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사명감 갖고 전문성 있는 기사 써주길”-전남일보 강덕균 서울취재본부장
조회 : 2,054 / 등록일 : 20-08-05 16:09
“후배들, 사명감 갖고 전문성 있는 기사 써주길”
전남일보 공채 1기 첫 정년퇴직 강덕균 서울취재본부장
32년 근무… ‘산업화·민주화시대, 우리는 주역…’ 출간
<사진설명> 지난 6월 4일 전남일보 지하 1층 승정문화관에서 진행된 강덕균 본부장의 퇴임식 모습.
“지역 언론이 점점 어려워지며 취재 환경이 열악해져 가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그럼에도 후배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좋은 기사를, 전문성 있는 기사를 썼으면 합니다.”
지난 6월 4일 전남일보 지하 1층 승정문화관에서 퇴임식을 가진 강덕균 서울취재본부장은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이날은 지난 1988년 전남일보 공채 1기로 입사한 강 본부장이 32년간 적을 둔 회사와 작별하는 날이었다.
전남일보에게도 역사적 순간이었다. 제1호 전남일보 정년 퇴직자를 갖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퇴임식장에는 강 본부장의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가 걸렸고 모든 직원들이 참여해 그간의 노고에 감사하며 퇴임을 축하했다.
강 본부장은 “전남일보에서 첫 근무하고 정년퇴직까지 하니 친정도 이런 친정이 없다. 이제 일선에서 안 뛰어도 되니 시원하면서도 섭섭하기도 하다”며 “그동안 내가 인생 돌아볼 시간도 없이 참 바쁘게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쉬면서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며 제2의 인 생을 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 본부장은 32년간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기자 생활을 했다. 서부취재팀장을 맡은 시절엔 바다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생각해 기자 두 명과 팀을 짜 집중적으로 바다를 취재, 지난 2005년 ‘전남해안 6000km 생태보고’로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다.
사회부장, 정치경제부장을 거쳐 편집국장까지 맡은 후엔, 서울로 올라가 지난 8년간 청와대와 국회를 출입하면서 다시 현장을 누볐다.
2012년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부임한 직후 50여 명의 호남 출신 인사들을 인터뷰해 보도했고, 2013년 '출향 전라도人', 2014년 '호남 인맥', 2015년 '전국에 뿌리내린 전라도 발자취', 2016년 '출범 60년 수도권 향우회 현주소', 2018년 '전라도 디아스포라' 등 모두 5차례에 걸쳐 연중기획물을 취재보도해 출향 전라도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히 그려냈다. 이를 토대로 최근 ‘산업화·민주화시대, 우리는 주역이었다’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전국을 발로 뛰며 취재한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 책은 출향 전라도인들의 과거와 현재를 종합적으로 기록한 최초의 책으로 평가된다.
기자 생활 내내 강 본부장은 지역 언론의 고락도 지켜봤다. 봉급도 괜찮았고 광고도 빵빵했던 호시절을 지나 1997년 IMF를 거치며 1년간 순환 휴직을 했던 가장 어려웠던 때를 기억했다. 지역 언론이 점점 어려워지며 급여가 적어지고, 취재 환경이 열악해져 가는 것도 안타깝게 여겼다.
강 본부장은 “전남일보는 창사 후 30여년간 많은 노력을 했고, 엄청난 특종도 많이 했다. 마음 뿌듯했고 전남일보 조직원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던 순간이 많았다”며 “그러나 IMF 이후 지방신문이 어려워지면서 취재 환경이 열악해졌다. 후배들도 어려움이 많지만, 앞으로 잘 극복해서 전남일보가 특종도 내고 구독자가 많이 찾는 신문이 되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 전남일보가 항상 잘되길 바라고, 내가 도움될 일은 돕도록 하겠다”고 했다.
강 본부장은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에 앞서 전기자전거로 전국 여행을 다니며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당초 세계여행이 꿈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잠시 보류했다.
강 본부장은 “세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어 세계여행을 퇴임 후 첫 계획으로 잡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우선 국내를 돌아볼 생각”이라며 “대학생 시절 전국 자전거 여행을 한 적도 있다. 지금은 예전만큼 페달을 밟지 못하니 전기자전거로 여행을 다녀볼까 한다”며 웃음을 지었다.
/박수진 전남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