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기자상] 대상-이윤주(무등일보)
조회 : 2,210 / 등록일 : 19-02-01 14:45
2018 올해의 기자상 수상소감
“힘겨운 ‘미투’의 작은 발걸음이 되기를”
개인적으로 참, 지난했던 2018년이었다.
광주·전남기자협회의 ‘2018 올해의 기자상’ 대상 수상은 그래서 더욱 뜻밖이었다.
기자협회의 기자상 공모 문자를 몇 차례 받을 때 까지도 사실 출품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일간지 사회부가 늘 그렇듯 하루살이에 바빠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다.
후배들이 관련 서류를 작성하는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다 마감을 하루 앞두고 불현듯 ‘난 올해 뭘 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봄부터 시작해 가을까지 깊은 고뇌에 빠졌던 순간들이 떠올랐고, 이내 협회 홈페이지를 찾아 공적서를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꼬박 24시간 만에 관련 서류를 구비해 마감 시간을 겨우 맞춰 제출했다.
이때만 해도 상에 대한 큰 욕심은 없었다.
그러다 2018년이 저물어가던 12월, 사회부 생활을 마감하고 경제부로 옮긴 첫 날 퇴근을 앞두고 ‘축하한다’는 한 선배의 카톡을 시작으로 문자·전화가 이어졌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고마운 인사가 계속됐다.
지난 한 해 기자들의 노고를 대표하는 상이라는 데 감사하기 그지 없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스쿨미투’가 주는 무게감 때문이었다.
6개월에 걸쳐 관련 기사를 작성하며 가장 첫째는 아이들에게 ‘2차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건의 현장이 학교였기에 더더욱 조심스러웠다.
또 여전히 그렇듯 ‘미투’를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들도 늘 가슴을 짓누르는 숙제였다.
해를 넘기고 다시 2019. 아직도 ‘미투’는 진행형이다. 새해 벽두부터 심석희 선수를 필두로 체육계의 병폐가 우리를 가슴 아프게 하고 있다. 도대체 언제쯤 말끔해질 수 있을까.
기사를 쓰는 기자나, 사건의 당사자들이 겪는 파장은 적지 않지만 정작 사회는 한 순간에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작은 바람이 있다면 많은 이들의 아픔을 딛고 세상으로 터져나온 ‘스쿨미투’ 기사들이 이제 막 시작하는 그리고 아직도 힘겨운 ‘미투’의 작은 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