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취재기] 뭘 쓰나 어떻게 취재하나 쫄려도… 현장에서 답 찾는다 지난해 이어 두 번째 5·18 취재거리두기 해제 커진 행사 긴장↑지선 코앞 정치권 대거 광주행경호원과 실랑이·아이템 압박발품 판 덕분에 챙긴 단독 뿌듯 <사진설명> 지난 17일 오전 광주 서구 5·18 기념재단에서 열린 2022 광주인권상 기자회견에서 취재진들이 수상자와 질의응답하고 있는 모습.5월 광주는 다크(Dark)하고 헤비(Heavy)하다. 산 자와 죽은 자가 뒤섞인 도시,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공간, 파묻힌 진실과 밝히려는 몸부림이 첨예하게 맞부딪히는 전장이다. 5월 광주를 살아가는 기자에겐 숙명이 덧씌워진다. 마지막 진실 찾기와 그날의 '공동체 정신'·'저항 정신'을 알려야 할 기록자의 짐이다. 42년 전 그날의 참상을 경험하지 못한 MZ세대가 또 다른 세대에게 전해야 하는, 펜을 든 자의 천형(天刑)의 시간이기도 하다. 신문을 비롯해 방송·통신 모두 '5·18 기획 기사'를 준비한다. 올해는 대선과 6·1지방선거까지 겹쳐 하루하루가 타이트하다. 현장을 챙기는 것만으로 벅차다. 정치부는 물론 사회부 기자들도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그나마 위안거리가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매주 연재하고 있는 '5·18 피해자 정신적 손해배상' 시리즈다. 6개월여간 24차례 썼다. 42주년을 맞은 올해 5·18의 화두 중 하나가 '정신적 손해배상'이라는 점에서 '면피'는 했다고 스스로 위안한다. 그렇다고 기획 기사 아이템을 나 몰라라 할 수는 없다. 왠지 그래선 안 될 것 같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랄까. 80년 5월 광주에 대한 부채감이랄까. 삼십 대 중후반의 어느 정당 대표는 광주에 빚진 게 없다는 데 이십 대 중후반에 서울 출신인 난 먹먹한 뭔가가 있다. 경찰과 시민군 기동타격대를 재조명한 포럼이 열렸다. 그동안 인터뷰한 이들 중 기동타격대원이 있어 관심 있게 봤다. 그 내용을 토대로 아이템을 제출했다. 'OK'. 하지만 혼자 정리하기엔 벅찼다. 함께 시리즈를 써온 선배에게 보고했다. 지원해주겠다고 했다. 선배와 난 주말을 꼬박 기사 쓰는 데 반납했다. 기획은 어찌어찌 처리했다. 남은 건 현장 취재다. 5월18일부터 항쟁 마지막 날인 27일까지 10일간 행사는 계속된다. 하이라이트는 5·18민주화운동 기념행사의 꽃인 전야제와 42주년 기념식이다. 이 두 건만 취재하면 큰 고비는 넘긴다. 2020년 7월 뉴스1광주전남본부에 입사했으니 햇수로 3년 차. 만으로 1년10개월쯤 됐다. 전야제와 기념식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취재다. 작년에는 수습을 갓 뗀 데다 코로나19로 축소됐다. 비까지 내렸다. 개막과 폐막, 정치인의 방문, 짧은 스트레이트 몇 개로 끝났다. 이번엔 거리두기가 해제됐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정치권이 대거 내려온다. 행사도 대규모다. 살짝 겁이 난다. 어지간해선 쫄지 않는 성격이지만, 부담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뭘 써야 하나, 어떻게 취재해야 하나.선배가 한마디 한다. '현장 가서 기사 쓰려고 하면 못쓴다. 사전에 기획하고 들어가라.' 기사 아이템 고민에 머리를 쥐어짤 무렵, 선배가 츤데레하게 툭 던져준다. 스트와 박스가 녹아있다. 전야제 끝나고 치맥 한잔할 여유가 생겼다. 이제 가장 큰 관문이 남았다. 5·18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식. 새로 취임한 VIP가 온다고 한다. 장관부터 여야 국회의원까지 총출동한다. 대학생 단체는 윤석열 반대 집회를 열겠다고 한다. 예고 기사를 몇 번 써 기념식은 익숙하지만 낯선 현장에 대한 부담감은 여전하다.5월18일, 오전 5시30분 번쩍 눈이 떠진다. 몸이 더 긴장하고 있었나 보다. 얼른 준비를 하고 5·18민주묘지로 향했다. 검은 정장 차림의 경호원과 제복 차림의 경찰이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다. 기념식장 입구에는 보안검색대가 8대나 설치됐다. 검색대 한 곳당 4~5명의 경찰과 1~2명의 경호원이 검색 작업을 벌였다. 경찰은 가방을 열어 내용물을 하나하나 꺼냈다. 노트북과 휴대폰, 스마트 워치가 작동되는지도 확인했다. 음료수와 휴대용 향수까지 꺼내더니 마시고 뿌려보라고 했다. '이거 너무한 거 아니냐고, 18.' 영화 '공공의 적'의 명대사가 입안에 맴돌았다. 몸수색도 이어졌다. 취재진은 물론 5·18 유족과 부상자도 예외 없었다. 지팡이나 목발도 흔들어보며 확인했다. 유족의 항의가 이어졌다. 깊은 빡침이 올라왔다. 사진을 찍고 현장 상황을 지켜봤다. 그때 경호원이 소속과 이름을 물었다. 당신은 누구냐고 되물었다. 그는 보안상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황당한 표정으로 "뉴스1 이수민인데요?" 했더니 그걸 그대로 무전으로 날린다. "흰옷 입은 여기자, 뉴스1 이수민 기자. 주시하세요."선배에게 보고했다. 기사 작성하라는 오더가 떨어졌다. 선배는 '흥분하지 말고 차분하게 쓰라'고 했으나 내 귀엔 들리지 않았다. 구석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기사를 쓰는 데 옆 머리를 뒤로 넘긴 경호원이 와 지켜봤다. VIP를 경호하러 온 건지, 나를 감시하러 온 건지 의문스러울 지경이었다. 한 문장 쓰고 째려보고, 한 문장 쓰고 째려보고. 잠시 후 기사가 송고됐다.기념식 기사 아이템은 이미 잡아놨고 관련 기사는 선배들이 작성 중이다. 현장에선 이모저모를 찾아야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기념사가 끝나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까지 마무리됐다. 5·18 유족과 단체의 반응이 궁금했다. 취재 중 "윤 대통령이 매년 기념식에 오겠다고 했다"는 얘길 들었다. 곧바로 보고하고 기사 작성. '단독'이 붙었다. '모든 기사는 현장에서 나온다'는 선배의 말을 실감했다. 5월 광주는 여전히 어둡고 무겁다. 5월 광주를 살아가는 기자 역시 어깨에 짐 하나 얹고 산다. 진실규명과 5월의 왜곡 폄훼에 맞서야 할 짐. 천형일 수도 있는 그 짐을 벗을 때 5월 광주는 어둠과 무거움이 아닌 민주주의의 축제로 거듭나지 않을까.
광주전남기자협회 22-05-27 조회1173
전국 언론인 “불의에 맞선 오월 정신 계승” 전국 기협 기자단 30여명 참여 2박3일 일정 민주묘지 등 방문“신군부 만행 낱낱이 밝혀져야 참된 사과·용서·위로 가능해” <사진설명> 5·18민주화운동 전문 연수 참여자들이 옛 전남도청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국 언론인들이 5·18민주화운동 42돌을 맞아 부당한 역사에 맞서 자신을 희생한 오월 영령과 민주 열사의 뜻을 잇겠다고 다짐했다. 광주전남기자협회는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전국 언론인을 초청해 5·18민주화운동 전문 연수를 펼쳤다. ‘5·18 42주년 민주역사기행’을 주제로 열린 행사는 전국 언론인에게 5·18의 진실을 알리고 역사 왜곡 근절에 앞장서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한국기자협회를 비롯한 산하 인천·경기, 대전·세종·충남, 충북, 대구·경북, 경남·울산, 전북, 강원, 제주 등 전국 기자협회 회원 3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5·18 사적지를 답사하고 강연을 들으며 5·18 역사 왜곡·폄훼 문제를 토론했다. 행사 첫날인 12일에는 전두환 회고록 관련 민·형사 소송 법률 대리인 김정호 변호사와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를 초청해 5·18 허위 사실 유포 처벌법의 필요성과 진상 규명 과제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참석자들은 권력을 빼앗으려고 시민을 학살한 전두환 신군부 세력의 만행이 낱낱이 밝혀져야 참된 사과·용서·위로가 이뤄질 수 있다는 데 뜻을 모았다. 13일에는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합동 참배를 했다. 참석자들은 언론 자유 수호에 헌신한 고 송건호·리영희·김태홍 선배의 묘역을 참배한 뒤 망월동 5·18 옛 묘역을 찾아 민족·민주열사들의 정신도 기렸다. 이번 행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광주지사와 광주시가 후원했다. 신대희 사무국장
광주전남기자협회 22-05-26 조회1065
5·18 역사 기본 교육 다시 오월, 언론의 역할 가슴에 새기다 언론보도 흐름 주제 30여명 참석80년 당시 억압·통제 진실 은폐42년 지난 현재 역할·과제 고민참석자들 “진실 밝히는 데 일조” <사진설명> 5·18 42주기를 한 달여 앞둔 지난달 12일 5·18기록관에서 저연차 기자 30여 명을 대상으로 역사 기본 교육이 열렸다. 1980년 5월, 언론은 신군부의 검열 아래 5·18민주화운동을 있는 그대로 보도할 수 없었다. 오월 광주의 진실은 왜곡됐고, 일부 감춰졌다. 광주전남기자협회 주관으로 열린 올해 5·18 역사 기본 교육은 기자들이 5·18의 진실을 알리고 정신을 계승하는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했다. 5·18 42주기를 한 달여 앞둔 지난달 12일 5·18기록관에서 저연차 기자 30여 명을 대상으로 역사 기본 교육이 열렸다. 교육 1부는 홍인화 기록관장의 ‘5·18민주화운동과 이후 언론 보도의 흐름’을 주제로, 2부는 정병흠 연구실장의 ‘임을 위한 행진곡의 배경과 세계화’를 주제로 진행됐다. 1부에선 신군부가 1980년 언론 탄압을 통해 정권 찬탈 과정을 왜곡·조작했다는 내용이 소개됐다. 전두환 신군부 세력은 1980년 5월 16일 언론 검열 지침을 통해 각 신문·방송사의 공정 보도를 막았다. 5·18민주화운동을 폭력 시위로 쓰라고 강요했다. 기자들은 강하게 저항했지만 군의 폭압·통제에 광주의 진실은 외부로 알려지지 못했다. 5·18 핵심 자료도 여러 차례 폐기·조작됐다. 결국, 신군부가 만든 5·18 왜곡 프레임은 수십 년 동안 보수 정권과 미디어를 거쳐 끊임없이 지속·확산했다. 이는 실체 규명의 한계로 이어졌다. 발포·암매장·민간인 학살 등에 대한 진상 규명은 42년째 진행형이다. 신군부 세력의 양심 고백이 절실한 상황이다. 2부에선 박기순·윤상원 열사의 영혼결혼식에 헌정된 임을 위한 행진곡이 국내를 넘어 미얀마·홍콩·대만 등 세계 각지의 민주 투쟁 장소에서 불리고 있는 만큼 5·18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세계화 방안이 활발히 논의돼야 한다는 내용도 강조됐다. 홍 관장은 교육을 마치면서 “5·18 당시 신군부의 보도 검열로 언론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여러분께서 오월을 밝혀주시길 바랍니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각자 5·18의 남은 과제를 두고 역할을 고민했다. 이번 교육에 참여한 전남일보 도선인 기자는 “1980년 5월 시민들이 신군부 세력에 맞서 민주화를 외치며 숨지거나 희생됐다”며 “여전히 5·18민주화운동 왜곡·폄훼가 지속하고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오월의 진실이 오롯이 드러나도록 기자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 기자들은 1980년 5월 20일 0시를 기해 검열·제작 거부를 결의하고, 신군부의 헌정 유린에 맞섰다. 이후 1000명 넘는 기자가 고문·실형, 강제 해직 등의 고초를 겪었으나 언론 자유를 지켜왔다. 김혜인 편집위원
광주전남기자협회 22-05-26 조회1088
제주 4·3 세미나 “미처 알지 못했던 제주 아픔 깊게 느꼈다”4·3 유적지 돌아보며 마주한 역사어렴풋 짐작했던 것보다 더 참담이름 얻기도 전에 희생된 아이도세미나 계기로 역사 공부 과제로 <사진설명> 지난 3월31일부터 4월2일까지 제주 일원에서 제주4 3세미나가 진행됐다. 광주전남기자협회가 마련한 제주 4·3 세미나를 통해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제주의 아픔을 더 깊게 느껴 개인적으로 값진 시간이었다. 실제로 제주4·3평화공원 위령탑을 올려다보며 스친 생소함과 낯섦에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광주에 살면서 5·18민주화운동 추모비는 수십 번 봤지만 4·3 위령탑은 그 형태조차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글을 시작하기 전, 대학시절의 경험 하나를 공유하고 싶다. 세계의 전쟁사 강의를 수강하던 중, 한 베트남 학우가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이라며 처참한 사진을 들고 온 일이다. 그 순간 정말 한국군의 소행일까, 저 학우는 왜 저 사진을 발표했을까, 하는 식으로 수많은 물음표가 머릿속을 채웠다. 그중 가장 큰 것은 ‘왜 나는 퐁니·퐁넛 마을 학살을 들어본 적조차 없을까’하는 의문이고, 반성이었다. 모른다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은 제주4·3평화공원과 북촌리 너븐숭이 마을을 둘러보는 순간순간 계속됐다. 유적지를 통해 본 제주4·3은 어렴풋한 짐작으로 생각해왔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했다. 제주4·3평화공원에 마련된 위패봉안실에는 군경의 총칼에 목숨을 잃었던 사람들의 이름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도 부족할 만큼 빼곡하게 붙어있었다. 수많은 이름들 사이로 군데군데 ‘강기중의 자’, ‘김석호의 차녀’ 하는 긴 글자들이 눈에 띄었다. 이름 석 자를 얻기도 전에 목숨을 잃어야 했던 아이들의 위패였다. 제주4·3평화기념관에는 아래턱이 없어지거나, 다리를 잘라낸 채로 일생을 살아야 했던 제주도민들의 사진이 수백 장은 붙어 있었다. 유해 발굴 현장을 재현했다는 전시관에는 수십 명의 유해가 어느 부위의 뼈인지도 알기 힘들 만큼 뒤섞여 널브러져 있었다. 제주4·3세미나를 마치기 전, 제주도에 대한 내 이미지는 평화로운 휴양지 혹은 즐거운 관광지 정도였다. 2박 3일의 일정을 보낸 이후에야 하얀 모래사장 옆에 떡하니 남아있는 일제군수창고를, 제주도 곳곳에 널려있는 4·3피해자 무덤을 알아갈 수 있었다. 2년이라는 짧지만은 않은 기간 기자생활을 했지만 ‘아직도 모르는 게 많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는 요즘이다. ‘광주 토박이’라 자부하면서도 5·18민주화운동이 늘 어렵듯 말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은 기자라는 직업의 대표적인 장점 중 하나가 아닌가. 기자협회에서 마련한 제주세미나를 계기로 4·3 공부를 시작한 만큼, 그 공부를 이어가는 것은 나의 숙제라고 생각한다. 남은 기자생활동안 수백 번쯤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가는 것이 내 과제이듯 말이다. 무등일보 안혜림 기자
광주전남기자협회 22-05-26 조회1059
정당 일정·발언·동정에 집중… 심층·기획 태부족 위기의 지방선거 위기의 지역사회언론 ‘민주 텃밭’ 프레임 씌워지역사회 ‘침묵의 나선’ 경계문제의식 기반 저널리즘 고민새로운 패러다임 전환할 시기 “코끼리는 절대로 생각하지 마!” 이 말을 들었을 때, 코끼리를 생각할 수 있을까요? 답은 “불가능”입니다. 코끼리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아무리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더라도 본능적으로 코끼리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인지언어학의 창시자인 조지 레이코프 교수는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통해 이러한 ‘프레임의 덫’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프레임이 한번 형성돼 갇히면, 빠져나오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몇백배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민주당 텃밭 광주전남”, “당내 경선이 곧 본선”, “본선보다 치열한 경선” 지방선거 과정에서 광주·전남 지역언론들에서 쏟아져나온 제목들입니다. 각 선거구의 판세를 분석하거나 경선 후보들의 전략을 보도할 때면 이런 관용구들이 으레 사용됐습니다. 유권자들이 선거보도를 접할 때, ‘민주당 텃밭’을 읽고 아무리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더라도 본능적으로 ‘민주당 텃밭’을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들은 일종의 ‘프레임’으로 작용했습니다. ◆일당독점 일조하는 ‘프레임’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선거보도 모니터링을 진행했습니다. 4월 28일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광주전남기자협회 소속 11개 신문·방송이 그 대상입니다. 지역언론들의 선거보도량은 대선에 비해 두배 가까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대부분의 보도가 정당의 경선일정이나 후보들의 발언, 동정에 집중됐고, 그만큼 심층적인 기획기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대부분의 보도는 민주당 경선에 집중됐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민주당 텃밭” 같은 관용구들은 경선 과정을 중계할 때 주로 사용됐습니다. 지금까지의 선거 결과로 미루어 볼 때 이러한 ‘프레임’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정말로 경선이 본선으로 이어지고 있고, 모두가 민주당 텃밭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광주·전남 지역언론이 걸어온 길을 역행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지역 언론들은 그동안 ‘일당독점’의 폐해를 주시해 왔습니다. 또한 지역 정치의 ‘다양성’ 보장에 대한 목소리를 놓치지 않고 다뤄 왔습니다. 지방자치 안에서 누적된 문제 의식에 대해 시대적 과제이나 지역 사회의 중요한 개선 과제임을 잊지 않고 방향타를 잡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프레임 이론만으로는 설명하지 못하는 ‘패러다임’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프레임 이론에서 설명하듯이, 언론보도의 표현이 기존의 수사(레토릭)를 반복하는 데 그친다면 언론의 역할은 문제해결에 다가가기보다는 반대로 부정적인 프레임을 강화하고, 또한 지역사회가 침묵의 나선 속으로 빠져들어가 버리도록 유도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개혁의 방향이 명확하다면, 프레임을 강화하는 역할이 아니라 올바른 패러다임으로 사회가 흐를 수 있도록 프레임을 전환시켜줘야 할 책무가 언론에게 있습니다. ◆민주주의와 언론의 위기 그간의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 이면에는 언론인들의 저항적 의식과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 정의를 향한 사명이 지대한 역할이 있었습니다. 언론인들의 정확하고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 치열한 고민을 거친 냉철한 저널리즘으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지금의 우리 지역 정치상황을 “풀뿌리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합니다. 지방선거에서 광주전남지역의 무투표 당선은 총 61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 후보 간 경쟁률도 1.9대 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않고 당내 경선만 통과한 채 당선을 확정짓는 절차는 민주주의의 핵심인 시민의 참정권을 박탈함과 동시에 당선자들의 대표성과 정통성을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후보가 누군지 알 수도 없고, 불리한 구조에 정당들은 후보를 내지 않고, 전체 절반이 넘는 시의원이 무투표 당선되는 현재의 광주전남 정치는 분명 우리가 알던 민주주의의 모습이 아닙니다. ◆지역사회 전체가 도약 위해 노력할 때 시민사회도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대와의 연결고리가 점점 끊어지고, 시민들의 욕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관성화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활동범위 또한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겁니다. 광주전남 지역도 ‘지역소멸’ 위기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모두가 총체적 위기입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는 일은 정치, 시민사회, 언론 어느 한 분야가 해결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지역사회가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공고히 해나갈 때만이 문제해결에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고, 더 나아가서 지역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시기입니다. 언론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언론인들의 역할이 절실합니다. 김현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광주전남기자협회 22-05-26 조회963
거리두기 풀리자 몸 풀고 흥 폭발했다 3년 만에 완전한 체육대회 개최18개 지회 가족 300여명 참석줄다리기·신발 던지기 등 만끽품절대란 포켓몬빵 아이들 만족 <사진설명> 광주전남기자협회 봄 체육대회 경기 중 가장 인기였던 신발 멀리던지기 대회 장면 모습. 협회 회원 자녀들의 열정적인 참여가 인상적이다. 화창한 봄날, 광주·전남 기자들이 하루만큼은 노트북을 내려놓고 운동장을 누볐다. 43대 광주전남기자협회가 처음 주최한 봄 체육대회가 지난달 23일 광주시 광산구 서봉동 호남대학교 천연잔디구장에서 열렸다. 체육대회는 광주·전남 각급 기관 단체장과 국회의원 등의 축하 속에 18개 지회 회원과 가족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이후 치러지는 행사라 참가자들의 부담이 덜어졌다. 맹대환 회장은 개회사에서 “기자들의 역량이 지역 사회에 보탬이 되도록 모임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개회식에서 전임 사무국장으로 활약한 박기웅 감사(광주일보)는 협회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단체 줄넘기와 줄다리기, 릴레이 달리기 등 명랑 운동회로 진행된 이번 대회에서는 전남매일 지회가 우승기를 거머쥐었다. 전남매일이 종합 우승을 거둔 건 지난 2000년 이후 22년 만이다. 젊은 피로 무장한 전남매일은 단체줄넘기에서 압도적인 점수 차를 내며 일찍이 우승 후보로 점쳐졌다. 광주MBC 지회가 준우승했고, 광주일보는 3등을 차지했다. 훌라후프 오래 돌리기 종목에서는 각 지회 참가자들이 운동장에서 동시에 훌라후프를 빙빙 돌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참가자들의 경쾌한 몸짓에 관객들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회원 가족들도 신발 멀리 던지기 번외 경기에 참여하며 동심의 세계를 만끽했다. 우승의 주인공이 결정될 마지막 대회 ‘릴레이 달리기’에서는 응원 열기가 절정에 치달았다. 국장급을 포함해 남녀노소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어 호응이 높았다. 참가자들은 캥거루 달리기와 훌라후프 돌리며 달리기, 그늘망 아래 통과하기, 2인 3각 달리기를 연달아 하며 때로 넘어져도 씩씩하게 대회에 임했다. 대회 막간에는 전남일보 지회 최동환 회원과 뉴스1 이수민 회원, 무등일보 이경원 회원의 현란한 춤사위가 무대를 달아오르게 했다. ‘아재 춤’과 ‘아이돌 댄스’의 경합 속에서 최동환 회원이 어린이 판정단의 선택을 받아 1등에 뽑혔다. 종합 우승 시상식에 앞서 진행된 경품 추첨에서는 전남매일 오선우 회원이 1등에 당첨되며 겹경사를 맞았다. <사진설명> 품절대란 '포켓몬빵'을 사수하기 위해 림보 게임에 열중하는 아이들 모습. 100여 개의 경품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건 전국에서 오픈런 대란을 일으키고 있는 ‘포켓몬빵’이었다. 주최 측이 수소문 끝에 어렵게 구한 포켓몬빵은 림보 게임에 참여한 자녀들에게 경품으로 주어졌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포켓몬빵 하나로 추억을 소환하는 시간이었다. 함께 뛰놀며 서로가 한층 가까워진 이 날, 광주·전남 언론인과 회원 가족들은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체육대회를 마무리했다. 백희준 편집부위원장
광주전남기자협회 22-05-26 조회1242
<사진설명 위에서부터>1.2022 광주전남기자협회 봄 체육대회가 지난달 23일 광주 광산구 호남대학교 천연잔디구장에서 18개 지회 회원과 가족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2.광주CBS 지회 회원과 가족들이 온 힘을 다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3.훌라후프 오래돌리기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4.뉴스1 이수민 회원이 현란한 춤사위를 선보이고 있다.5.이날 종합우승을 차지한 전남매일은 지난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우승기를 거머쥐었다. 사진=신대희 사무국장·뉴시스 변재훈·김혜인 기자
광주전남기자협회 22-05-26 조회1114
재난현장 맨몸 취재… 언론사는 무관심톡talk밀담 재난현장 취재 긴급점검 코로나 위험·근무환경 열악장비·수당 등 요청조차 무시장기화에 기자정신만 강조적극적인 언론사 지원 절실 코로나19 국내 발병일 기준으로 3년이 지났다. 현장 곳곳을 누벼야 하는 기자들에게 개인 방역은 그야말로 ‘개인 몫’이 된 지 오래다. 여기에 최근 지역에서 대형사고까지 연달아 발생하면서 재난현장을 쫓는 기자들의 노고와 고생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감염 위험부터 한파, 취재 경쟁까지 오롯이 홀로 감당하고 있는 기자들은 현장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언론사의 탑다운(top-down) 방식의 의사결정, 권한처럼 부여된 책임소재, ‘맨땅에 헤딩하기’에 기댄 재난현장의 취재 현주소를 가감 없이 전달하고자 한다. “너무 추웠어! 핫팩이 필수일 줄은 몰랐어.” -A 기자 지난 1월11일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가 터지고 난 뒤 현장을 찾았던 기자들은 재난현장의 악조건과 손발 시린 한겨울 추위까지 감당해야 했다. 아수라장이 된 사고 현장에서 코로나 감염 우려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사고 나흗날부터 임시 기자실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수많은 언론사와 기자들이 사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자리 선점에 실패한 기자들은 혹독한 추위를 맨몸으로 견뎌야 했고 주변 카페와 편의점을 전전하며 마감하기 일쑤였다. “현장을 벗어날 수 없으니 눈치를 보며 구호 물품을 썼지…” -B 기자 사고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자 각 언론사도 특별취재팀을 구성하는 등 나름의 대처를 강구했다. 하지만 실상은 취재·보도 인력 1~2명을 투입해 교대로 근무를 하게 했을 뿐. 사진 한 장, 기사 한 줄을 챙기려는 기자들이 현장을 떠날 수 없는 상황은 사고 초반과 달라지지 않았다. 이러한 악조건에서 원활한 취재 활동을 하기 위해 지원 물품 사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지만 현장 기자들은 우선순위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재난사고 피해자들과 동고동락하면서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도움을 받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자괴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재난보도준칙 제대로 교육받은 적 없지만, 경험으로 체득한 거지…” -C 기자 이 와중에도 기자들은 현장에서 스스로 체득한 재난보도준칙을 엄수하고자 노력했다. 하루 만에 사고가 마무리된 학동 재건축 건물 붕괴 사고와 한 달간 지속된 화정 아파트 붕괴사고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현장 기자들은 스스로 달라졌음을 느꼈다. 장기간에 걸쳐 관행처럼 쏟아진 자극적이고 센 기사에 대한 요구에 맞춘 기사를 작성하기 보다 구조 상황 등 사고 현장 분위기를 사실 그대로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사고로 인해 가족을 잃은 충격과 아픔에 빠진 유족들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했으며 단독이나 속보로 포장되는 과열된 취재 경쟁에 앞서 팩트 확인에 신중을 기했다. “언론사의 지원은 변하지 않았다” -D 기자 지역은 물론 사회 곳곳에서 대형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필연적으로 사고 현장에는 기자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재난보도 현장에 내던져지는 기자들을 위한 조치는 전무하다. 실제로 일부 언론사는 취재 기자의 물품 지원 요청을 무시했으며 현장 취재 기자 대다수가 밤낮 없는 비상근무체제에 대한 제대로 된 수당조차 받지 못했다. - 편집위원
광주전남기자협회 22-03-10 조회1139
“구호·방한 등 지원물품 눈치보며 사용… 재난보도준칙 현장에서 스스로 체득”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붕괴 사고 희생자들의 합동장례식이 치러진 지난달 25일 한 달여 동안 수습 과정을 취재·보도한 광주전남지역 기자 10명과 재난현장의 취재 현주소에 대해 집담회를 가졌다. 집담회 참여자는 현장에 머물렀던 시간과 연차 등을 고려해 매체별로 선정했으며 자유로운 토론을 위해 익명으로 진행했다. 다음은 실제 나눴던 재난 현장 취재기자들의 현장 뒷이야기와 애로사항 등을 그대로 담았다. ◆열악한 취재 환경 사고 발생 당시 현장으로 달려간 취재기자들을 기다렸던 것은 다름 아닌 강추위였다. 한겨울 영하의 날씨 속에서 장시간 뻗치기를 해야 했던 기자들은 핫팩으로 추위를 버텼다. 코로나 확산세 또한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기자들은 방역부터 방한 물품까지 사비로 충당해야 했다. 단호한 프로도 “진짜 너무너무 추웠어. 핫팩이 필수일 줄은 몰랐어” 새벽 “당시에는 상황이 너무 급박해서 코로나 관련 걱정은 안 했던 것 같아” A씨 “마스크는 현장에서 지원 나온 적십자에서 챙겨줬어. 부족할 때 언제든지 가면 주셨지” 단호한 프로도 “나는 마스크, 핫팩, 취재 사다리, 안전모 등을 회사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어. 참사급 취재에 있어서 회사의 대응이 안일하다는 걸 학동에 이어 또 한 번 느꼈어” ◆임시 기자실 ‘신의 한 수’ 실종자 구조 과정이 지난해지면서 사고 피해자 뿐 아니라 현장에 상주하는 기자들을 위한 구호·방한 물품 등이 지원됐다. 하지만 현장을 떠날 수 없는 상황에서 구호품을 써야 하는 기자들은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미안함을 가져야 했고 일부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까지 했다. 이 와중에 마련된 임시 기자실은 찬바람을 막아줬고 열악한 근무조건을 조금이나마 완화시켰다. 사고 수습이 장기화될수록 임시 기자실은 존재만으로 빛을 발했다. 새벽 “(회사에서)취재 물품 지원은 전혀 없었어. 주변에 편의점도 핫팩 같은 게 다 떨어져서 구할 수도 없었고 현장을 벗어날 방법도 없으니 눈치 보면서 구호물품을 썼던 거 같아” 신난 어피치 “(구호물품 사용은)그렇지 우리가 우선순위는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단호한 프로도 “임시 기자실 마련은 정말 신의 한 수였다. 회사에서 관심이 없는 와중에 기자협회에서 기자실부터 식사까지 틈틈이 후원이 와서 정말 든든했어” 신난 어피치 “항상 발이 시렸지만 거기 없었음 정말로 길에 나앉았을 거야ㅠㅠ” 야마 뭐야 “임시 기자실은 중앙사 아지트가 됐고 지역 기자들은 파스쿠찌나 건너편 봄날 등 카페로 밀려났다는 인상을 난 받았어” ◆지시 없지만 낙종 책임은 기자에 지역에서 대형 참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재난현장 보도 지원이나 매뉴얼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사건·사고 담당 기자들이 대부분 저연령, 저연차임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업무 지시보다 ‘현장의 판단’으로 포장된 주먹구구식 기사 요구가 여전했으며 지역 언론들 역시 심층·탐사 취재 준비 보다는 시간 때우기식 보도로 도배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A씨 “일단 난 우리지역에서 일어난 대형 재난 사고임에도 우리지역 언론이 현장을 이끌어 나가지 못한 것 같아. 기본적으로 아까 이야기했던 대형 참사 대응팀 등이 꾸려지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최근 지역 신문 위주로 엑소더스와 이직 등으로 사회부 기자들의 저연차화 등이 이유라고 생각해” 신난 어피치 “사건팀 막내 한 명 보내서 현장 챙기라 하고 기사 나온 것 보면 안에서 기사 지원은 사건캡 1명 정도?” 야마 뭐야 “사실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인 것 같아. 사건사고를 챙기는 기자들이 굉장히 저경력, 저연령화 됐고. 이들을 이끌어주고 잡아줄 허리 역할의 차장급 기자들이 그동안 많이 업계를 떠났다는 것도 한계인 듯” 신난 어피치 “엄밀히 말하면 경제(건설)기자도 달라붙고 데스크도 전담 인력 붙어야 하는데 그런 곳이 거의 없지. 현장에는 당연히 경력 있는 기자+데스크 1명도 매일은 아니어도 현장 겪어봐야 한다고 생각함” ◆스스로 체득하는 재난보도준칙 지역은 물론 서울과 수도권 매체들까지 사고 현장으로 쏟아지면서 속보·단독 보도에 대한 경쟁이 과열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기자들은 현장에서 스스로 체득한 재난보도 준칙을 성실히 이행했다. 현장 기자들은 회사와 데스크의 자극적이고 센(?) 기사 요구에도 유족과 피해자를 배려해 무리한 취재를 하지 않는 등 균형있는 보도 태도를 보였다. 신난 어피치 “회사에서 재난보도준칙을 교육한 적은 거의 없지만 경험으로 체득한 거지. 물론 회사는 ‘기자가 그럼 쓸 수 있을게 어디 있냐’며 센 걸 요구하는 경우가 많지. 근데 사연보도가 애매한 게…가족, 당사자 배려가 최우선이 돼야 하지만 가족들이 원한다고 무조건 킬도 정답은 아니라고 봐. 얼마큼 설득하고, 얼마큼 수위를 잘 조절하느냐가 능력이지” A씨 “이번 현장에서는 일정 시간이 지나자 피해자들 가족들이 스스로 자기들의 사연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러한 대형 사고에서 피해자 개인사에 대한 보도 부분에 대해서 다시 돌이켜 봐야 한다고 생각해. 기본적으로 세월호 이후 대형 참사에 한해서는 피해자 개인사에 대해서는 본인들이 요구하지 않는 이상 무리한 보도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해. 기본적으로 데스크의 마인드가 이런 부분을 필요로 하는 것 같아” 새벽 “유족들과 같이 있던 시간이 많다보니 혼자 있을 때 죄책감 같은 게 자꾸 들어” ◆언론사측 지원 절실 재난현장 취재·보도가 장기화되면 사건 피해자와 관계자들에 대한 지원이 당연시 되는 것만큼 기자들 역시 물리적·경제적 지원이 요구된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언론사들이 기자들의 휴식 없는 고강도 업무를 관행처럼 여기고 있다. 더욱이 충분한 보상을 할 수 없는 일부 언론사는 아예 취재 지시조차 하지 않는 등 사실상 방치하면서 기자들 스스로 일을 하면서 불이익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보다 나은 재난 사고현장 취재를 위해서 사측의 지원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A씨 “현장에서 일하는 데 따른 보상 즉 시간외 수당이나 휴일 수당 부분은 전혀 고려되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있었다고 생각해. 52시간제 추가근무 휴가근무 대체휴가 등의 기본적인 노동권 보장부분은 여전히 지켜지지 않는 부분 많아” 떡 먹다 체한 무지 “우린 휴일 근무수당 받긴 했어 손톱만큼이지만” 단호한 프로도 “우리는 수당을 못주니깐, 아예 데스크가 주말이나 밤에 현장 나가라는 지시를 안 해. 하지만 그렇다고 안하면 나는 실시간으로 사안을 놓치게 되니깐, 그냥 현장 나가 있는 거야. 좀 이런 거에 대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A씨 “지시는 하지 않지만 놓치면 오로지 현장 기자 몫이라는 거” 야마 뭐야 “사측 지원을 떠나 스스로 현장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뛰었는지 자성의 목소리도 필요” - 편집위원
광주전남기자협회 22-03-10 조회1098
눈발 날리던 그 겨울, 기자들 현장 지켰다 현산 아파트 붕괴 사고 취재기 현장 출동 지시받을 때만 해도“별일 아닐 거야” 막연한 짐작 수백명 달하는 취재진과 경쟁 나중엔 핫팩 전달하며 정 나눠 <사진설명> 붕괴 참사 27일째인 지난달 6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광주전남기자협회 기자들이 눈을 맞으며 현장 정례 브리핑을 취재 중이다. - 장아름 편집위원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외벽이 무너졌단다. 빨리 현장으로 가라.” 지난 1월11일 오후 3시 50분께 사회부 선배의 전화를 받을 때만 해도 대수롭지 않은 사건일 것으로 지레 짐작했었다. 17명의 사상자를 냈던 학동 참사가 발생한 지 반 년 정도 지났던 시기. 그렇게 큰 사고를 겪고 난 뒤라 그랬을까. 그때보다는 덜 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생각을 가지고 현장으로 향했다. 현장에 도착해 본 광경은 상상했던 것과는 달랐다. 39층짜리 아파트 중 17개 층이 폭삭 내려앉은 모습이었다. ‘종잇장처럼 구겨졌다’는 말을 이럴 때 쓰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난히도 추운 날 사고 사고가 발생한 날은 그날따라 눈발도 흩날리고 참 추웠다. 바람도 강하게 불었다. “추운데 왜 사고가 나서….” 현장을 돌아다니며 마음속으로 계속 볼멘소리를 했다. 사고 첫날 첫 구조당국의 브리핑에서는 “경미한 부상자 이외 피해자가 없다”고 했다. 대신, 붕괴 건물 옆 부분에 부착해놓은 140m의 타워크레인 지지대가 기울어진 상태로 타워크레인이나 건물의 추가 붕괴 우려가 제기돼 긴급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이것만 정리되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그날 저녁이 되자 바로 바뀌었다. 붕괴건물 24층과 31층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6명의 행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현장 주변 모든 불이 꺼지고 구조작업도 멈춰 섰다. 일대 주민들과 상가 상인들도 모두 대피했다. 6명의 실종자 가족들이 소식을 듣고 현장 인근 천막에 모여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사고 첫날이 그렇게 지나가면서 ‘광주시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 에 대한 약 한 달간의 취재가 시작됐다. ◆시멘트 바닥서 마감… 흡사 전쟁통 둘째 날부터 브리핑 장소와 현장 인근에는 인원을 셀 수 없을 정도의 취재 기자들이 몰렸다. 브리핑 때는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평소 친분이 있는 지역기자들보다는 처음 보는 기자들이 더 많았다. 말 그대로 ‘전쟁통’이었다. 각자의 역할을 하기 위해 자리를 지켜야 하는 취재기자들은 추운겨울 시멘트 바닥에 아무렇게나 앉아 현장을 지켰다. 급변하는 상황 때문에 칼바람에 온몸이 얼어붙어도 현장의 자리를 비울 수 없었다. 또 현장에는 기자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6명의 실종자들이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는 피해자 유가족들도 천막만으로 추운 겨울에 현장을 지키기에 취재기자들의 어깨는 더 무거웠다. 기자들은 핸드폰과 노트북 배터리가 부족하면 인근카페에 들어가 충전을 하면서 몸을 녹이기를 반복하면서 현장을 지켜야만 했다. 사고 발생 3일 뒤인 14일 인근 오피스텔 어린이집에 임시기자실이 마련되면서 그나마 상황은 좀 나아졌다. 추운 날씨를 버티기 위해 필수적인 핫팩과 보조배터리, 깔개 등의 물품과 샌드위치·햄버거·초밥과 같은 음식이 광주전남기자협회와 지자체 등에서 지원 되기도 했다. 중앙지와 중앙 방송 등에서 파견 온 얼굴도 모르는 기자들이 많아 공간도 부족하고 서로 소통할 기회가 없었지만, 현장에서 서로 속보경쟁을 하면서도 추운 날씨에 떨고 있는 동료 현장기자들을 보면 주머니 속에 들어있던 핫팩을 전달하며 서로를 독려하는 정이 쌓여갔다. 광주·전남지역에서 발생한 사고현장에 정부까지 나서는 건 드문 일이었지만, 상황이 장기화되며 중앙사고수습본부까지 꾸려졌다. 피해자들이 속속 발견되고 수습되면서 점차 언론의 관심사항에서 멀어지게 됐지만, 지역언론은 끝까지 현장을 지켰다. 사고발생 발생 29일째 만에 모든 실종자가 수습됐다. 수습을 마친 소방당국의 마지막 브리핑에서 브리퍼는 “사고현장을 지키며 피해자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기다리던 피해자 가족들에게 실종자들을 되돌려 보내지 못해 미안하다”며 울먹였다. 이로써 현장취재도 마무리됐다. - 정병호 광주일보 기자
광주전남기자협회 22-03-10 조회1175
신속·정확 보도 빛났지만 지역언론 역할 아쉬움 현산 아파트 붕괴 사고 미디어 비평 얼마 전 발생한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는 사고 초기부터 이미 ‘후진국형 안전사고의 전형’으로 분석됐습니다. 어느 때보다 언론, 특히 지역언론의 역할이 중요했습니다. 무리하게 앞당긴 공사일정, 부실 감리·안전점검 의혹, 연이은 사고에도 가벼웠던 기업의 책임과 정부·지자체의 부실한 관리감독 등 문제가 켜켜이 쌓인 정황들은 이 사고가 지역의 구조적이며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사고라는 것을 가리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재난 상황서 신뢰 있는 정보 전달 사고 발생 후 당국의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각종 의혹이 난무하는 가운데, 지역신문들의 현장취재와 심층취재들이 시민들의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신뢰 있는 정보들을 제공하며 빛을 발했습니다. 재난보도의 제 1준칙은 단연 ‘정확하고 신속한’ 보도입니다. 한 달 넘는 기간 동안 계속해서 현장을 지켰던 일선 취재기자들의 노고로 속속 발표되는 구조 소식과 당국의 브리핑, 현장의 분위기 등을 가장 발 빠르게 전했습니다. 실종자들의 구조가 늦어지면서 시시각각 속보가 나오는 가운데, 지역신문들의 지면을 통한 집중보도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지역언론들은 사고 발생일인 1월11일 이후 3월 현재까지 매일 1면과 사회면의 많은 부분을 할애해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시민들이 매일 아침 종합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특히 전문가들의 오피니언을 담아 문제점을 지적하고, 현장을 찾은 정치인들의 추태를 지적한 기사, 소방관과 자원봉사자들의 인터뷰까지 다양한 시각을 담아낸 기사들이 주목됐습니다. 한달여동안 집중보도 큰 노력방송 3사 유튜브 라이브 눈길단체장에 주목·축소 보도 허물대형재난 반복되지 않게 노력 ◆뉴미디어 활용 저널리즘 ‘눈길’ 지역방송들의 유튜브를 통한 생중계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광주시민들은 ‘멘탈붕괴’ 상태였습니다. 학동참사에 이어 또다시 들려온 사고 소식에 시민들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자연히 사고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서 지역방송 3사가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에도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댓글로 실시간 소통했습니다. kbc광주방송은 사고 발생 후 18일 동안 매일 정례적으로 현장 브리핑을 진행해시민들께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전달되면서 불필요한 불안이나 유언비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유튜브로 시작된 생중계가 TV송출까지 이어지면서 지역 재난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저널리즘을 선보였습니다. 사고에 앞서 무등일보는 지난해 6월28일 이미 <또 HDC…화정동 신축현장도 안전 부실> 기사를 통해 사고가 발생한 아이파크 현장에서 지난해부터 공사 자재가 떨어지는 등 부실한 안전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학동참사 발생 후 다른 공사현장의 안전 문제까지 점검해 보도한 것인데, 이때라도 지역사회가 좀 더 경각심을 갖고 예방에 사활을 걸었더라면, 인명피해가 컸던 이번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반성도 하게 됩니다. ◆축소보도·지나친 단체장 주목은 눈살 하지만 언론이 이런 대형 사고에 무심하다면,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사고 다음 날인 12일자 전남매일 1면 톱기사로 사고 소식 대신 ‘무등산에 케이블카·친환경트램 건설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날 사고 관련 기사는 여러 장을 넘겨 7면 사회면 하단에 짤막한 토막기사로 처리됐습니다. 그 다음 날에도 사고 소식은 1면에서 찾아볼 수 없었고, 자사의 신춘문예 ‘골드문학상’ 시상 기사 등 다른 기사들이 1면을 차지했습니다. 이후 전남매일은 3월 현재까지 사고 관련 심층취재 보도를 단 한 번도 1면에 싣지 않았습니다. 신문지면의 1면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톱기사는 신문사의 ‘얼굴’이라고 합니다. 건설사를 사주로 두고 있는 전남매일의 보도행태는 편집과정에서 압력이 작용하지는 않았나 의구심이 들게 하는 대목입니다. 한편, 해당 사고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광주시장의 현장 지원 모습만 집중 조명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에 다가간 이 시장 인간적 면모(전남매일2월3일)’에서도 역시 비판과 책임 추궁 대신 광주시장의 인간적인 면모에만 주목한 사설을 발표했습니다. 광남일보 역시 ‘붕괴현장 29일 상주 이용섭 시장 감동이다(광남일보2월10일자)’ 사설 등을 통해서 비슷한 시각을 보여주었습니다. ◆가슴아픈 일 더는 없도록 지켜봐야 그러나 이번 참사와 관련해 언론의 활약상을 돌아보며, 지역언론이 가진 재난보도 역량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나 평가해 봅니다. 많은 언론인의 고민과 현장에서 흘린 땀의 결과일 것입니다. 이제는 언론뿐 아니라 행정과 정치, 시민들의 몫입니다. 학동 참사 이후 몇 개월 만에 화정동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반복되는 사고의 경험치가 쌓여갈수록 아이러니하게도 언론의 재난보도 역량은 높아져 왔습니다. 그 결과물을 자양분 삼아서 다시는 가슴 아픈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모두가 마음을 모으고 움직일 때입니다. 언론이라는 한쪽 바퀴가 움직일 때, 시민사회도 바퀴를 돌려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김현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사무국장
광주전남기자협회 22-03-10 조회1188
정치인 휴일 광주행 기분 탓? 정신줄 잡고 쫓는다 지난 총선 밑천 쌍끌이 선거 준비 비대면 시대 SNS 검색 기사 발굴 보도자료 챙기랴 현장 챙기랴 열일 “잦아진 휴일 반납도 행운이라 여겨” 선배들은 기자로서 선거를 뛰는 것은 행운이라고 한다. 기자 생활 3년 만에 정치부로 배속돼 총선을 치른 데 이어 대선과 지방선거를 쌍끌이로 치르는 중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의 바쁨은 감사히 여겨야 할지도 모르겠다. 다행이라고 할 것은 총선 때는 정말 ‘아무것도 모른 채’ 마치 계곡의 거친 물살에 휩쓸리는 나뭇잎과도 같았다면, 지금은 그래도 그나마 정신줄은 붙잡고 있는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사진설명> 지난달 22일 광주 북구 운암동의 한 카페에서 이삼섭 무등일보 기자가 복합쇼핑몰 유치를 주제로 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광주시민 간담회 현장을 취재하고 있다. ◆SNS 중독자? 아뇨, 취재 중입니다만 선거를 치르는 정치부 기자로 생각건대, 표면적으로 보이는 물리적 움직임은 사회부 기자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있다. 차 한잔 마시며 여유 있게 돌아가는 정세를 논할 것 같은 기자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핸드폰 화면을 1㎝ 간격으로 두고 쉴 새 없이 ‘진자노동’ 아닌 진자운동 중인 손가락이 보일 것이다. 더 자세히 보면 뇌 주름은 이미 퍼져 있을 수도? 선거가 임박하니 실시간으로 정치 관련 뉴스가 폭포수처럼 쏟아진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포털을 켜고 중앙, 지방 뉴스 할 것 없이 정치 뉴스를 체크한다. 흐름이라도 놓치면 큰일이다. 어느 순간 넋 놓고 있다가는 ‘누가 뭐 했던데 확인했어?’라는 선배의 말에 심쿵(?)하는 경험을 자주하게 된다. 뉴스 포털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페이스북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서 정치는 메시지 중심으로 가기에, 더욱 중요해진 채널이다. 정치인들치고, 페이스북을 안 하는 이 있던가? 코로나19 이전 시대 광장에서 울려 퍼지던 메시지는 어느 샌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 또 하고 싶은 말을 참지 못하는 이들도 페이스북에 상주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정보습득 창구가 없다. 메시지 하나하나에 촉각을 귀 기울여야 하는 정치부 기자이기에 페이스북에 머무는 시간이 다수다. 잘 모르는 누군가가 SNS 중독자라고 한다면 당당히 사실은 일하는 중이라고 하겠다. 다만 ‘좋아요’ 누르는 것은 마음속으로만. 자칫 오해 살 수도 있기에. 선거가 코앞이니 각 당과 대선후보 캠프 측 보도자료도 쏟아진다. 주요 정당 소식을 전달받는 단톡방에 핸드폰은 폭사 직전이다. 사내 정치팀 단톡방에서는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기사에 부담감이 쌓이는 것도 정치부 기자의 숙명 아닌 행운이다. 참 정치부 기자하기 좋은 환경 아닌가. ◆왜 후보들은 휴일에 오는가 선거이기 때문에 중요한 정치인들의 광주 방문이 잦다. 그중 광주시의회는 정치인들의 만남의 광장과도 같은 곳이기에 유독 바쁘다. 주요 정치인들 광주 방문 소식 뉴스를 보면 대부분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 혹은 ‘브리핑룸’일 것이다. 지난해 초부터 이어진 당대표 선거, 대선 경선, 현재에 이르는 대선까지 대한민국의 대표 정치인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다 봤다고 자부한다. 보수정당에서도 예전 같지 않게(?) 광주 방문이 잦았다. 그 또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주요 정치인들이 유독 휴일에 자주 오는 것 같은 것은 아마 기분 탓일 테다. 분명히 기분 탓일 것이다. 머피의 법칙일 수도 있고 혹은 365일 쉬지 않는 정치인들이 휴일을 생각하는 나태한 기자에 경각심을 주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기왕이면 선거운동 기간이 아닐 때도 자주 봤으면…. 그러다 보니 어느 날은 ‘워딩’하다가 하루를 다 보내는 것 같기도 하다. 오전에 계획했던 기사는 오후로 미루고, 마감은 늦어지고 또 눈치를 보는 악순환은 분명 기자의 문제다. 또 대선을 앞두고 지지선언이 쏟아진다. 대부분 기자회견은 광주시의회에서 열린다. 하루에도 지지선언이 수없이 쏟아져 보도자료만 정리하는데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 보도해달라고 전달받는 기사도 수두룩하다. 너무 쏟아지니 보도가 안 될 때도 많다. 기자로서 다 쓰지 못하는 것에 대해 송구한 마음을 이 자리를 빌려 대신한다. 대선이 끝나면 지방선거이다. 어쩌면 지역에서는 더 중요한 선거이기도 하다. 아직 5년차 미만 기자로서 총선, 대선, 지선을 모두 치른다는 것에 대해 행운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는 한편 요즘 드는 생각은 기자가 노력할수록 열심히 노력한 정치인이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오를 다져본다. - 이삼섭 무등일보 기자
광주전남기자협회 22-03-10 조회1253
지역 취재 역량 강화 교육·연수 기지개 16일 전남자치경찰위와 업무협약자치경찰제 취지·역할 이해 주력 사건기자 ‘섬 치안 세미나’ 추진한중수교 30주년 기념행사 다채4·3세미나 시작으로 맞춤 진행 <사진설명> 광주·전남, 대구·경북, 경남·울산, 제주 등 4개 지역 기자협회 임원들이 지난달 28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2 28 민주의거 기념탑에 참배하고 있다. 참배는 전국 언론인에게 2·28 민주운동의 역사적 의의와 숭고한 정신을 알리고자 마련됐다. 제43대 광주전남기자협회(이하 기협)가 올해 상반기 기자들의 취재 역량 강화를 위한 맞춤형 교육을 확대한다. 기협은 오는 16일 전남자치경찰위원회와 업무 협약을 맺고, 자치경찰제도의 취지와 역할을 이해하는 데 힘을 모은다. 국가경찰이 맡고 있던 생활 안전, 교통·경비, 여성·청소년 등의 업무를 지자체로 이관한 만큼, 지역 특색에 맞는 치안 서비스를 꾸리는 데 협업하자는 취지다. 특히 취재가 시·도 출입 기자와 사회부 사건기자로 이원화된 점을 참작해 자치경찰위원회의 업무 이해도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기협은 신안군 일대에서 ‘섬 치안 세미나’도 추진한다. 섬 관련 사건 보도를 할 때 노예·납치 등 부정적·자극적인 내용으로 편향되지 않게 하자는 취지의 교육을 펼친다. 섬에 대한 인식 제고와 함께 자치경찰위원회의 주요 정책인 섬 치안 활동도 두루 배운다. 기협은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협업해 섬 치안 세미나와 같은 지역 밀착형 교육 프로그램도 다방면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사진설명> 지난달 맹대환 43대 광주전남기자협회장이 장청강 주광주중국총영사와 면담하고 있다. 외연도 넓힌다. 기협은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의 역사·문화·언어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차이나클럽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는 18일부터 12월까지 중국어를 배우고 전남·전북·경주의 한중 교류 현장 7곳을 탐방하는 일정(7~8월 제외)이다. 중국어 강의는 매달 둘째~셋째 주 금요일 오후 6시 30분부터 8시까지 7차례 열린다. 2학기로 나뉜 이 프로그램은 기협과 호남대 공자아카데미가 주최하고, 주광주 중국 총영사관·광주차이나센터가 후원한다. 기협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회원에게 학기당 10만 원을 지원하고, 중국 언론 매체 특파원들과 교류도 추진한다.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도 벌인다. 기협은 오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에서 4·3 세미나를 연다. 4·3사건으로 본 국가폭력 실태와 진실 규명 과정을 돌아본다. 기협은 4~5월 중에 ‘5·18 민주화운동 역사 기본 교육’과 ‘전국 언론인 초청 5·18 민주역사기행’도 펼친다. 42년 전 민중은 왜 목숨을 바쳐 부당한 역사에 질문을 던졌는지, 5·18이 왜 끝나지 않은 투쟁인지를 알리고 언론인의 사명을 되새긴다. 5·18언론상 심사의 전문성도 강화한다. 심사위원 수를 늘리고, 위원 검증도 철저히 할 방침이다. 매년 상·하반기 추진했던 해외 연수 프로그램은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제주 연수로 대체한다. 연말 안에 광주·전남 지역 방송·통신사의 역사를 체계화하는 광주전남언론사(史) 방송·통신편을 편찬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기협 회원들의 화합·친목을 다지는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2030위원회를 중심으로 캠핑·등산 등 다양한 여가 활동과 국내 명소 여행을 지원한다. 영상 편집 배우기, 영화·독서 토론, 바리스타 등 동아리 활동도 추진한다. 프로파일러와 함께하는 범죄 심리 교육, 탐사보도·데이터 저널리즘·뉴미디어, 기후 변화·인공지능·에너지 전환 등 주제를 정해 소규모 학습 모임도 할 계획이다. 봄·가을 체육대회는 코로나19 상황을 보고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대구·경북, 경남·울산, 제주기자협회와 현대사 왜곡 방지를 위한 교류도 이어간다. 4·3사건, 여순사건, 5·18민주화운동, 2·28민주화운동, 3·15의거, 부마항쟁 역사 현장 탐방 프로그램 운영과 취재 협조에 주력한다. 악의적인 허위 정보나 가짜뉴스 배척에도 머리를 맞댄다. 몽골 기협과 교류 행사도 진행될 수 있도록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저널리즘의 공익적 가치를 강화하는 활동과 기협 홈페이지 개편 작업도 추진 중이다. - 신대희 사무국장
광주전남기자협회 22-03-10 조회1039
조심 또 조심했건만… 언론인 확진 잇따라 지역 내 오미크론 확산세 영향취재현장 기자 확진·자가격리화상회의·기자실 임시폐쇄 등대면 최소화 등 방역에 더 세심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빠른 확산세가 광주·전남 지역 언론사까지 뻗쳤다. 각종 취재 현장을 다닌 기자들 가운데 안타깝게도 확진이 여럿 발생했으며, 정확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도 잇달아 생겨났다. 각 언론사는 자가진단과 방역지침을 강화하며 코로나19 확산 막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까지 광주·전남 언론계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적었지만, 연초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오미크론에는 역부족이었다. 코로나19 국내 확산 초기부터 언론사들은 회식과 사적 모임을 자제해왔다. 일부 언론사는 취재를 위한 출입처 간담회도 가급적이면 참석을 하지 말자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지역 기자들이 코로나19에 본격적으로 감염된 건 지난달부터다. 양성 판정을 받은 기자들은 재택치료에 들어갔으며 일부는 자가격리를 끝내고 취재 현장에 복귀하기도 했다. KBS 광주방송총국은 방역 당국의 확진 통보가 없더라도 밀접 접촉 의심자는 부서장 재량으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으며, 뉴시스 광주전남본부는 화상 통화로 회의를 갈음하고 있다. 편집국·보도국 차원에서 가장 먼저 취한 방역조치는 자가진단키트 배부였다. 언론사들은 자가진단키트를 한 차례 이상 배부했으며, 사건팀 등 일부 부서에는 추가로 제공하기도 했다. 편집기자 등 회사를 비우기 힘든 부서에서는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꼭 쓰고 손 위생을 철저히 하자는 분위기가 자리 잡았다. 문제는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기자의 직업 특성상 감염병 노출 위험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 1월에는 ‘광주시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 취재에 동원된 다른 지역 기자가 확진되면서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즉각 자가진단을 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 이후에도 세월호 참사와 42주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등 굵직굵직한 현안 취재가 산적했다. 일부 확진 기자들은 병가를 내더라도 때에 따라 제작에 손을 보태며 편치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출입처 사이에서는 오미크론 확산세를 잡기위해 기자실을 임시 폐쇄하는 등 방역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다. - 백희준 부편집위원장
광주전남기자협회 22-03-10 조회1031
‘선한 영향력으로’ 제43대 기협 닻 올렸다‘혁신위원회’ 중심 공익적 가치 추구급변하는 언론 환경 공동 대응 나서 <사진설명>지난 20일 광주 남구 광주문화재단 별관 아트스페이스 5층 소공연장에서 제43대 광주전남기자협회 출범식이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43대 광주전남기자협회가 언론의 공익적인 역할 강화와 내부 혁신을 기치로 닻을 올렸다.광주전남기협은 20일 광주 남구 광주문화재단 별관 소공연장에서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이날 출범식에는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송갑석·김승남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전남도당 위원장,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광주 북구을 국회의원, 황풍년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 기자협회 회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출범식은 외빈 소개와 협회장 인사말, 집행부 소개, 공로패 수여, 축사,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됐다.맹대환 광주전남기자협회장은 인사말에서 “기자의 선한 영향력이 사회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될 수 있도록 건강한 언론 환경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 내에 혁신위원회를 구성한 만큼, 언론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우리 내부의 문제들을 진단하고 개선할 점을 찾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황풍년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축사를 통해 “기자들이 사회를 진일보하게 만들기 위해선 늘 공공성을 추구해야 한다”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연대하는 협회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광주전남기협은 지난 2년 동안 협회를 이끌며 선후배 기자 간 소통·화합에 헌신한 최권일 제42대 회장에게 공로패를 전달했다.광주전남기협 집행부는 ▲수석부회장 윤현석(광주일보) ▲부회장 장승기(광남일보) ▲부회장 이계상(광주MBC) ▲부회장 백미선(KBS광주) ▲공정보도위원장 박지성(KBS광주) ▲대외협력위원장 오광록(광주일보) ▲편집위원장 김현주(무등일보) ▲혁신위원장 류성호(KBS광주) ▲2030위원장 정희윤(남도일보) 등으로 꾸려졌다.총괄 사무국장은 신대희(뉴시스), 동부·서부권 사무국장은 유대용(CBS전남)·양현승(목포MBC) 기자가 맡았다. 제43대 기협은 혁신위원회를 중심으로 저널리즘의 공익적 가치를 강화한다. 자유로운 취재와 공정한 보도를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이를 통해 건전한 여론을 조성하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또 급변하는 언론 환경 속에서 노동 여건과 편집권의 민주적 행사 여부 등을 두루 살펴 기자의 권익을 옹호할 방침이다. /신대희 사무국장
광주전남기자협회 22-01-28 조회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