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출신 언론인 故 김태홍 ‘기자의 혼’ 수상
조회 : 2,128 / 등록일 : 20-06-02 13:53
제작 거부·보도지침 폭로 ‘용감했던 시대정신’
광주출신 언론인 故 김태홍 ‘기자의 혼’ 수상
광주출신 언론인으로 5·18민주화운동에 기여한 고(故) 김태홍 전 한국기자협회장이 ‘기자의 혼’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기자협회는 지난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15회 ‘기자의 날’ 기념식을 열고 고 김태홍 전 한국기자협회장을 ‘기자의 혼’ 수상자로 선정, 고인의 아내인 최정숙 여사와 딸 김누리씨에게 상패를 전달했다.
기자의 날은 1980년 5월 20일 기자들이 전두환 군사정권의 언론 검열에 맞서 검열·제작 거부에 들어간 날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06년 제정됐다.
‘기자의 혼’ 수상자인 김태홍 전 회장은 1942년 광주에서 태어나 1980년 자유언론운동을 이끌었다.
지난 1980년 3월 3일 제20대 한국기자협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당국의 보도지침에 대한 전국 기자들의 제작 거부운동을 주도했다.
1980년 6월 계엄사로부터 5·18민주화운동의 배후조종자로 지목받아 수배됐고, 같은 해 8월 27일 체포돼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고 김대중내란음모 가담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이후 1986년 ‘말’지(誌) 발행인으로 5공화국 정권의 보도지침을 폭로했다가 구속돼 옥고를 치렀다.
1988년 한겨레신문에 창간 멤버로 참여한 김 전 회장은 한겨레신문의 광고이사, 논설위원 등을 지냈으며 이후 정계에 투신해 광주 북구청장과 광주시 정무부시장, 16·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09년 루게릭병 확진을 받은 뒤 투병하던 중 2011년 10월 18일 별세, 5·18민주묘지에 안장됐다.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은 “80년 5월 현장을 취재한 기자들은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신군부의 비상계엄확대조치로 강압적인 검열에 묶여 광주참상의 학살을 일절 보도하지 못했다”며 “‘기자의 날’과 ‘기자의 혼’ 상을 통해 정권의 검열에 맞서 제작 거부에 나섰던 선배들의 정신을 기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 박기웅 광주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