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 직필해온 35년 후회없다”-정후식 광주일보 논설주간 퇴임
조회 : 160 / 등록일 : 23-10-04 16:01
“정론 직필해온 35년 후회없다”
정후식 광주일보 논설주간 퇴임
언론인의 무게 내려놓는 후련함
후배들 두고 떠나는 미안함 교차
“2막 위해 하고 싶은 일 찾고 있어”
‘1만2674일, 1810주, 422개월, 34년 9개월…….’
광주일보 기자로 ‘만년 제대’한 정후식 논설주간이 언론인으로 살아온 시간이다.
지난 8월15일 광복절, 광주시 동구 금남로 편집국에서 그의 정년퇴임을 기념한 자리에 선 정 주간은 “오늘 광복절은 언론인이라는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를 내려놓은 해방의 날”이라고 말했다.
정 주간은 “짧지 않은 세월을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이제 내려가려 하니 오점과 허물이 더 많이 보인다”며 “어려운 시기에 혼자 훌쩍 떠나는 것 같다”며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창사 기념일마다 ‘불편부당의 정론을 편다’ ‘문화창달의 선봉에 선다’ ‘지역개발의 기수가 된다’는 3대 사시(社是)를 되뇌었다. 정 주간은 “약한 자를 돕는 ‘억강부약’의 자세로 정론직필을 편 시간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광주일보 구성원들과 함께해 영광이었고, 행복했다. 사랑한다”며 끝맺었다.
1988년 12월 광주일보에 입사한 정 주간은 노조위원장과 기자협회 지회장 등을 지내며 선후배·동료와 기쁠 때 힘들 때를 함께 지내왔다.
지난 2015년에는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며 31대 광주일보 편집국장에 선출됐다. 그는 광주일보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은 중차대한 시기에 편집국장에 부임하며 어려운 시기를 헤쳐왔다.
정 주간의 애칭은 ‘꼼꼼 대마왕’이다.
논설실로 옮겨간 뒤에도 그가 사설을 맡은 기사 필자는 사실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또 다른 의미의 ‘데스킹’에 긴장하곤 했다는 후문이다.
회사를 떠난 뒤 후배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 주간은 “신문사 출근날인 일요일의 휴식이 아직은 어색하다”고 말했다.
후배들은 산을 좋아하는 그에게 ‘등산 유튜버’로 인생 2막을 시작할 것을 권하곤 했다. 정 주간은 후배들의 권유에 “글쎄…좋아하고 하고 싶은 걸 찾아가는 중”이라고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백희준 편집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