꼈다. 대만해협 문제 등 국제 이슈로 군사적 긴장감이 감돈다는 뉴스가 연일 보도됐던 터라 연수단은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이 와중에도 수도 타이베이의 화려한 야경과 먹거리 천국다운 식도락 여행까지 빼놓지 않고 즐기기도 했다. 연수단은 대만의 항구도시 화롄으로 이동해 타이루거 협곡과 청나라 때 북두칠성이 보인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치싱탄 해변, 대만의 영웅 장제스 전 대만 총통을 기리는 중정기념당 등을 둘러봤다. 이 외에도 타이베이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 용산사와 1882년 지어진 최초의 서양식 대학 진리대학, 1960~1970년대 항구 도시의 면모를 볼 수 있는 ‘단수이’ 등을 찾아 시간여행을 했다. 이와 함께 천만년 전부터 이어져 온 바다 풍광을 즐기고 작은 마을을 찾아 천등을 날리며 소원을 빌어보는 소소한 시간도 보냈다. 맹대환 광주전남기자협회장은 “올해 엔데믹을 맞아 그동안 회원들이 염원했던 해외연수를 3년 만에 재개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공약 중 하나였던 봄·가을 체육대회 탄력 운영과 관련 지회별로 충분한 의견 수렴 등 논의를 거쳐 해외연수를 확대하면서 기존보다 더 많은 회원이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해외연수에 목마름이 있었던 회원들이 이번 연수를 통해 국외에서 견문을 넓히고 글로벌 역량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편집위원장
공동체 정신 주목… 더불어 사는 문화 조명 광주매일신문연중기획 통해 이웃과 마을 재조명지역사회 어젠다 발굴 등 현안 살펴 급격한 시대 변화 속 사회는 갈수록 웃음을 잃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단절, 비대면이 일상이 되고 개인주의와 물질주의가 팽배해진 현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동체 정신이다. 광주매일신문은 올해 코로나 엔데믹을 맞아 더불어 살아가는 문화 정착을 위해 기획 보도에 나섰다. 먼저 ‘아름다운 사회 함께 만들어요’를 핵심 프로젝트로 설정하고 연중 기획 시리즈를 보도했다. 지역사회에서 활발하게 봉사·나눔 활동을 전개하는 기관과 단체, 기업 등을 발굴해 온정이 살아 숨 쉬는 공동체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 또한 ‘마을’을 중심으로 서로 보살피고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우리네 이웃들의 삶을 전했다. 올해 모두 17차례에 걸쳐 ‘주민 손으로 만드는 광주 마을공동체’ 이야기를 실어 일상 속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한 공동체 활동을 지속해가는 사람들을 조명했다. 이는 광주 지역에만 한정되지 않고, 전남 시골 마을로까지 확장됐다. ‘전라남도 마을공동체 한마당’을 주제로 34개 공동체의 훈훈한 인심을 담아냈다. 아울러 토론회 활성화를 통해 지역사회 어젠다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학교폭력 예방 내실화를 위한 광주교육 토론회’, ‘교통약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광주 시민 100분 토론회’, ‘독서인문교육 포럼’ 등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향한 발전 방향을 제시하며 지역 정론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다가올 2024년에도 광주매일신문은 광주·전남 곳곳을 발로 뛰며 주민들의 소소한 일상을 생생하게 전달할 뿐만 아니라 여러 현안과 이슈를 다루면서 보다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최명진 편집위원
호남 지역신문 최초 유튜브 1000만뷰 돌파 광주일보‘젊은 피’ 주축 멀티미디어팀 활약 스포츠·정치 등 다방면으로 소통 뉴미디어를 향하는 광주일보의 행보는 ‘우공이산’을 닮았다. 달걀로 바위 치는 것 같았던 나날들이 흐르면서 광주일보가 점차 뉴미디어를 통한 결실을 보고 있다. 지난 9월 중순에는 광주일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1000만 조회 수를 넘겼다. 광주일보는 지난 2017년 1월 공식 채널을 열고 뉴미디어 시대를 향한 첫발을 뗐다. 취재 현장과 출입처를 오가며 공들여 취재한 뒤 지면 마감을 하는 기자들에게 ‘실시간’ ‘쌍방향’ 보도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광주일보 편집국원 모두는 ‘신문 마감 속도’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언론계의 변화를 실감하고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다. 광주일보 유튜브 채널은 정치·사회적 화제가 되는 현장과 인물, 지역 스포츠 현장, 그리고 호남의 멋과 맛 등을 고르게 다루고 있다. 광주일보가 독보적으로 존재감을 발휘하는 KIA타이거즈 관련 영상은 평균 1만~5만명 정도가 시청할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3월30일 내보낸 전두환 손자 전우원씨 단독 인터뷰 영상은 84만명 넘게 봤다. 광주일보 뉴미디어 변화에는 중견 김여울 기자를 필두로 한 멀티미디어팀(이유빈·김진아·문소영)이 중심에 있다. 최근에는 20대 ‘젊은 피’를 부서에 대거 수혈하며 팔딱 뛰는 콘텐츠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혈기왕성한 신입 기자들도 서툴지만 생생한 사건·사고 현장을 찍어 보내며 광주일보 유튜브를 빛내고 있다. 2024년에는 깊이 있는 보도와 치열한 현장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도록 보도 주제와 형식을 다양화하는 게 광주일보의 목표다. 백희준 편집부위원장
경력·신입 인력 확보… 신문 영향력 업그레이드 전남일보 새 식구 투입으로 분위기 쇄신 남다른 단합력 잇단 수상 성과 2023년은 유독 전남일보의 새 얼굴이 많이 소개된 해다. 지난해 4월 입사한 강주비 기자가 지난 2월 정식으로 출입처를 받게 됐고, 3월에는 경력 기자 채용을 통해 송민섭, 한규빈 기자가 전남일보의 새 식구가 됐다. 이들과 함께 입사한 박소영 기자도 수습을 마치고 지금은 어엿한 경제부 출입 기자로 현장을 누비고 있다. 늘어난 새 식구만큼이나 올해 전남일보는 정부광고 지표 평가에서 전국 5위를 기록, 5·18언론상에서는 취재·사진부문 2관왕을 차지하는 등 취재·보도는 물론 다방면에서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신입기자 채용과 경력기자 영입으로 탄탄해진 5년 차 미만 기자들의 단합력도 어느 때보다 좋다는 후문이다.(협회보에 게재할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핑계로 급하게 결성한 저녁자리 모임 인원만 9명에 달했을 정도) 경력 채용으로 협회보 새 얼굴에서 소개되지 못한 송민섭, 한규빈 기자에게 지난 1년간의 소회를 밝힐 기회를 특별히 제공했다. 송 기자는 “들어와 보니 선후배들이 모두 열정적이고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배우는 게 많다”고 밝혔다. 이어 한규빈 기자는 “회사를 옮기는 것에 있어서 낯설고 걱정도 많았는데 선배들이 먼저 다가와 긴장감을 풀어주셨다”고 밝혔다. 박성원 전남일보 편집국장은 “올 한해 편집국장 잔소리를 묵묵히 견뎌준 모든 구성원들에게 미안함과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씩씩하게 일하는 후배들의 모습에 밝은 미래를 꿈꿔본다”고 말했다. 곽지혜 편집위원
“거창한 공약보다 작고 사소한 것부터 회원들 체감할 수 있는 협회 만들 것” 최권일 49대 한국기자협회장 후보 창립 60년 이래 광주·전남서협회장 배출 단 한 명도 못해선거 역사상 첫 지방 단일후보 지역언론 기대와 응원 밑거름통합저널리즘 구현하는데 앞장언론개혁·권익옹호 한목소리회원 모두 강한 소속감 갖도록 한국기자협회가 언론자유 수호의 기치를 내걸고 1964년 8월 17일 창립된 이후 내년에 60주년을 맞습니다. 60년이라는 한국기자협회 역사에서 광주전남기자협회에서는 단 한 명의 회장을 배출하지 못했습니다. 앞서 선배들의 두 번의 도전이 있었지만, 그 벽은 높았습니다. 지역에서 두 명의 후보가 나오면서 지역 표심이 뭉치지 못한 탓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역 후보들과 전국 시·도 기자협회장들의 심도 있는 토론과 논의 끝에 한국기자협회장 선거 역사상 처음으로 저를 단일 후보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전·현직 전국 시·도 기자협회장들의 ‘지역에서 회장을 한번 만들어보자’는 결연한 의지와 노력, 그리고 응원 덕분이었습니다. 한국기자협회는 59년의 역사 속에 전국 1만 1천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언론단체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동안 녹록지 않은 언론 환경 속에서 협회는 양적으로 성장했지만, 매달 회비를 내고 있는 회원들의 권익이 향상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젊은 기자들과 여기자들은 늘어나는 데 이들에 대한 협회 차원의 지원과 각종 프로그램이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래서인지 협회에 대한 무관심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도 각 지역협회는 적은 예산을 쪼개 지역 회원들을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습니다. 지역 언론은 갈수록 암울하기만 합니다. ‘수도권 쏠림’으로 지방소멸이라는 위기를 맞고 있고, 지역 경제와 지자체의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지면서 언론환경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럴수록 지방에 눈을 돌리고, 지역 기자들에 대한 권익과 자질향상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합니다. 지방 소외가 아닌 중앙과 지방이 함께 해야만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고, 협회는 중앙과 지방이 함께하는 통합저널리즘을 구현해야 합니다. 제주부터, 부산, 울산경남, 광주전남, 전북, 대구경북, 대전충남, 충북, 강원, 인천경기까지 전국의 언론이 건강해야 합니다. 제49대 한 자협회장 출마를 결심하고 전국을 돌며 수많은 선후배 기자들을 만났습니다. 거창한 구호와 공약보다는 아주 작고 사소한 것부터 회원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조언이 많았습니다. 육아로 고민하는 여기자들은 출입처의 어린이집 이용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습니다. 권력의 탄압과 자본의 회유에 맞서 언론자유를 수호하는데 앞장서 온 한국기자협회의 노력은 이제 기자들의 자질향상, 권익옹호, 자정운동, 언론개혁, 그리고 뉴미디어 시대의 저널리즘 발전을 위해 나아가야 합니다. 당연히 거세지는 정부의 언론탄압에도 당당히 맞서기도 해야 합니다. 그리고 회원들 모두가 협회에 대한 강한 소속감을 가질 수 있도록 관심과 참여를 끌어내 ‘열린 협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앞서 저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제42대 광주전남기자협회장을 하면서 법조·사건기자, 문화부 기자, 시청·도청 출입기자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세미나 등을 내실 있게 해온 경험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몰법이었던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을 상시법으로 전환하는 성과도 있었습니다. 큰 짐을 짊어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 큰 짐을 짊어지기는 저 혼자는 힘듭니다. 모든 동료, 선·후배 기자들인 한국기자협회 회원들이 함께 힘을 모아주셔야 합니다. 그래야만 한국기자협회의 위상과 1만 1천여 명의 회원들이 당당해질 수 있습니다. 최권일 한국기자협회 부회장
“언론의 무게를 견디며 계속 고민하겠다” 취재보도 전남일보 ‘80년 5월의 학생들…’ 외 13편 오월정신 강조하면서도 무관심한 교육계 태도 취재로청소년·청년 열사 재조명… 기념시설 정비 등 끌어내 “교내 기념비는 항쟁 기간 희생당한 모교 선배들을 기억하게 하는, 후배들의 큰바위얼굴입니다.” 취재차 참여했던 교원 역사탐방에서 들은 지역 역사학자의 말이 뇌리에 박혔다. 지난 2019년 지금은 고인이 된 전두환 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이 광주지법에서 열렸다. 당시 광주 동산초 학생들이 학교 복도로 나와 재판에 출석하는 전 씨를 향해 ‘전두환은 물러가라’를 외치는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큰 화제가 됐다. 특히 동산초가 6월 항쟁에 참여한 이한열 열사 모교라는 사실도 밝혀지며 해당 학생들의 행동이 더욱 의미 있게 조명됐다. 하지만 동산초에는 이 열사를 기억하는 기념비나 작은 추모 공간조차 없었다. 이 열사가 모교 출신이라는 사실을 역사 수업 때 간단히 듣거나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된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역사학자는 열사를 대하는 지역 교육계의 무심한 태도를 지적했다. 여기서 나의 질문이 시작됐다. 과연 5·18민주화운동은 어떨까. 5월이 다가오면 광주지역 각급 학교들은 5·18계기교육을 진행하거나 추모 행사를 진행하는 등 분주해진다. 하지만 정작 5·18 정신의 전국화와 세계화를 강조하는 광주시교육청은 5·18 당시 학생 참여자들의 모교 명단조차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덜한 전남지역도 다를 바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교 출신 희생자를 파악하지 못해 명예졸업장 수여에 어려움을 겪는 학교도 있었다. 본보는 5·18 당시 국가 권력에 의해 희생당했음에도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청소년·청년 열사들을 조명하고, 이들의 정신을 미래세대가 계승할 수 있도록 교내 기념시설 정비 캠페인을 진행했다. 광주지역 초·중·고는 물론이고 대학, 나아가 전남지역까지 두루 살펴 그 의미를 더하고자 했다. 먼저 취재진이 찾아간 광주 양동초등학교에는 5·18 당시 행방불명된 7살 이창현 군의 학적 기록도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양동초 측은 그간 5·18단체 등으로부터 숱하게 명예졸업장 수여 등을 제안받았지만, 제적부가 없어 수 년간 추진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본보 취재 과정에서 이 군의 아버지가 지난 1988년 5·18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을 신청했을 당시 양동초로부터 이 군의 제적 확인증을 발급받아 제출한 서류를 통해 43년 만에 이 군의 제적을 확인했다. 희생자를 기리는 기념비 등이 마련돼 굳이 5월이 아니더라도 일상적인 계기교육을 진행하는 학교도 많이 있었다. 많은 청소년 희생자가 나왔던 전남 지역도 조명했다. 광주와 달리 전남은 이들에 대한 자료나 연구가 전무했다. 속절없이 시간만 흘러 진상규명을 위한 증언자 찾기는 더욱 어려워졌고, 희생자들의 이름은 출신 학교에서조차 기억되지 못하고 있었다. 본보는 이들이 5·18민주화운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 적지 않음에도 제대로 된 평가,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던 점에 대해 주목했다. 수 주에 걸친 취재를 통해 지역별 피해자 명단을 확보했고, 출신 학교를 찾아가 학술 연구와 기념공간 조성 작업을 건의했다. 아울러 취재 과정에서 만나거나 보도를 통해 연락이 닿은 또 다른 취재원들이 생겼고, 이들의 목소리를 ‘5·18 그날의 또 다른 기억’이라는 소기획으로 마련했다. 덕분에 그간 밝혀지지 않은 이야기도 함께 전달할 수 있었다. 5년 차 이하 기자들로만 구성된 사회부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준 것일까. 무거운 상패를 받아든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다시 펜이 무거워졌다. 민주화를 위해 스러져 간 별들이 미래세대들의 가슴 속에서 오래도록 빛날 수 있도록,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계속 고민하겠다. 양가람 전남일보 기자
“행불자 유가족들의 간절함 전해지길” 사진 전남일보 김양배 기자 ‘행불자는 어디에’ 5·18민주화운동 43년. 한명의 행방불명자라도 더 찾고, ‘오월 광주’를 헌법전문에 수록하려는 노력이 강조된 해이다. 옛 광주교도소, 해남 등지에서 들려오는 5·18 당시 암매장으로 추정되는 유골 발굴 소식. 그렇지만 한 세대 반이 훌쩍 넘는 세월이 흘렀건만 아직도 행방불명된 수많은 사람들의 흔적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1987년 6월 항쟁부터 35여 년 간 기록한 사진. 개인적으로는 5·18관련 민주화운동이 중심이었다. 그 과정속에서 나의 가슴에 울림이 있었던 것은 5·18 유가족들이었다. 첫 번째는 5월 어머니들. 진상규명, 명예회복 등을 위해 온갖 고초를 겪으며 일궈낸 오늘의 5·18 주인공들이다. 두 번째는 행방불명자 가족. 그중에서도 이창현군의 아버지 이귀복 선생님은 옛 광주교도소 등 암매장 소식만 들리면 기자들보다 더 먼저 한걸음에 달려오신 분이다. 어린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의 그 눈빛이 선하다. 하지만 끝내 아들의 생사도 모른 채 1년 전 작고하셔서 아쉬움이 크다. 행불자 유가족들은 하루빨리 부모와 자식, 형제들의 뼈라도 찾아 어루만져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암매장에 대한 양심선언 등이 이어져 영령들의 영혼이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안식하길 기원하는 마음에서 이번 사진을 기획했다.
“5·18에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할 것”영상 KBS 광주방송총국 ‘로숑과 쇼벨’ ‘여전히 5·18민주화운동에 대해서 할 얘기가 있어?’ 라는 질문에 답을 해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어 다행입니다. 끊임없이 질문을 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5·18광주민주화운동이며 그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제작진은 그 뜻을 새기며 “이 사진은 누가 찍었을까?”라는 단순한 물음에서 시작해서 미공개 사진을 발굴하게 됐습니다. 이를 통해 40년 전 시민군들의 모습을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5·18 언론상은 이러한 노력이 헛되지 않음을 알 수 있게 해줬습니다. 저는 행불자 이창현 군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질문을 갖고 다시 취재에 임할 것입니다. 제작진에게 이 상을 수여한 그 의미를 잊지 않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도움을 주신 5·18 시민군과 재단 및 옛전남도청복원단 관계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김재형 KBS 광주방송총국 PD
신방과 출신 ‘지역 언론’ 외면 뚜렷 지역대학·언론 상생과 도약 세미나전남대 졸업생 일간지 취업 전무인턴십 운영 등 관계성 높여야 지역 언론인 산실인 전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생들의 지역 언론사 외면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지역 일간지 취업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와 인지도가 원인으로 꼽혔다. 인턴십이나 학생기자단 등의 운영을 통해 지역언론과 지역대학의 관계성을 회복하고, 나아가 지방소멸에도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달 24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가 주최하고 광주전남기자협회와 광주전남언론학회가 후원한 ‘지역대학과 지역언론의 상생과 도약’ 세미나가 열렸다. ‘광주전남지역 언론사 인력채용과 전남대 신방과 졸업생의 진출 경향 분석’이란 주제로 발제에 나선 전남CBS 권신오 대표는 광주·전남지역 언론사사에서 전남대 신방과 졸업생이 줄어들고 있는 현상을 진단했다. 권 대표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언론사에 종사(2021년 10월 기준)하는 전남대 신방과 출신 졸업생은 57명이다. 전체 지역 언론사(회원사 기준) 종사자의 14%로, 적잖은 비중을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신문사(7개 일간지) 17명, 방송기자 15명, 방송PD 13명, 통신사 10명 등이다. 그러나 최근 3년 동안 지역 언론사에 취업한 전남대 신방과 졸업생은 통신사와 방송사PD 1명씩에 불과했다. 이마저 지역 일간지는 전무했다. 권 대표는 “지역 언론사의 언론 관련학과 출신자를 선호하는 경향은 비교적 유지되고 있지만, 전남대 신방과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미비하다”며 “지금과 같이 신문사를 중심으로 신규 취업자가 감소할 경우 신방과의 위상과 역할에 심대한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대책 마련 모색을 주문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KBS광주방송총국 윤주성 부장은 “학과와 언론과의 유기적인 소통과 동시에 학과생들의 숨어 있는 (언론인) 자질을 찾아내고 키워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형민우 연합뉴스 차장은 광주일보 인턴십 참여 경험을 언급하며 “대학과 기업의 상생지표인 인턴십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신방과 출신 현업자들과 재학생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현장의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주정민 전남대 사회과학대학 학과장은 “학생들이 지역언론이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하는지, 실제 처우는 어떤지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지역언론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다는 식의 부정적 인식이 많은데, 학생들이 지역언론을 접하고 많은 대화를 하면서 지역언론의 현실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삼섭 무등일보 기자
시장 원리 어긋난 언론계… 발전적 대안 필요 중앙·지역 언론사 퇴직자 늘어취재역량·저널리즘 약화 우려조직문화·임금인상 개선돼야 한선(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기자들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 비슷한 언론사로 이직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언론계를 떠나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들이 이직을 꿈꾸는 주요 이유는 불투명한 미래 비전과 열악한 임금상황. 현재도 암울하지만 참고 기다린다고 미래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광주전남기자협회가 최근 언론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확인하며 묵직한 돌덩이가 짓누르는 듯한 답답함이 느껴졌다. 내가 친정으로 생각하는 지역 언론은 제자들이 가장 많이 진출하는 곳 아닌가. 언론계의 이직현상을 깊이 들여다본 적이 있다. 학위논문을 쓰던 2000년대 초반인데 그때도 언론계는 이직현상이 심심치 않게 확인됐다. 당시는 언론사 간 이직보다는 언론계에서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주로 지방정부나 지역정가의 홍보 관련 업무로 옮기는 경우가 많았고, 그 때만 해도 지역 언론계에서는 이를 두고 상반된 정서가 감지됐다. 비판과 견제의 대상이던 지방정부의 ‘입’이 되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비판기류마저 희미해졌다고 한다. 약간의 체념과 부러움이 섞여 있는 반응이 더 많을 정도라고 한다. 이번 조사에서도 이직현상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70%에 이르렀다. 과거 이직현상에 대한 비판 기류와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최소한 현재 지역 언론의 현실을 짐작하기엔 충분한 답변이었다. 물론 언론계의 탈기자화 현상이 우리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중앙언론계에서도 기자들의 이탈현상은 지속돼 왔다. 엊그제까지 공중파에 몸담던 기자들이 정부의 대변인으로 옮기기도 하고, 대기업의 홍보실로 이직하기 위한 큰 그림(빅피처) 속에 스펙 관리용으로 언론사를 택한 것이 아닌지 의심받을만한 일도 벌어지고 있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업계 1위를 자랑한다는 조선일보에서마저 최근 10년간 입사한 기자 106명 가운데 40명이 퇴사했다고 하니 10명 중 4명은 언론계를 미련 없이 떠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가히 언론계의 ‘엑시트 현상’이라 할 만한 상황이 중앙 언론계에서도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연공서열 중심의 기수문화, 순환보직으로 인한 전문성 확보의 어려움, 기자의 자율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경직된 조직문화가 세대 간 가치관의 충돌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이 주요 요인으로 제시됐다. 그런데 이번 광주전남기자협회 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1순위로 제시된 열악한 임금문제다. 복수응답으로 제시된 결과였지만 절반 가까운 45.6%가 기자들의 임금 인상을 이직의 제1 해결책으로 꼽았다. 당장의 임금도 문제지만 연차가 올라가고 직급이 높아지는데도 연봉이 올라가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됐다. 이렇듯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하기도 어려운 임금수준은 기자들을 불필요한 유혹에 빠지게 한다. 시장의 작동원리에 어긋나는 기이한 언론계의 ‘산업적 실패’가 언제든지 ‘저널리즘적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우려는 잘 알려진 대로 기존 연구에서 이미 확인된 사안이다. 안타까운 것은 지역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하기는 쉽지만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칼럼을 쓰며 돌덩이의 무게만 더해질 뿐이었다. 그럼에도 한마디 덧붙이고 싶다. 기자들이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며 유혹에 빠지지 않을 정도의 임금수준을 해결할 자신이 있을 때 언론사를 운영해야 한다.
문화 숨결 깃든 공간, 생명력을 얻다박진현 광주일보 선임기자 책 출간루르 박물관 등 국내외 21곳 소개 문화를 매개로 한 도시재생을 취재해온 박진현 광주일보 선임기자 겸 문화·예향 국장이 책 ‘도시재생, 문화가 미래다’(엔터 펴냄)를 출간했다. 그는 국내 11곳·국외 10곳 등 대표적인 ‘문화적 도시재생’ 공간 21곳을 취재했다. 광주시민회관 FoRest971, 담양 해동예술촌 등 지역 공간과 완주 삼례문화예술촌, 제주 아라리오 뮤지엄, 독일 에센 루르박물관, 뉴욕하이라인파크 등 국내외 곳곳을 누볐다. 박 기자는 오래된 기억의 공간을 문화로 살려낸 도시재생의 가능성을 들여다봤다. 책에서는 개별 도시들이 지닌 고유한 정신적·문화적 가치를 도시재생과 연관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는 사례를 소개했다. 수년간 국내외 도시재생의 현장과 공간을 취재한 내용을 토대로 문화적 재생의 가치와 의미를 담았다. “낡은 건물을 철거하고 새 건물을 짓는 전통적인 도시개발 대신 지역의 역사와 흔적을 간직한 공간에 문화와 스토리텔링을 엮은 재생은 도시의 정체성과 지역 공동체를 살리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추억의 공연장이 청춘의 숲으로 변신한 광주시민회관 FoRest971은 ‘근대건축이 청년과 통(通)한’ 상징적인 공간이다. 담양 해동문화예술촌은 막걸리 주조장의 정체성을 살린 독특한 전시구성과 콘텐츠로 이목을 끌었다. 이밖에 문화공간으로 변신한 문화역 서울284, ‘한국의 산토리니’ 부산 감천문화마을, 시민이 주도한 문화 아지트 일본 가나자와 시민예술촌, 도시재생 새 패러다임을 연 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 등도 소개한다. 지난 2006년부터 광주일보에 칼럼 ‘박진현의 문화카페’를 연재하고 있는 박 기자는 33회 최은희 여기자상(2016년)을 받았다. 저서로 ‘처음 만나는 미국미술관’, ‘도시의 아이콘, 아트센터’, ‘문화 만나러 떠날까? 세계 서점, 미술관 여행’ 등이 있다. 백희준 편집부위원장
기협 “숭고한 민주주의 정신 계승” 2·28, 3·15의거 기념 행사 참석민주화운동벨트 결성 교류 이어가 광주·전남과 경남울산, 대구경북, 제주, 대전 충남 등 5개 지역 기자협회와 한국기자협회를 포함한 임원·회원 20여명은 지난 11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국립 3·15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경남울산기자협회가 주최·주관한 이날 행사는 전국 언론인에게 3·15의거의 역사적 의의와 숭고한 정신을 알리고자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훈 한국기자협회 회장, 조윤제 경남울산기자협회 회장, 진식 대구경북기자협회 회장, 맹대환 광주전남기자협회 회장, 좌동철 제주기자협회 회장, 황윤성 대전충남세종기자협회 회장 등 각 협회 간부와 기자들이 참석했다. 앞서 한국 현대사 왜곡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경남울산기자협회와 대구경북기자협회, 광주전남기자협회와 제주기자협회 등이 2021년 3월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조윤제 경남울산기자협회장은 “질곡의 현대사를 간직한 대구경북, 광주전남, 제주지역 기자들과 함께 3·15의거의 역사적 가치를 계승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대구 2·28, 마산 3·15, 광주 5·18 등 대한민국 현대사의 큰 획을 그은 민주화 운동지역을 순례해 민주화의 의미와 역사성을 공유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앞서 기협 등은 지난달 25일 대구 두류공원 2·28민주의거기념탑과 2·28기념중앙공원을 참배했다. 신대희 사무국장
취재하는 내내 답답… 누굴 위한 기념식인가 43주년 5·18 취재기 尹 대통령 ‘나 홀로 기념사’ 공허유족도 인사말 하는 4·3과 대비“관계자들 공식 석상서 당당하게정부에 대한 요구할 수 있어야” 올해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은 어느 해보다 이슈와 갈등이 많았고 그만큼 많은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내내 답답했습니다. 5·18 관련 논란은 1월 개정 교육과정 5·18 용어 삭제와 공법단체, 계엄군 묘역(서울현충원) 참배로 시작됐습니다. 이어 2월에는 특전사동지회 공동선언식과 5·18민주묘지 참배를 비롯해 오월 정신지키기 범시도민대책위 출범 등 오월 갈등이 본격화됐고 3월 두 공법단체 기념행사위 탈퇴, 계엄군 증언 행사, 전두환 손자 전우원의 사죄가 잇따라 이슈화됐습니다. 4월에는 전광훈 목사의 5·18 망언이 집중 보도됐으며, 5월에는 진상규명조사위원회 대국민보고회와 43주년 기념식이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 ◆ 기념식 발언자는 오직 대통령뿐? 윤석열 대통령은 보수정권에선 처음으로 2년 연속 5·18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빗속에서 오월어머니들을 맞이해 입장하며 기념식 시작을 알렸고 헌화·분향도 함께 했습니다. 그런데 기념사는 ‘맹탕’입니다. 올해 말 종료되는 진상규명조사위원회나 자신이 약속했던 헌법전문 수록 등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당일 기념식 리포트를 쓰다가 문득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대통령 말고 공식 발언이 아무도 없지? ‘제주 4·3’은 정부 주빈 외에 도지사와 4·3희생자유족회장도 공식 인사말을 합니다. 이 공식 발언에서 때론 정부에 대한 약간의 ‘쓴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오월어머니들이나 공법단체 대표들은 대통령과 함께 잠시지만 자리를 함께하며 ‘헌법전문 수록’을 해달라고 말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 속된 말로 대통령과 함께하는 ‘좋은 그림’도 만들어 준 겁니다. 그런데 그런 기회가 기념식 공식 석상에서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지역시민들의 대표자, 유공자와 유족 대표를 통해서 말입니다. ◆“5·18은 누구의 것입니까” 그런데 43주년을 맞은 올해 ‘오월’은 답답함 그 자체입니다. 특전사동지회와 공동선언식을 주도했던 부상자회와 공로자회 등 두 공법단체는 ‘당사자주의’를 내세우며 ‘고립’을 자처했습니다. 지역의 거의 모든 시민사회단체는 2월 19일 공동선언식을 ‘2·19폭거’로 규정하며 투쟁에 나섰습니다. 광주시의원 5명은 5·18 관련 여러 기관과 단체들을 향해 릴레이 5분 발언을 통해 ‘쓴소리’를 쏟아냈습니다. 혹여 지역에 인사말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과연 누가 대표성을 갖고 발언을 할 수 있을지, 또 다른 분열과 갈등의 씨앗이 되진 않을지 사실 걱정이 앞섭니다.◆광주시민 40% “5월 단체 이미지 부정적” KBS광주방송총국이 이달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5·18 관련 단체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가 어떤지 물었는데, 좋다가 48%, 좋지 않다는 응답은 38.6%. 10명 중 4명꼴로 부정적인 답변입니다. 특이한 건 40대 이상에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거나 비슷했지만 30대 이하에선 긍정 평가가 50%를 넘었다는 겁니다. 특히, 20대 이하는 3명 가운데 2명꼴로 긍정 평가. 그런데 이걸 희망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5·18 단체에 대해 많이 모르면 긍정적인 이미지가 아닐까요?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면서 이게 ‘오월과 우리 언론의 현주소’가 아닌지 답답함이 늘었습니다. ◆기념식 취재 지역 언론은 30명만? 정부 기념식은 지역의 모든 언론이 취재하는 한해 가장 중요한 행사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데 보훈처는 올해도 지역 언론에 취재기자와 방송 촬영기자(스태프 포함), 사진기자 등 전부 합쳐 30명으로 제한했습니다. 취재 구역도 기념식장 뒤편으로 한정했습니다. 다양하고 깊이 있는 취재를 할 수 없었습니다. 취재 활동 제한과 불통으로 현 정부의 언론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언론과의 소통 폭을 더하는 것은 대통령의 책무입니다.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방식은 지양해야 합니다. 내년 5·18 취재는 달라지길 기대합니다. 유승용 KBS광주방송총국 기자
첫 해외출장, 기자로서 한층 더 성장 5박6일 동안 스프링캠프 취재출국 체크인조차 못 해 버벅대낯선 곳 업무차 방문 설렘 가득새로운 경험 일취월장 계기로 추운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올 무렵이면 프로야구 구단들은 저마다 부푼 꿈을 안고 해외 전지훈련을 떠난다. 12월 비활동 기간 개인훈련을 통해 몸을 만든 선수들에게는 자신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무한 경쟁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계를 덮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구단들의 전지훈련 해외 훈련러시는 지난 3년간 일시 정지됐다. 그리고 코로나의 기세가 잦아든 올해. 구단들은 해외 훈련을 다시 시작했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 역시 지난 1월 30일 미국의 애리조나 투산 1차 스프링 캠프를 시작으로 지난달 27일 일본 오키나와 킨 야구장에서 2차 스프링 캠프에 돌입했다. 올해 V12를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KIA의 오키나와 킨 야구장을 지난달 27일부터 4일까지 5박6일간 취재했다. 3년 만에 해외에 스프링캠프를 차리는 KIA만큼이나 필자에게도 이번 출장은 뜻깊었다. 2020년 입사 이후 제주도와 울산, 수원 등 수많은 국내 출장을 다녀왔지만 해외 출장은 처음이기 때문. 더욱이 가깝고도 멀다는 일본은 여행조차 한 번 가지 않았던 낯선 땅이었기에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했다. 지난달 27일 새벽 3시 광천 터미널에서 인천공항행 버스를 타며 여정을 시작했다. 여기서 MBTI가 파워 P인 필자는 한 가지 실수를 한다. 제2터미널에서 항공편 체크인을 시도한 필자는 수차례 체크인을 하지 못하고 버벅댔다. 보다 못한 공항직원이 티켓을 보여 달라며 다가왔고 첫 해외출장으로 긴장한 필자는 순순히 말을 따랐다. 그런데 아뿔싸! 필자가 티켓팅한 항공사는 제1터미널에서 탑승할 수 있었던 것. 비행시간에 여유가 있었기에 셔틀버스를 타고 제1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지만 그저 헛웃음이 나올 뿐이었다. 그렇게 제1터미널에서 탑승수속을 마치고 2시간20분여 비행 끝에 도착한 오키나와의 나하 공항은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한자가 눈을 어지럽혔고 일본에 왔음을 실감했다. 복잡하고 어렵기로 소문난 일본의 입국 절차를 소화하는데 1시간이 넘게 소요됐다. 나중에 구단에 물어보니 ‘KIA타이거즈’ 단어 하나만 말하면 프리패스란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곧바로 오키나와 킨 야구장으로 향했다. 그렇게 고속도로 위를 1시간여 내달렸고 킨 야구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첫날 취재는 가동하지 못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넘어오려던 KIA 선수단이 탄 비행기가 LA의 기상 상황으로 공항 착륙에 실패해 자연스럽게 선수단의 일본 입국 날짜도 하루가 밀렸다. 나중에 선수들에게 물어보니 모 고참 선수는 “그날부터 나는 새롭게 태어났다”며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겼다. 내년에 또 미국으로 스프링캠프를 간다면 나는 그냥 안가겠다”며 손사래를 치며 농담을 건넬 정도였다고. 결국 첫날은 사전에 취재장소를 돌아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틀째인 28일부터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했다. 오키나와의 야구 열기는 대단했다. 일본 본토가 아닌 탓에 연고지 야구단이 없는 오키나와 주민 200여명이 구장을 찾아와 KIA 선수들을 응원했다. 여기에 KIA구단과 함께 일본으로 넘어온 30명가량의 한국 팬들이 야구장을 둘러쌌다. 김성준(44)씨는 “40년째 KIA를 응원하고 있는데 오키나와에 오면 선수단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오게 됐다”며 “선수들과 인사하고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을 수 있어 너무 좋다. 올해는 KIA가 우승하면 더욱 좋겠다”고 웃었다. 한국 팬들의 열기는 삼성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킨 야구장 인근에 있는 삼성의 온나손 아카마 구장은 분명 원정이지만 한국에서 건너온 팬들이 펼친 우레와 같은 응원전으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 온 것 같은 착시를 일으켰다. 경기를 소화한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한국이 아닌데도 팬들이 찾아와 큰 소리로 응원해주셔서 신났다”며 “마치 시즌을 소화하는 것 같았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후 한 차례 더 롯데자이언츠와 연습경기에서도 KIA는 9-0으로 상대를 대파하며 시즌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렸다. 취재 일정 마지막 날 저녁에는 김종국 감독, 장정석 단장과 함께하는 저녁자리도 있었다. 지난 해 11월 제주도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두 사람을 일본에서 만나자 더욱 반가웠다. 이들과 웃으며 만담을 나눴다. 김 감독, 장 단장은 자리 내내 우승을 향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두 사람과 함께 웃으며 술잔을 기울이는 것을 끝으로 마무리된 첫 오키나와 해외출장은 인생의 페이지에서 영원히 남을 순간이 됐다. 이재혁 무등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