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신문에 표준어만… 설 자리 잃은 지역어 전라도말 항꾼에 집담회언론 사투리 외면 지방소멸 부추겨지역 언론 합심 사투리 재조명 의미언어 다양성 보존하려는 노력 필요 “전라도말맹키로 유식허고 찰지고 맛나고 한시럽고 헌 말이 팔도에 워디 있습디여.”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에서 청년단장 염상구는 토벌대장 임만수에게 전라도 말에 대해 한마디로 압축한다. 전라도의 보물인 사투리가 설 자리를 점차 잃고 있다. 지역 언론인들은 ‘지방소멸’을 줄기차게 논해왔지만, 정작 지역 언어에 대한 고민은 소홀했다. 지역사회 공기(公器) 역할을 해야 할 언론의 ‘사투리 외면’은 지방소멸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 같은 고민을 나누고자 지역 언론과 관계자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달 23일 오후 광주 남구 구동 광주문화재단 별관 아트스페이스 5층 소공연장에서 ‘전라도말 항꾼에 집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광주전남기자협회와 광주문화방송(MBC)이 주최하고 광주문화재단이 후원했다. 집담회에는 지역 언론인뿐만 아니라 광주시교육청과 조선대학교 대외협력처, 호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소속 언론인 지망생, 정계 관계자 등 50여 명이 자리했다. 집담회 참석자들은 현대에 들어 세계는 물론 국내에서도 언어 표준화에 힘쓰면서 소수 집단이 사용하는 언어 습관 혹은 방언이 소멸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지역 언어의 소멸은 다양성이 강조되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며 언어의 고립화를 야기해 언어가 발전할 수 있는 폭 역시 좁아진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지역 언어 소멸 현상을 지역 언론이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역 언어가 지닌 힘과 전달력을 무시한 채 철저하게 표준어를 사용하면서 지역어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역어가 지역 간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초래하지 않는 이상 표준어와 각 지역어가 어우러져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실제로 지역에서 지역 언어를 부각해서 오히려 지역민으로부터 큰 사랑과 반향을 얻은 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사투리의 맛을 살린 잡지 ‘전라도닷컴’과 인간미 넘쳐나는 구수한 지역 프로그램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남도 지오그래피’가 대표적 사례다. 이날 참석자들은 지역민의 삶과 정서를 전달, 표현하는 데 지역어 만큼 정확한 언어가 없기 때문에 의식적인 사용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 지역 언론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낙곤 광주문화방송 대표는 이날 집담회 인사말에서 “겨 묻은 개가 똥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옛말처럼, 우리 언론이 토박이말에 대한 대접을 어떻게 해왔는가 되돌아봐야 한다”며 “언어도 다양성이 있어야 바깥 침투를 건강하게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맹대환 광주전남기자협회장은 “말과 글을 업으로 하는 우리 지역 언론인들이 전라도 말을 어떻게 대하고 제작에 사용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다”며 “전라도 말 쓰는 걸 주저하는 분위기가 중앙집권적인 사회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됐지만, 지역 언론인의 노력 등을 통해 우리 전라도 말을 언제 어디서나 ‘암시랑토’ 않게 쓸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희준 부편집위원장
광주전남기자협회 23-07-21 조회122
‘오메’를 ‘어머’로 표현한들 온전한 뜻 전달 안 돼 잃어버린 우리말의 위상을 되찾기 위한 언론의 노력은 광주문화방송 사례가 대표적이다. 광주문화방송은 576돌 한글날을 맞은 지난해 10월부터 사명을 ‘광주MBC’ 대신 우리말로 표기하면서 신선한 변화를 주고 있다. 김낙곤 광주문화방송 대표는 “방송사명 영문 표기는 군사 정권이 힘을 불리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시작했다”며 “우리말과 우리글에 대해 올바르게 대접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남구 구동 광주문화재단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전라도말 항꾼에 집담회’에 참여한 7명은 우리말과 지역 언어를 사랑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해 온 이들이다. 발제에 나선 손희하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박은영 KBS광주방송총국 작가, 김철원 광주문화방송 뉴스팀장은 사투리와 우리말에 대한 폄훼의 역사를 들여다보고 이를 극복할 방법들을 제안했다. 발제자들과 토론을 함께한 지정남 배우, 노병하 전남일보 사회부장, 이수민 뉴스1 기자 등도 우리말과 지역 언어를 고스란히 후대에 전할 방법에 대해 진중한 질문을 던지고 자기 생각을 얘기했다. 첫 발제에 나선 손희하 교수는 ‘지역어, 국어·문화의 세포·실핏줄’이라는 주제를 두고 일제강점기 한 까까머리 소년의 사진 한 장을 보여주며 말문을 열었다. 사진 속 학생은 교실에서 표준어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저는 방언을 썼습니다’라고 쓴 팻말을 들고 벌을 받고 있었다. 손 교수는 ‘막힘없는 소통’을 명분으로 한 표준어의 탄생 과정을 들여다봤다. 그는 “제국주의·중앙 집권주의가 등장하면서 의사소통을 위한다며 시민들에게 표준어 사용을 강요해 왔다”며 “식민지배자가 피식민지인에게 지배어를 강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나라와 지역을 ‘몸과 세포’의 관계에 빗댔다. 그는 “세포가 모여 우리 몸을 이루듯이 지역어가 모여 우리말을 만든다”며 “말을 잃으면 조상 대대로 축적한 문화를, 나아가 국가를 잃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또 “표준어는 인류의 행복을 위해 만들어졌다면서도 오히려 노년층의 행복권을 짓밟는 모순을 낳았다”며 “유네스코의 문화와 언어 다양성 보존 노력도 이 같은 과정에서 비롯했다”고 덧붙였다. 손 교수는 “일상에서 지역민들이 쓰는 지역 말은 지역 방송과 지역 신문에 우선 반영돼야 할 것”이라며 “판소리 호남가를 21세기 서울말로 부른다고 바꿔 생각해 본다면 문화를 제대로 표출할 수 있는 언어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광주방송총국의 15년 장수 다큐멘터리인 ‘남도 지오그래피’를 만드는 박은영 작가는 ‘삶의 언어, 표준은 없다’라는 발제를 들고나왔다. 이 방송은 원고와 자막, 낭독까지 모두 전라도 말로만 채운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평생 지역 언어를 사용해 온 출연자의 삶에 대한 존중을 담기 위해서다. 이 다큐멘터리는 최고 시청률 15%를 기록하고, 평균 시청률 8%를 유지하며 동 시간대 변함없는 인기를 끌고 있다. 사투리의 맛을 살린 잡지 ‘전라도닷컴’을 만든 황풍년 광주문화재단 대표는 “전라도닷컴의 말과 글, 분위기를 안방극장에 옮기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했다”면서도 “방송이 나간 뒤 이런 우려는 씻은 듯이 사라졌다”고 언급했다. 지역 언어를 고집하는 이 방송은 ‘지역 언어는 방송 언어로 부적절하다’는 심의에 부딪혀 제작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박 작가는 남도 지오그래피가 지금의 모습을 찾는 과정에서 겪어온 ‘심의 변천사’를 소개했다. 그는 “방송 심의에서 쟁점은 사투리의 자막 표기였다. 출연자가 사투리로 말을 하더라도 자막 표기는 표준어로 고쳐 쓰라는 심의 결과가 나왔다. 나중에는 한발 물러서 사투리 자막을 고수할 거라면 시청자 이해를 돕기 위해 괄호 안에 표준어를 함께 쓰라고 했다”며 “‘표준어를 사용합시다’라는 내부 지침이 있는 KBS에서 사투리 방송을 지켜내는 건 쉽지 않았지만 의지를 꺾지 않은 덕분에 남도 사투리의 구수함과 친근감을 시청자들에게 오롯이 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지역 언론부터 지역어 우선 사용해야 지난해 남도 지오그래피에 ‘이달의 PD’상을 안긴 한국PD연합회 심사위원회는 이 방송에 대해 “전라도 지역민의 생생한 삶의 모습과 구술이 향후 지역 문화사의 중요한 아카이브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다매체 시대 성공한 로컬 프로그램으로 지역 공영방송의 존재 가치를 다시금 되새겼다”고 평가했다. 박 작가는 ‘오메’를 ‘어머’로 바꿨을 때를 가정해 보자고 했다. 그는 “‘오메! 맛난그~’ ‘오메 오메! 징허니 반갑소’ ‘오메! 어짜쓰끄나’ ‘오메! 난리가 나브럿시야’ ‘오메! 고것이 시방 뭔 소리당가’ 등을 말할 때 ‘오메’는 각자의 쓰임이 다르다”며 “표준어 ‘어머’는 이 말이 함축하는 뜻을 담기에는 그릇이 작다. 가장 다양한 세계가 가장 강한 세계임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하며 마무리했다. 김철원 광주문화방송 뉴스팀장은 ‘광주문화방송, 6개월의 실험’ 발제에서 지역민들의 생생한 말을 담은 뉴스 방송분을 함께 보며 청중의 이해를 도왔다. 김 기자는 “방송 뉴스에서 아나운서와 기자가 사투리를 써도 되는가에 관한 판단은 아직 내리기 힘들다”면서도 “광주문화방송은 올해 10대 기획의 하나로 우리말과 지역 말을 더 사용하자는 데 중론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말과 글에 계급, 우열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한글과 영어’ 중에서는 대체로 영어가 우위에 있다”며 “또 ‘한글과 한자’ 중에는 한자, ‘사투리와 표준어’ 중에는 표준어를 우선시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사투리를 온전한 우리말로 받아들이지 않는 마음가짐은 방송 보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취재원이 ‘줘쌓더라고요’ 또는 ‘포도시’라는 말을 쓴 경우가 있었습니다. 정작 방송분 자막에서는 이들 표현을 ‘줘서 하더라고요’로 바꾸거나 아예 생략했습니다. 이처럼 지역 말을 쓰지 않으면 지역소멸을 부추긴다는 점을 알아야겠습니다.” 광주문화방송은 우리말과 지역 말을 살리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정체가 심합니다’라는 관용적 표현 대신 ‘길이 꽉 막혔다’고 쓰는 등 우리말을 먼저 쓰고, ‘포도시’ ‘무담시’ ‘항꾸네’ ‘오메’ 등 지역 말을 살려 쓰자는 것이다. 한글 사명을 쓰고 토론회·집담회를 열어 정당성을 알리는 것도 이 같은 노력의 하나다. 김 기자는 “우리말·지역 말 살리기가 실험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언론사 지침서(스타일북)를 만들어 지속 가능한 지역 말 사용 환경을 만들고, 기자협회 등 직능단체는 지역어 사용원칙을 만들거나 지역어 사용 독려 운동을 하는 등 의지를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 뒤에 이어진 토론에서는 표준어의 첨병 노릇을 하는 언론에 대한 성찰과 우리말을 두고 벌어진 세대 간 격차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말바우 아짐’ 지정남 배우는 전라도말의 ‘깊고 따순’ 매력을 자랑하며 “무의식 속에서 사투리를 안 쓸라고 자기검열을 허고 있는 것이 자존감에도 영향을 주겄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노병하 전남일보 사회부장은 “사건 기사뿐만 아니라 기사 작성 단계에서부터 사투리를 표준어로 바꿔 송고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젊은 층이 지역어를 써야 할 만한 가치를 언론이 전파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알릴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5년째 광주살이를 하는 이수민 뉴스1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살아 꿈틀대는 전라도 말을 듣고 어리둥절했던 경험을 나눴다. 이 기자는 “기자 초년병 시절 선배로부터 ‘귄 있다’는 말을 들어도 그게 칭찬인지 몰라 고개를 푹 숙였던 기억이 있다”며 “지역민들의 애향심에 감동해 그들의 고향 사랑에 살포시 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희준 부편집위원장
광주전남기자협회 23-07-21 조회111
“인생 2막을 위한 준비, 선택 아닌 필수” 광전기자협회·한국언론진흥재단‘뉴스룸 밖 제2의 인생설계’ 연수 광주, 전남·북 시니어 기자 호응 “퇴직은 은퇴가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을 갖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투자와 준비를 해야 합니다.” 사회 공기(公器)로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타적 삶을 살아가는 기자들의 대다수가 정작 자신의 삶을 돌보지 못하고 살아간다. 이를 위해 기자들이 정년 이후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돼 큰 호응을 얻었다. 광주전남기자협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 광주지사는 100세 시대 은퇴 이후 삶을 계획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광주와 전남·북 지역 부장급 이상 시니어 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연수를 마련했다. 지난 14일 광주 서구 치평동 유탑부티크호텔 강의실에서 ‘뉴스룸 밖 제2의 인생설계’를 주제로 강의가 열렸다. 최일선 노사발전재단 전문강사와 김찬석 전 국제신문 기자가 이날 강사로 나섰다. 기아차에서 36년 8개월을 근무한 뒤 광주 광산구와 광주시 등 관공서에서 근무한 이력을 가진 최일선 강사는 ‘100세까지 산다면 무엇을 위해서 살 것인가’를 주제로 던졌다. 최 강사는 “유엔이 2009년 발표한 ‘세계인구 고령화 보고서’를 통해 평균 수명 80세 이상 국가가 2000년 6개에서 2020년에는 31개국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100세 시대를 상징하는 ‘호모(Homo) 헌드레드(Hundred)’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며 “사람을 뜻하는 호모와 숫자 100이 합쳐진 말로 수명이 연장되면서 60세를 전후해서 퇴직한 후 여생을 소일거리를 하며 보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시대가 됐다”고 인생 2막의 준비를 강조했다. 이어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경제력과 고독, 노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이제는 은퇴 이후에도 제2의 경제 활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단언했다. 최 강사는 “기존의 직업은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생성되는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새로운 지식과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균형 있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며 “개인과 가족이 보다 충실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생애 목표를 수립하고 실현 방안을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재정과 직업·일, 건강, 가족, 여가, 대인관계 등 삶의 6대 영역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더불어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강사는 은행 퇴직 이후 금융재무 전문강사로 활동 중인 김영준씨와 금융종사자에서 오페라 해설사로 일하고 있는 한형철씨를 1인 지식 창업 사례로 설명했다. 이어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기술 진보로 일자리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며 “향후 빅데이터 전문가나 3D 프린팅 운영자, 과학 커뮤니케이터, 사물인터넷 전문가 등이 떠오르는 직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고령사회 대응을 위해 필요한 직업,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일자리, 개인 서비스 분야의 신 직업 등 분야별 다양한 직업군을 소개했다. 두 번째 강의는 전직 신문사 국장에서 9급 공무원으로 세간의 화제를 모은 김찬석 전 국제신문 기자의 실제 인생 2막을 엿볼 수 있는 자리로 구성됐다. 김 전 국장은 1998년 국제신문에 입사해 정치·경제부장과 수석논설위원 등 요직을 두루 거쳐 2016년 정년퇴직했다. 그는 정년퇴직 다음 해에 사회복지 공무원이 되기 위해 9급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그는 “28년 2개월의 기자생활을 하고 지난 2016년 수석논설위원으로 만 55세에 정년을 맞이하게 됐다”며 “나름 글쓰기에 물이 오르던 시기에 퇴사하게 되면서 진로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주변머리 없는 기자의 선택은 자력 경쟁뿐이었다”며 “제2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를 고민하다 공인중개사와 사회복지사 준비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신문사 국장까지 지냈지만 ‘9급 공무원’의 일도 쉽지만은 않았다. 김 전 국장은 “유튜브로 엑셀을 미리 공부하고 갔지만 아래아 한글과 엑셀도 헷갈려 입직 2개월 만에 사표를 내야 하는 상황까지 맞이했었다”며 “주변의 설득과 배려로 이례적 인사를 통해 행정복지센터로 전출되면서 공무원 생활이 연장됐었다”고 아찔한 순간을 밝혔다. 김 전 국장은 세 번째 취업을 준비 중이다. 그는 현재 방송통신대 농학과에 편입해 산림기사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기자 생활의 경험과 연륜으로 악성민원 처리 전담을 했고 2년6개월 만에 인생의 황금시대를 마무리했다”며 “기자에 이어 공무원까지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정년 탓에 짤렸지만 세 번째 정년은 내가 쉬고 싶을 때 그만둘 수 있는 직업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주 편집위원장
광주전남기자협회 23-07-21 조회113
하나 된 광주 목소리 언제쯤 전달할까 다시 5월, 언론의 역할 오월단체 물리적 충돌 없었으나尹, 헌법전문 수록 언급도 없어피켓 시위 등 ‘정쟁의 장’ 아쉬움진상규명 사회적 관심 환기 고민 오월 광주를 다룬 기자들의 펜은 대동정신보다 ‘반목’과 ‘갈등’에 쏠릴 수밖에 없었다. 5·18민주화운동 공법단체 내분부터 지역 시민단체와의 갈등까지 오월 광주가 반목과 분열로 얼룩지면서 헌법전문 수록과 진상규명을 위한 목소리는 힘을 잃어갔다. 43주년 5·18 기념식에 보수정권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2년 연속 참석하는 의미 있는 행보에도 ‘오월 정신이 헌법 그 자체’라는 기존의 기념사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해 지역사회에 실망감을 안겼다. 사실상 엔데믹 선언으로 5·18 기념식은 코로나19 이전 규모로 회복하는 등 외형은 제 모습을 찾았지만 갈등과 분열로 오월 정신이 퇴색한 데다 전국민적 관심 또한 식어가고 있어 언론의 역할이 한층 더 막중해지고 있다. ◆광주에 실망감 안긴 기념사 2년 연속 5·18 기념식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에도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의지를 밝히지 않아 광주 시민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지난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엄수된 ‘4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의 주제는 ‘오월 정신, 국민과 함께’였다. 당일 온종일 비가 내렸지만 5·18 유족과 유공자, 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와 여·야 국회의원, 시민 등 3천 명이 참석하며 행사장 안팎을 메웠다. 보수 정권에서 두 번째 치르는 기념식에 여권 인사가 총출동하면서 ‘홀대론’은 꼬리표를 뗐지만 ‘5공(화국)’을 방불케 하는 경호 때문에 취재진과 참배객이 큰 불편을 겪었다. 지난해보다 크게 삼엄해진 역대급 경호·경비 태세에 기념식을 취재하는 인력은 극도로 제한됐다. 기념식 시작 몇 시간 전부터 5·18민주묘지 앞에 진을 친 수십 명의 기자는 행사장 밖에서 허탈하게 기념식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었다. 5·18민주묘지 정문 격인 ‘민주의 문’ 인근은 지난해와 달리 출입이 통제됐다. 기념식장 밖 활동 폭이 급격하게 좁아지면서 안전사고 우려가 나왔고, 일부 시위자들은 지나친 통제에 항의했다. 기념식장 인근 곳곳에서는 진영 간 ‘맞불 집회’가 열리며 마찰을 빚었다. 보수단체는 “5·18 민주 유공자를 공개하라”고 소리쳤고, 진보성향 단체는 윤석열 대통령 퇴진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올해는 연초부터 오월 단체와 시민단체, 기자단 간 분열이 생기면서 ‘반쪽 기념식’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공로자회가 광주 시민과 공감대 없이 계엄군에 대한 ‘용서와 화해’를 강행하면서 시민사회 반발을 산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행사를 돌연 취소하거나 주최 측 입맛대로 참석 기자를 뽑으려는 등 취재진과도 불협화음을 낳았다. 이들 단체는 내년부터 ‘법대로’ 공법단체가 여는 공식 행사만 5·18 기념행사로 인정하도록 조치하겠다는 뜻을 밝혀 앞으로도 험로가 예상된다. 또 윤 대통령이 남긴 ‘역대 두 번째로 짧은’ 기념사는 지역사회에 실망과 아쉬움을 줬다. 그의 대선 공약이었던 ‘5·18 헌법전문 수록’과 반민주적 역사 왜곡 세력과의 단절에 대한 언급은 기념사에 단 한 줄도 없었다. 반면 오월 정신을 오롯이 기리기 위한 한 발짝을 내디딘 순간도 있었다. 전두환 일가의 은닉재산을 폭로한 전우원씨가 지난 3월부터 잇따라 광주를 찾아 사죄하면서 5·18에 대한 관심이 전국적으로 높아졌다. 5·18민주묘지에는 대통령이 주먹을 쥐고 제창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졌고,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부실한 경과보고 대신 미래세대가 진심을 담은 경과보고를 들을 수 있었다.◆시들해진 5월, 언론의 역할 막중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조사 마지막 해를 맞아 윤석열 정부가 5·18 과제를 진정성 있게 완수할 수 있도록 지역 언론의 역할도 한층 막중해졌다. 한 지역 일간지 2년 차 기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취재한 5·18 전야제는 1년 새 열기가 한풀 꺾인 걸 느낄 수 있었다”며 “오월 단체 간 불화를 봐온 광주 시민들의 실망감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러 해 동안 5·18을 취재한 한 기자는 “갈등으로 얼룩진 올해 기념식은 화합과 통합은 찾아볼 수 없었고 ‘공식적인 행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며 “5·18민주화운동의 숭고한 민주·인권·평화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언론의 책임이 무겁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백희준 편집부위원장
광주전남기자협회 23-05-31 조회169
취재하는 내내 답답… 누굴 위한 기념식인가 43주년 5·18 취재기 尹 대통령 ‘나 홀로 기념사’ 공허유족도 인사말 하는 4·3과 대비“관계자들 공식 석상서 당당하게 정부에 대한 요구할 수 있어야” 올해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은 어느 해보다 이슈와 갈등이 많았고 그만큼 많은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내내 답답했습니다. 5·18 관련 논란은 1월 개정 교육과정 5·18 용어 삭제와 공법단체, 계엄군 묘역(서울현충원) 참배로 시작됐습니다. 이어 2월에는 특전사동지회 공동선언식과 5·18민주묘지 참배를 비롯해 오월 정신지키기 범시도민대책위 출범 등 오월 갈등이 본격화됐고 3월 두 공법단체 기념행사위 탈퇴, 계엄군 증언 행사, 전두환 손자 전우원의 사죄가 잇따라 이슈화됐습니다. 4월에는 전광훈 목사의 5·18 망언이 집중 보도됐으며, 5월에는 진상규명조사위원회 대국민보고회와 43주년 기념식이 헤드라인을 장식했습니다. ◆ 기념식 발언자는 오직 대통령뿐? 윤석열 대통령은 보수정권에선 처음으로 2년 연속 5·18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빗속에서 오월어머니들을 맞이해 입장하며 기념식 시작을 알렸고 헌화·분향도 함께 했습니다. 그런데 기념사는 ‘맹탕’입니다. 올해 말 종료되는 진상규명조사위원회나 자신이 약속했던 헌법전문 수록 등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당일 기념식 리포트를 쓰다가 문득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대통령 말고 공식 발언이 아무도 없지? ‘제주 4·3’은 정부 주빈 외에 도지사와 4·3희생자유족회장도 공식 인사말을 합니다. 이 공식 발언에서 때론 정부에 대한 약간의 ‘쓴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오월어머니들이나 공법단체 대표들은 대통령과 함께 잠시지만 자리를 함께하며 ‘헌법전문 수록’을 해달라고 말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 속된 말로 대통령과 함께하는 ‘좋은 그림’도 만들어 준 겁니다. 그런데 그런 기회가 기념식 공식 석상에서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지역시민들의 대표자, 유공자와 유족 대표를 통해서 말입니다. ◆“5·18은 누구의 것입니까” 그런데 43주년을 맞은 올해 ‘오월’은 답답함 그 자체입니다. 특전사동지회와 공동선언식을 주도했던 부상자회와 공로자회 등 두 공법단체는 ‘당사자주의’를 내세우며 ‘고립’을 자처했습니다. 지역의 거의 모든 시민사회단체는 2월 19일 공동선언식을 ‘2·19폭거’로 규정하며 투쟁에 나섰습니다. 광주시의원 5명은 5·18 관련 여러 기관과 단체들을 향해 릴레이 5분 발언을 통해 ‘쓴소리’를 쏟아냈습니다. 혹여 지역에 인사말 기회가 주어지더라도 과연 누가 대표성을 갖고 발언을 할 수 있을지, 또 다른 분열과 갈등의 씨앗이 되진 않을지 사실 걱정이 앞섭니다.◆광주시민 40% “5월 단체 이미지 부정적” KBS광주방송총국이 이달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5·18 관련 단체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가 어떤지 물었는데, 좋다가 48%, 좋지 않다는 응답은 38.6%. 10명 중 4명꼴로 부정적인 답변입니다. 특이한 건 40대 이상에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거나 비슷했지만 30대 이하에선 긍정 평가가 50%를 넘었다는 겁니다. 특히, 20대 이하는 3명 가운데 2명꼴로 긍정 평가. 그런데 이걸 희망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5·18 단체에 대해 많이 모르면 긍정적인 이미지가 아닐까요?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면서 이게 ‘오월과 우리 언론의 현주소’가 아닌지 답답함이 늘었습니다. ◆기념식 취재 지역 언론은 30명만? 정부 기념식은 지역의 모든 언론이 취재하는 한해 가장 중요한 행사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데 보훈처는 올해도 지역 언론에 취재기자와 방송 촬영기자(스태프 포함), 사진기자 등 전부 합쳐 30명으로 제한했습니다. 취재 구역도 기념식장 뒤편으로 한정했습니다. 다양하고 깊이 있는 취재를 할 수 없었습니다. 취재 활동 제한과 불통으로 현 정부의 언론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언론과의 소통 폭을 더하는 것은 대통령의 책무입니다.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 방식은 지양해야 합니다. 내년 5·18 취재는 달라지길 기대합니다. 유승용 KBS광주방송총국 기자
광주전남기자협회 23-05-31 조회168
“오월갈등 봉합, 오월정신 계승” 한목소리 5·18 기획 보도 살펴보니신문·통신·방송, 집중 연재·보도단편적 현상 위주 전달은 아쉬움 5·18민주화운동 제43주년을 맞아 광주·전남 언론은 오월 갈등 봉합과 오월 정신 계승에 방점을 찍었다. 언론사별로 다시 분열된 오월에 대한 진단과 함께 진정한 5·18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는데 주안점을 뒀다. 더불어 43년간 왜곡과 폄훼에 휘둘리고 있는 오월 정신을 바로 세우기 위해 헌법전문 수록과 조속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담았다. 이달 들어 지역 신문과 통신에서는 43주년 5·18 관련 기획 보도를 앞다퉈 냈다. 먼저 남도일보는 이슈 포커스로 ‘갈등·반목 넘어 상생 협력으로 나아가야’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일부 오월 단체와 특전사동지회의 포용과 화해의 행보와 더불어 전두환 손자인 전우원씨가 직접 광주를 방문해 유족과 피해자들에게 사죄한 만큼 오월 단체 간, 지역사회단체 등의 갈등을 풀어내고 진상규명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짚었다. 특히 창사 26주년 특집에서 80년 5월, 당시 현장에 있던 인물 5명의 입을 빌려 그날의 생생한 역사를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무등일보는 ‘43주년 5·18 오월 광주의 오늘’을 주제로 7차례에 걸쳐 기획 보도를 선보였다. ‘용서와 화해 논란’, ‘유네스코 등재 12년’, ‘5·18 관광 현주소’ 등 각각의 소주제 아래 43주년을 맞는 5·18의 현재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연합뉴스는 ‘느닷없이 광주에 온 결이 다른 두 사죄’와 ‘특전사동지회 놓고 둘로 갈라진 광주’, ‘극한 갈등 속 돌고 돌아 진상규명’ 등 3차례에 걸쳐 일방적인 화합 행보로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오월 단체의 분열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미진한 진상규명이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시스도 ‘갈라선 5·18 광주…어떻게 벌어졌나’와 ‘역사 속 필연적 갈등…5·18 본질 잊어선 안 돼’ 제하의 기사를 통해 일부 오월 단체와 특전사회의 일방적 화해 행보로 빚어진 오월 갈등 배경에는 미흡한 진상규명과 유공자 개별 보상에 따른 연대 약화가 있다고 진단했다. 더불어 이를 계기로 5·18 정신 계승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광주일보는 ‘5·18 흔들리는 대동 정신’을 주제로 4차례에 걸친 기획 보도를 게재했다. 광주일보는 오월 단체 갈등 배경으로 ‘번갯불에 콩 볶듯’ 강행된 일부 5·18 단체와 특전사회의 공동선언식을 꼽으며 단체 간 불협화음을 조율할 수 있는 5·18 컨트롤타워가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또 5·18이 오월 단체만의 것이 아닌 광주시민의 피로 일궈낸 민주화 세력의 보편적 가치임을 명확히 했으며 오월 정신이 숭고한 대동 정신에 뿌리내리고 있음을 강조했다. 전남일보는 5·18 당시 국가 권력에 의해 희생당했지만,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이들을 조명하고 그들의 정신을 미래 세대가 계승할 수 있도록 교내 기념시설 정비 캠페인성 보도로 눈길을 끌었다. 전남일보는 ‘80년 5월의 학생들을 기억하라’ 제하의 기사를 통해 광주 일부 학교에는 5·18 당시 희생당한 선배들을 기리는 공간이 마련돼 있어 일상적 계기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모교 출신 희생자가 있는지조차 파악 못 한 학교도 상당수이며 학생기록부 등 입학 증명자료가 없어 명예 졸업장 수여 작업에 어려움이 있음을 상세히 보도했다. 전남매일은 ‘5·18 교육, 미래 세대와 소통하자’를 타이틀로 5·18의 전국화와 세계화를 줄기차게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 중인 오월 정신 계승 교육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광주매일신문은 오월 정신을 계승해야 할 미래 세대에 주목했다. 광주매일신문은 ‘미래 세대에 맡겨진 5·18’을 주제로 진상규명 못지않게 중요 화두로 떠오른 5·18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정신 계승에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래 세대 관심 없이 5·18 미래도 없다’ 제하의 기사를 통해 80년 5월을 경험한 세대보다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이 오월 정신을 계승하는 데 있어서 5·18 교육·체험 프로그램 다각화 등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방송사에서도 5·18 기념일인 18일에 맞춰 특집 프로그램과 기획 보도를 선보였다. KBC 광주방송은 5·18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목소리’를 찾아가는 기획 보도를 마련했다. 네 차례에 걸쳐 40년 만에 카메라 앞에 선 계엄군 성폭력 피해자와 80년 시위 현장에 있었던 경찰관, 세계 각국에서 5·18의 현재를 계승하고 있는 교포, 시민들이 바라는 5·18에 대한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또 5·18 43주년 특집 ‘용기의 유산: 5·18 두 영웅의 이야기’를 방송했다. KBS광주방송총국은 5·18의 상징적 사진인 일명 ‘꼬마 상주’ 사진을 찍은 프랑스 사진기자 프랑수아 로숑과 패트릭 쇼벨을 찾아내 그들의 5·18 미공개 사진 수백 장을 공개하는 특별전시회와 43년 만에 광주를 찾은 이들의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광주, 목포, 여수MBC 3사는 공동 시사프로그램인 ‘시사용광로’에서 ‘5·18의 미래, 기억의 전승’을 주제로 5·18의 지속 가능한 전승을 위해 필요한 조건을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또 광주 MBC는 5·18의 연대의 가치를 짚어보는 기획보도를 선보였다. 다만 오월 갈등 등 현상 위주의 단편적 기획 보도가 다수였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현주 편집위원장
광주전남기자협회 23-05-31 조회162
전국 언론인 광주에 서다… “불의 맞선 정신 계승” 경기·제주 등 기협 회원 40여명민주묘지 참배·사적지 답사 등“5·18 올바른 인식 심는 계기로” 전국 언론인들이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아 부당한 역사에 맞서 자신을 희생한 오월 영령과 민주 열사의 뜻을 잇겠다고 다짐했다. 광주전남기자협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 광주지사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전국 언론인을 광주로 초청해 5·18민주화운동 전문 연수를 펼쳤다. ‘5·18 43주년 민주역사기행’을 주제로 열린 행사는 전국 언론인에게 5·18의 가치를 알리고 역사 왜곡 근절에 앞장서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기자협회를 비롯한 산하 인천·경기, 대전·세종, 충남, 충북, 대구·경북, 경남·울산, 전북, 부산, 제주 등 전국 기자협회 회원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5·18 사적지를 답사하고 강연을 들으며 5·18역사 왜곡 폄훼 문제를 토론했다. 행사 첫날인 11일에는 박진우 5·18기념재단 오월학교 부장과 김철원 광주MBC 취재팀장을 초청해 5·18역사 왜곡 근절 필요성과 언론의 소명 의식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참석자들은 전두환 신군부 세력의 만행이 낱낱이 밝혀져야 참된 사과·용서·위로가 이뤄질 수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 지난 12일에는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합동 참배했다. 참석자들은 1980년 5월 24일 송암동에서 계엄군의 무차별 발포로 희생당한 이들의 묘역을 찾았다. 이어 언론 자유 수호에 헌신한 고 송건호·리영희·김태홍 선배의 묘역을 참배한 뒤 망월동 5·18 옛 묘역을 둘러봤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민족 민주열사들의 정신을 기렸다. 투철한 기자정신으로 5·18 당시 국가폭력의 실체를 세계에 알린 위르겐 힌츠페터 독일 기자도 추모했다. 이후 계엄군의 헬기 사격 탄흔이 있는 전일빌딩245,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을 둘러봤다. 열사들의 희생이 서려 있는 곳에서 5·18의 아픔과 교훈을 곱씹었다. 또 올바른 보도로 민주항쟁을 정쟁의 도구로 삼으려는 정략적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다짐했다. 맹대환 광주전남기자협회장은 “역사를 기록하는 전국 기자들에게 5·18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5·18전국화에도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광주·전남, 대구·경북, 경남·울산, 제주 등 4개 지역 기자협회가 맺은 현대사 왜곡 방지를 위한 교육 교류 협약의 연장선에서 치러졌다. 신대희 사무국장
광주전남기자협회 23-05-30 조회170
“기자가 지켜갈 5월 항쟁을 고민” 광전기협 회원사 기자 대상 교육 80년 전후 언론 역사 흐름 분석“새로운 사실 알게 된 좋은 기회” “5·18의 가해자들이 진실을 제대로 알고 사과하는 날이 오길 희망합니다” 홍인화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은 강연 도중 이 같이 말했다. 지난달 4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 자리한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는 광주전남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을 위해 5·18 역사 기본교육이 진행됐다. 다가오는 5월 때문인지 이날 교육에 참석한 수십 명의 기자들은 여느 때보다 두 눈을 반짝이며 강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 관장은 시기별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언론보도의 흐름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뤘다. 강의 시작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소개로 막을 올렸다. 홍 관장은 5·18민중항쟁을 ‘1980년 5월 18일~5월 27일 10일간의 의로운 항쟁’이라고 표현하며 5·18에 대해 간략히 소개했다. 홍 관장은 “5·18민주화운동은 1980년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난 시민들의 의로운 항쟁”이라며 “대한민국을 지금의 민주주의 국가로 만든 역사적인 운동이자, 세계사에 길이 남을 광주의 자랑스러운 역사적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5·18 왜곡에 대해 ▲1단계 은폐·방어(1980년~1999년) ▲2단계 이념공세(2022년~현재) 등으로 나눠 기자들에게 강의했다. 1단계에 대해선 정부가 왜곡을 주도하고 방어적 논리를 펼치며 신문, TV, 방송 등 정부의 통제가 용이했다고 말했다. 지난 1980년을 전후로 언론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의 어려움도 이야기했다. 2단계는 민간이 왜곡을 주도하며 북한군 침투설, 폭동 등 잘못된 정보들이 유튜브, 뉴미디어로 대중화됐다고도 강조했다. 홍 관장은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수십 년이 흐르면서 유튜브 등 뉴미디어가 출현했다. 이에 따라 정보의 홍수 속에서 검증되지 않은 허위 정보들이 난무하며 잘못된 정보를 받아들인 이들이 이를 옳은 정보인 양 여기고 확대·재생산하기에 이르렀다”며 “진실은 물론 왜곡된 정보 역시 덩달아 확산되기 쉬운 환경이 돼버렸다”고 토로했다. 끝으로 ‘5·18의 진실’에 관한 영상들을 기자들에게 보여주며 강의를 마쳤다. 홍 관장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올바른 역사관과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지정된 5·18기록물의 상징을 널리 알리는 것이 역사 왜곡을 막는 길”이라고 전했다. 두 번째로 강단에 선 서승희 학예연구사는 빅데이터를 통해 보는 최근 5·18관련 이슈들과 5·18기록관의 역할에 대해 강연했다. 김성빈 남도일보 기자는 “5·18 교육 덕분에 새로운 것들을 알 수 있게 됐다”고 강의 소감을 말했다. 이현행 남도일보 기자
광주전남기자협회 23-05-30 조회142
뛰고, 업고, 외치고 함께라 더욱 빛났다 회원·가족 등 300여명 구슬땀… 남도일보 ‘2회 연속’ 우승 송정근 광주MBC 기자가 릴레이 달리기에서 전력 질주하고 있다./ 김혜인 편집위원 최송현 KBS광주방송총국 기자의 등에 업힌 딸이 과자를 따먹고 있다./변재훈 뉴시스 기자 봄기운이 완연한 4월, 광주·전남 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023년 광주전남기자협회 봄 체육대회가 지난달 22일 광주 광산구 호남대학교 천연잔디구장에서 열렸다. 기협 18개 지회 회원과 가족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개회식에서는 지역 단체장과 국회의원 등의 축하가 이어졌다. 맹대환 광주전남기자협회장은 개회사에서 “수도권 집중과 지역 소멸 위기는 대한민국만의 이야기는 아니고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며 “지역 발전을 위해서 사회적 도구로서의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개회식 마지막 순서에는 대형드론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영화 스타워즈 배경음악과 함께 드론 두 대가 공중으로 떠올라, 광전기협 현수막을 펼쳐 보이며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번 체육대회에는 모든 구성원이 고루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종목이 마련됐다. 구기 종목으로는 족구와 승부차기 등이 진행됐다. 족구 대회의 열기는 대단했다.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참가자들은 땀을 흘리며 승부에 열을 올렸다. 우승은 남도일보가 가져갔다. 승부차기도 흥미진진했다. 강하게 차올린 공이 골대에 들어가면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골키퍼가 골을 막기 힘들게 골대 한켠으로 공을 차는 모습도 보였다. 우승은 뉴시스에 돌아갔다. 여러 명이 동시에 참여해 협동심을 발휘하도록 한 경기도 있었다. 그중 하나인 장애물 이어달리기는 4가지 종목으로 구성됐다. 앞 주자가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넘겨 경기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첫 번째 순서는 자루에 들어가 점프하며 이동하는 캥거루 달리기였다. 참가자들은 온 힘을 다해 점프하며 반환점을 돌아 들어왔다. 두 번째는 4명이 함께 뛰는 순서였다. 구멍 뚫린 판자에 다리를 하나씩 넣은 뒤 발맞춰 달렸다. 속도가 맞지 않아서 뒤뚱거리기도 하고 넘어지기도 했지만,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세 번째 주자는 훌라후프를 돌리면서 이동해야 했다. 마음이 급해 가는 도중에 훌라후프를 떨어뜨리면, 재빨리 다시 돌리며 뛰었다. 마지막 주자는 2인3각 팀인데, 우승이 결정되는 순서인 만큼 막상막하의 대결이 펼쳐졌다. 가장 먼저 들어오는 팀에서는 환호성이 쏟아졌다. 이번 경기에서도 남도일보가 우승을 차지했다. 남도일보가 종합 우승을 거머쥐며 지난해에 이어 2연승을 기록했다. 김초롱 편집위원
광주전남기자협회 23-05-30 조회190
“이날만을 기다렸다”… 기자들 세계 속으로 3년을 참았다. 낯선 사람을 만나고 낯선 곳을 찾아다니는 것이 낙인 이들에게 코로나19 팬데믹 3년은 창살 없는 감옥에 있는 것과 같았으리라. 지난 1월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사실상 코로나가 종식된 상태다. 이에 맞춰 광주전남기자협회가 해외 연수 재개에 시동을 걸고 있으며 기자들 역시 국내외 기획취재 계획을 세우는 등 그동안 움츠렸던 취재 활동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3년 만에 빗장 풀리면서 연수·교육 재개광전기협도 올 하반기 중 해외 연수 추진출입처별 국내외 취재 활동 모색도 분주기자들 ‘함께’ 또는 ‘혼자’ 기획취재 러시 ◆광전기협, 해외 연수 재개 먼저 광전기협은 지난 3년간 중단됐던 해외 연수를 재개한다. 기협은 코로나 국내 발병 이전인 2019년까지 기자들의 전문성과 취재 역량 강화를 위한 국외 연수를 1년에 한 차례 이상씩 진행했다. 이와 별개로 베트남과 몽골 등 해외 현지 언론과의 기념행사를 비롯한 교류 활동도 지속적으로 펼쳤으나 코로나 발병과 동시에 잠정 중단됐다. 회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해외 연수가 중단되면서 기자들의 실망이 컸다. 이에 호응하고자 제43대 광주전남기자협회는 출범 초기부터 해외 연수를 위한 준비를 이어왔지만 상황이 여의찮았다. 하지만 올 초 사실상 코로나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해외 연수 재개 방침을 결정했다. 이에 대한 언론사 지회별 의견 수렴도 마친 상태다. 기협은 올 하반기 중 해외 연수를 진행함으로써 기자들의 견문을 넓히고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맹대환 광주전남기자협회장은 “올해 코로나 장기화가 수그러들면서 사실상 엔데믹에 들어섰다”며 “회원들의 가장 큰 열망이었던 해외 연수를 재개할 수 있게 된 만큼 회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알찬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고 설명했다. ◆물 만난 고기들, 지구촌 현장으로 뛰어들어 지구촌 빗장이 열리자마자 발 빠른 지역 기자들은 세계 현장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일부 출입처에서는 해외 취재를 시작했으며 분야별 출입처에서도 해외 취재를 고려, 계획 중에 있다. 가장 먼저 목포MBC 양현승 기자가 한국기자협회 신재생에너지 연수에 참여했다. 양 기자는 지난해 11월24일부터 12월 5일까지 한국 기업인 한화의 미국 내 공장들을 돌아보며 기업인들과 대화하면서 한국에너지 기업의 현주소를 확인했다. 지난 2월에는 프로야구 출입기자들의 KIA 타이거즈 전지훈련 동행취재도 시작됐다. 광주일보 김여울 기자는 지난 2월25일부터 KIA 타이거즈의 미국 애리조나 캠프 동행·밀착 취재 활동을 펼쳤다. 바통을 이어받아 무등일보 이재혁 기자는 같은 달 27일부터 지난 4일까지 일본 전지훈련에 함께했다. ◆국내외 기획 취재 신청 잇따라 이 외에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지발위) 국내외 기획 취재 신청도 줄 잇고 있다. 지발위 기획 취재 역시 코로나 여파로 3년 만에 제개됐다. 지역 기자들은 그동안 묵혀온 기획 아이템을 대방출하며 저마다 기획 취재 계획에 욕심을 내고 있다. 먼저 광주일보와 광남일보, 무등일보, 남도일보 등 지역 일간지 4곳은 남해안 해양관광 산업의 잠재력을 들여다본다. 4개사 연합 취재진은 글로벌 해양 관광산업을 선도하는 이탈리아 등을 찾아 선진사례를 조명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경남과 부산 등을 찾는다. 광주일보는 우선 프랑스 파리에 있는 세계 최대 스타트업 중심지 ‘스테이션 에프’를 방문해 전남 산업 생태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아볼 예정이다. 또 올해 6월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스타트업 행사인 ‘VIVATECH’에서는 미래 산업 먹거리를 책임질 유망 사업을 살펴본다. 남도일보는 주민 친화 쓰레기 소각장 조성 관련 국내외 취재를 준비 중이다. 주민 친화적 쓰레기 소각장과 폐기물 처리를 하는 경기도 하남과 덴마크 등을 방문, 취재해 기사화할 계획이다. 광주매일신문은 ‘도시 브랜딩, 문화도시로 가는 길’을 주제로 부산·경주·양양·네덜란드 암스테르담·벨기에 브뤼셀을 취재할 계획이다. 국내외 선진사례 취재와 광주가 지닌 자연, 문화자원과 예술 인프라 등을 바탕으로 도시 브랜딩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광주매일신문 최명진 기자는 “코로나 상황이 완화되면서 해외 취재가 재개된 데에 기대가 크다”며 “선진도시와 해외 취재를 통해 지역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결 방안 등을 모색할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취재 준비 소감을 밝혔다. 김현주 편집위원장
광주전남기자협회 23-03-21 조회314
첫 해외출장, 기자로서 한층 더 성장 5박6일 동안 스프링캠프 취재출국 체크인조차 못 해 버벅대낯선 곳 업무차 방문 설렘 가득새로운 경험 일취월장 계기로 추운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올 무렵이면 프로야구 구단들은 저마다 부푼 꿈을 안고 해외 전지훈련을 떠난다. 12월 비활동 기간 개인훈련을 통해 몸을 만든 선수들에게는 자신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무한 경쟁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계를 덮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구단들의 전지훈련 해외 훈련러시는 지난 3년간 일시 정지됐다. 그리고 코로나의 기세가 잦아든 올해. 구단들은 해외 훈련을 다시 시작했다. 프로야구 KIA타이거즈 역시 지난 1월 30일 미국의 애리조나 투산 1차 스프링 캠프를 시작으로 지난달 27일 일본 오키나와 킨 야구장에서 2차 스프링 캠프에 돌입했다. 올해 V12를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KIA의 오키나와 킨 야구장을 지난달 27일부터 4일까지 5박6일간 취재했다. 3년 만에 해외에 스프링캠프를 차리는 KIA만큼이나 필자에게도 이번 출장은 뜻깊었다. 2020년 입사 이후 제주도와 울산, 수원 등 수많은 국내 출장을 다녀왔지만 해외 출장은 처음이기 때문. 더욱이 가깝고도 멀다는 일본은 여행조차 한 번 가지 않았던 낯선 땅이었기에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했다. 지난달 27일 새벽 3시 광천 터미널에서 인천공항행 버스를 타며 여정을 시작했다. 여기서 MBTI가 파워 P인 필자는 한 가지 실수를 한다. 제2터미널에서 항공편 체크인을 시도한 필자는 수차례 체크인을 하지 못하고 버벅댔다. 보다 못한 공항직원이 티켓을 보여 달라며 다가왔고 첫 해외출장으로 긴장한 필자는 순순히 말을 따랐다. 그런데 아뿔싸! 필자가 티켓팅한 항공사는 제1터미널에서 탑승할 수 있었던 것. 비행시간에 여유가 있었기에 셔틀버스를 타고 제1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지만 그저 헛웃음이 나올 뿐이었다. 그렇게 제1터미널에서 탑승수속을 마치고 2시간20분여 비행 끝에 도착한 오키나와의 나하 공항은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한자가 눈을 어지럽혔고 일본에 왔음을 실감했다. 복잡하고 어렵기로 소문난 일본의 입국 절차를 소화하는데 1시간이 넘게 소요됐다. 나중에 구단에 물어보니 ‘KIA타이거즈’ 단어 하나만 말하면 프리패스란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곧바로 오키나와 킨 야구장으로 향했다. 그렇게 고속도로 위를 1시간여 내달렸고 킨 야구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첫날 취재는 가동하지 못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넘어오려던 KIA 선수단이 탄 비행기가 LA의 기상 상황으로 공항 착륙에 실패해 자연스럽게 선수단의 일본 입국 날짜도 하루가 밀렸다. 나중에 선수들에게 물어보니 모 고참 선수는 “그날부터 나는 새롭게 태어났다”며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겼다. 내년에 또 미국으로 스프링캠프를 간다면 나는 그냥 안가겠다”며 손사래를 치며 농담을 건넬 정도였다고. 결국 첫날은 사전에 취재장소를 돌아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이틀째인 28일부터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했다. 오키나와의 야구 열기는 대단했다. 일본 본토가 아닌 탓에 연고지 야구단이 없는 오키나와 주민 200여명이 구장을 찾아와 KIA 선수들을 응원했다. 여기에 KIA구단과 함께 일본으로 넘어온 30명가량의 한국 팬들이 야구장을 둘러쌌다. 김성준(44)씨는 “40년째 KIA를 응원하고 있는데 오키나와에 오면 선수단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오게 됐다”며 “선수들과 인사하고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을 수 있어 너무 좋다. 올해는 KIA가 우승하면 더욱 좋겠다”고 웃었다. 한국 팬들의 열기는 삼성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킨 야구장 인근에 있는 삼성의 온나손 아카마 구장은 분명 원정이지만 한국에서 건너온 팬들이 펼친 우레와 같은 응원전으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 온 것 같은 착시를 일으켰다. 경기를 소화한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한국이 아닌데도 팬들이 찾아와 큰 소리로 응원해주셔서 신났다”며 “마치 시즌을 소화하는 것 같았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후 한 차례 더 롯데자이언츠와 연습경기에서도 KIA는 9-0으로 상대를 대파하며 시즌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렸다. 취재 일정 마지막 날 저녁에는 김종국 감독, 장정석 단장과 함께하는 저녁자리도 있었다. 지난 해 11월 제주도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두 사람을 일본에서 만나자 더욱 반가웠다. 이들과 웃으며 만담을 나눴다. 김 감독, 장 단장은 자리 내내 우승을 향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두 사람과 함께 웃으며 술잔을 기울이는 것을 끝으로 마무리된 첫 오키나와 해외출장은 인생의 페이지에서 영원히 남을 순간이 됐다. 이재혁 무등일보 기자
광주전남기자협회 23-03-21 조회271
뉴스도 짧은 영상이 대세… ‘핫’하면 배워야지 2030위원회 교육 분과 강의 마련이론·실습 병행 교육에 열띤 호응매체 떠나 개인 역량 강화에 도움현장에 접목 새 콘텐츠 제작 열의 “내가 아니라 남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만들어야 합니다.” 얼마 전 들은 ‘숏폼(Short-form)’ 콘텐츠 제작 원스톱 교육을 듣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은 말이다. 가끔 현장 취재를 나가서 사진과 별도로 영상을 찍을 때가 있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르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가 광주에 새 보금자리를 틀고 외부에 처음 공개된 우치동물원 현장을 비롯 일부 5·18 단체와 특전사 동지회의 대국민 공동선언식 날 벌어진 규탄 집회, 몸싸움 현장 등에서다. 하지만 실제로 그날 촬영한 영상은 지루하고 딱딱했다. 현장에서 이런 고민을 하던 찰나에 광주전남기자협회 2030위원회 교육 분과에서 ‘숏폼 뉴스’ 교육이 있다고 해서 신청했다. 윤혁진 사회적기업 오로지스튜디오 대표 겸 유튜브 크리에이터 강사는 두 차례에 걸쳐 촬영과 편집 과정의 노하우 등을 전수했다. 촬영은 하고 싶은 말을 글이 아닌 영상으로 전해야 하므로 정말 잘 찍어야 했다. 하지만 잘 찍는다는 것은 삼각대나 조명을 사용하는 게 아니었다. 영상의 화질은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았다. 화질보다는 흔들리지 않고 설명하고자 하는 정보가 잘 담기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했다. 길게 찍을 필요도 없었다. 다양한 각도에서 10~15초씩 보여주기만 하면 됐다. 편집 교육은 각자 찍어온 영상으로 직접 실습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편집은 촬영보다 간단했다.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영상을 말하고자 하는 순서대로 배치하면 됐다. 장면마다 1.5초만 보여줘도 사람들이 충분히 인식할 수 있으므로 필요 없는 부분은 과감히 잘라야 했다. 영상에 담지 못한 정보를 추가하기 위해 자막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었다. 자간을 줄이고 윤곽선을 넣으면 가독성이 확 올라간다는 노하우도 얻었다. 사람들이 유튜브를 보는 이유를 역으로 이용한 콘텐츠 기획 방법에 대해서도 배웠다. 윤 대표는 “콘텐츠를 기획하기에 앞서 ‘내가 만든 콘텐츠를 보고 누가 재밌어할까?’, ‘심심할 때 볼 수 있을까?’를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내가 아니라 남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교육에 참여한 기자들은 모두 촬영부터 편집까지 배운 노하우로 콘텐츠를 만들어 뉴스 전달은 물론 개인의 브랜드 경쟁력 향상에 활용할 계획이다. 영상편집과 유튜브 채널 운영에 관심이 있었지만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 없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는 광남일보 송태영 기자는 교육을 듣고 용기와 자신감을 얻었다. 최근 운동이나 요리 등 다양한 취미를 즐기는 뉴스1 이수민 기자는 자연스레 생기기 시작한 노하우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영상을 가장 먼저 만들어볼 생각이다. 이 기자는 강사가 알려준 꿀팁을 토대로 조회수가 폭발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셀럽이 되겠다고 했다. 디지털편집팀 소속으로 유튜브 콘텐츠를 만드는 무등일보 이경원 기자는 “이번 교육에서 배운 꿀팁을 하나도 빠짐없이 업무에 적용해보며 내 것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필자 또한 이번 교육을 통해 많은 도움을 얻었다. 영상 콘텐츠 제작에 대한 부담감이 줄었다. 지루하고 딱딱한 영상이 아닌 재밌는 영상을 만들 수 있을 것만 같다. 내가 아닌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것, 독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영상에 담아 전달하려고 한다. 이번 교육에서 배운 꿀팁들을 까먹지 않게 꾸준히 연습해보면서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서야겠다. 한편 2030위원회 교육 분과는 지난 3일과 10일 두 차례에 걸쳐 광주 서구 쌍촌동 호남대 공자아카데미 2층 강의실에서 쇼츠 콘텐츠 생산을 위한 원스톱 교육을 진행했다. 이삼섭(무등일보 기자) 교육 분과 위원장은 “영상 콘텐츠를 통한 뉴스 소비는 이미 일상화됐고 숏폼 형태의 뉴스 소비가 커지고 있다”며 “지역 언론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독자들에게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영상 콘텐츠 제작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고 밝혔다. 박승환 무등일보 기자
광주전남기자협회 23-03-21 조회344
광주·전남 언론사 임금 인상 ‘훈풍’ 상당수 언론사 ‘정액 인상’ 결정평균 인상률 8% ‘하후상박’ 심화임금피크제 폐지 등 분위기 전환호봉 승계·수당현실화 등 과제도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광주·전남 언론사의 임금 인상이 소식이 잇따르면서 임금 상승 훈풍이 불고 있다. 대다수 지역 언론사가 ‘정액 방식’ 임금 인상을 택한 가운데 평균 임금 인상률은 8% 안팎으로 나타났다. 기본급이 오르고 각종 수당과 성과급이 신설된 급여명세서가 속속 도착하면서 지역 언론계가 분위기 전환을 맞고 있다. 하지만 고금리·고물가 시대에 맞물려 잦은 이·퇴직과 업무 격화 등 언론계 실상을 고려하면 이번 임협 결과도 아쉽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언론사 임금 협상에서 적정 수준의 임금에 맞추기 위한 저연차 임금 인상이 주를 이루고 고연차 기자의 실질 임금 인상 폭이 지나치게 제한되는 ‘하후상박 구조’가 심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언론사 가운데 가장 최근 임금 단체 협약을 마무리한 A신문사는 정률 방식이 아닌 정액 방식 임금 인상을 확정했다. 수당을 포함한 임금 총액은 전년보다 평균적으로 7% 오르는 셈이다. 여기에는 신설된 편집국 수당 5만원이 포함됐다. 3년 차 안팎 주니어 기자 평균 인상률은 10%, 10년 차 평균 인상률은 8% 등으로 직급별로 6~10%가량 오른 임금이 3월부터 적용된다. 더불어 노조는 임금협상을 시작하는 올가을 호봉 승계 부활과 수당 현실화, 연봉제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임금체계 개편을 본격적으로 논의에 부친다는 방침이다. 연초부터 2차례에 걸쳐 임협을 진행한 B신문사 노사도 올해 직급별로 정액을 올리는 임금 인상안에 서명했다. 본봉 기준 전년 대비 평균 인상률은 8.8%이다. 개인별 인사 평가를 하는 이 회사의 특성상 같은 직급이어도 연봉이 다를 수 있다. 이 신문사도 이번 협상을 통해 4년 차 기자는 평균 11%의 본봉이 오르는 효과를 봤지만, 11년 차 인상률은 7%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단 차장급 이상의 경우 승진수당(100만원)을 반영하면 인상률은 11.5%로 오르게 된다. 이외 노사는 임금피크제를 폐지하고 연봉 기준 임금 지급 체계로 통일하기로 했다. 새 임금 적용 시점이 4월인 C신문사는 지난달 중순 사측에 임단협 개시 요구를 했으나 교섭 시기를 두고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D신문사도 지난달 말께 임단협을 시작했지만 속도는 더디다. E방송사는 노동조합 집행부를 새로 꾸린 뒤 임협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이 방송사는 지난 2021년도 임협 결과 기준 연봉(봉급 총액) 1%를 인상하고 코로나19 격려금 100만원을 지급했다. 학원 수강과 도서 구입 등을 위한 자기 개발비(50만원)도 신설됐다. 노사협의회를 통해 2023년도 임금인상안을 확정한 언론사도 잇따랐다. F신문사 편집국원들은 사측과 그때그때 대화하며 본봉 8% 인상안(평균)에 합의했다. 인상률로 따지면 3년 차는 10%, 10년 차는 9% 오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신문사는 봄·여름 휴가제도를 신설하고 연말 성과급 도입, 복지기금 조성 등을 추진한다. 분기별로 노사협의회를 여는 G신문사도 임금을 일정액을 일괄 올리는 것으로 갈음했다. H신문사는 지난해 8월 노사협의회 회의를 열어 2022~2023년도 임금 단체협약을 맺고 직급별로 인상분에 차등을 뒀다. 이 인상안은 지난해 8월 적용돼 올해 말까지 유지된다. 노사협의회에서는 편집국 충원 필요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I통신사도 모든 직원에 대한 본봉 5% 인상안을 확정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 초까지 7차례에 걸친 교섭을 진행한 또 다른 통신사는 기본급(수당 포함) 7.5%를 올리는 인상안에 합의했다. 기본급 기준으로 3년 차는 8%, 10년 차는 4% 올리는 효과를 봤다. 해당 회사는 임금 인상분과 별개로 모든 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 통신비를 신설하고 중식비를 인상하는 등 수당 현실화에도 신경 썼다. 노조는 앞으로 사측과 복지기금 조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을 세웠다. 본사와 노동조합본부 간 임금 단체 협약이 공통 반영되는 지역본부들도 저마다 협약서를 받아들었다. J방송사는 2022년도 임금협상 결과 기본급 2.8% 인상이 확정됐다. 다만 소급 적용은 하지 않아 당해 연도는 동결하고 올해 1월부터 2021년도 대비 인상액이 적용된다. 지난해 말 K 방송사 노사는 2022년도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올해 상반기부터 격주 금요일 4.5일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격주 4.5일제 적용 힘든 근무자에게는 실비가 보상된다. 격년 임협을 진행하는 L 방송사는 지난 2021년 연말 협상안을 유지한다. L방송사 노사는 올해 4월 급여일 전에 2022년 전체 영업이익 3분의 1을 모든 직원에게 지급하자는 ‘성과연동형 상여금 제도’에 합의했다. 단 사측이 성과 평가 후 차등 지급을 내세우고 있어 제도 시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M통신사는 지난해 임금 총액 대비 1.7%(기본급 기준 2.0%)를 인상했다. 노조는 업계 최고 수준 업무 강도, 수년간 임금인상률이 저조하거나 동결됐던 점 등을 고려해 10% 인상을 요구했으나 ‘한 자릿수’ 인상률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기본급 대비 0.9% 인상에 머물렀지만, 근속수당이 오르면서 임금 총액 인상률은 1.7%가 됐다. 하지만 올해는 기본급 외 수당 인상은 없었다. 백희준 편집부위원장
광주전남기자협회 23-03-21 조회247
‘선한 영향력 확대’ 꿈 원대했지만 결과는 ‘아쉬움’ 구호물품 기부확산캠페인 기획기자 인맥 활용 ‘착한 일’ 도모꽉 찬 보관창고에 계획 물거품 지난 2월 6일 새벽, 규모 7.8에 달하는 대지진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휩쓸고 지나가면서 21세기 인류 최악의 재앙이 시작됐다. 이번 대지진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 피해지역은 20만채에 달하는 건물이 붕괴하면서 그야말로 아비규환이 됐고, 사망자 5만여명·부상자 12만여명, 2천만에 이르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갑자기 기자가 튀르키예 대지진을 언급하는 이유는 꿈은 원대했지만 결국 빛을 발하지 못한 2030위원회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반성하기 위함이다. ◆생각 아닌 실천으로… 호기로운 시작 대지진 발생 이후 국내를 비롯해 국제사회에서는 피해지역 복구 등을 위한 성금 모금이 시작됐다. 특히 피해가 새벽시간대 발생한 만큼 이재민들이 맨몸으로 빠져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개인차원에서 기부 행렬이 이어졌다. 초반부터 개인 구호물품 기부가 활발했던 것은 아니다. 블로그와 SNS 등을 통해 주소지 및 필요한 목록 등이 알려지면서 빠르게 확산하기 시작했다. 기자 역시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이 운영하는 페이스북을 통해 개인구호물품 보내는 방법을 알게 되면서 기부에 참여하게 됐다. 추가 검색으로 구호물품 참여 방법을 숙지한 후 이른 겨울옷 정리를 핑계로 처박아뒀던 옷가지를 정리해 세탁기와 건조기를 돌렸다. 예비용으로 챙겨뒀던 담요도 장롱에서 꺼냈다. 그뿐만 아니라 물티슈, 명절 선물로 받은 샴푸와 린스, 치약, 여성용품 등 피해지역민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박스는 점점 늘어났다. 다행히 평일에 부지런히 모아둔 구호물품은 신랑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구호물품 수거지로 보낼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오랜만에 만난 기자들과 대화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구호물품 보내기 참여에 대한 생각을 혼자만 하고 있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당시 기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대지진 피해 소식’은 당연 대화의 주제가 됐고, 자연스레 구호물품 보내기에 대한 방법도 언급됐다. 무엇보다 KBC 정의진 기자가 올린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도화선이 됐다. 당시 정 기자는 자신이 직접 챙긴 구호물품 박스와 보내는 곳, 필요한 목록 등을 게시물에 공유했는데, 이를 보면서 방법을 몰라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이들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에 2030위원회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광주전남기자협회 회원들의 기부 동참으로 선한 영향력을 펼쳐보자는 것이었다. 계획의 포인트는 ‘기자의 인맥’ 활용이었다. 가족·지인뿐 아니라 출입처 관계자와도 SNS로 연결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지진 피해 복구에 힘을 보태보자는 취지였다. 2030위원회는 구호물품 보내기 참여방법과 보내는 곳, 필요 물품들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포스터를 제작하기 시작했고, 각 지회에 보다 효과적으로 알릴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사 광전기협의 선한 영향력 확대를 꿈꿨던 2030위원회 계획은 아쉽게 실행에 옮길 수 없게 됐다. 개인 구호 물품 접수가 중단되면서다.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은 지난달 21일 페이스북 공식 계정을 통해 물류창고 포화로 개인 의류 기부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꾸준히 이어진 기부행렬로 구호 물품이 2천여t에 이르면서 보관창고가 가득 차 더는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바쁜 일과 속에서도 짬을 내 하나, 둘 옷가지를 챙기며 구호 물품 보내기를 미뤘던 젊은 기자들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려울때 일수록 손발이 척척 맞는 대한민국 국민의 실행력을 간과한 결과였다. ◆미약한 날갯짓이라도 ‘펄럭’ 2030위원회의 튀르키예 구호 물품 홍보 계획이 비록 협회 전체 차원에서 실행되지는 못했지만 무의미하게 끝난 것은 아니다. 행동이 빠른 일부 회원들은 중단 이전에 구호 물품 보내기에 동참했고, 개인 SNS를 통해 주변 지인들에게 홍보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기자 역시 SNS에 올린 구호 물품 게시물이 가족·친구·지인들에게 전달 확산했고, 이를 통해 소정의 참여를 끌어내기도 했다. ‘고급 정보 공유에 감사하다’ 등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받기도 했다. 당초 계획했던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미흡하게나마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것이다. 또한 물품을 챙겨 두고 보내지 못한 일부 기자들은 튀르키예 대신 사랑의 열매와 자선단체에 기부키도 했다는 후문도 전해졌다. 의류 등의 접수는 마감됐지만, 구호 물품 기부가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다.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에선 주거용 컨테이너와 이동식 화장실, 이동식 샤워시설, 침대, 방한용 텐트, 담요 등을 기부받고 있다. 현금 지원을 위한 기부금도 진행 중이다. 튀르키예 구호 물품 홍보 캠페인 무산이라는 ‘웃픈’ 상황을 마주한 후 2030위원회는 생각과 실천을 동시에 실행으로 옮기는 조직으로 거듭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했다. 정희윤 2030위원회 위원장
광주전남기자협회 23-03-21 조회1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