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기획
인쇄
이전 목록 다음

[기자이야기] 부장도 인사이동은 피곤하다

작성자 : 광주전남기자협회 (118.40.67.***)

조회 : 24 / 등록일 : 19-10-22 15:08

 

부장도 인사이동은 피곤하다

 

1년마다 출입처 옮기는 떠돌이 인생

나쁘지는 않지만 스트레스는 똑같아

 

a1d2637dcbe48e90a60231cab6c82f94_1571724 

<사진설명> 전남일보는 지난 926일 정규 인사이동을 발표했다. 사진은 인사이동을 발표하기

몇시간 전 편집국의 모습. 평화로워 보이지만, 속은 알수 없다.

직장인에게 있어 인사이동은 설렘이자 스트레스이기 때문이다.

 

1년이 왔다. 지난해 101일 갑작스레 전남일보 사회부장으로 발령이 난 후 얼추 1년만이다. 어디로 갈지, 어떤 출입처를 배정 받을지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런 것은 취재 기자 시절에나 찾아오는 두근거림이다. 데스크(부서장)가 되고 나면 어디나 사실 비슷하다. 광역자치단체가 배정되면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는 있으나 그만큼 할 일이 많고, 그 외 출입처를 만나게 되면 일단 일은 좀 줄어든다.

옛날에는 부서별로 인사이동 발령이 나면 다소간의 희비가 엇갈렸다고 하는데, 요즘은 사실 그런 것은 많이 줄어든 편이다.

왜냐면 어딜 가던 피곤한 것은 마찬가지고, 스트레스는 여전히 한 가득씩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사철이 되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지난 1년을 평가 받는 기분이기도 하고, 앞으로의 1년간의 스트레스를 미리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남일보의 인사는 지난 926일 발표했다.

나는 4명을 데리고 있던 사회부에서 2명을 데리고 있는 전남취재부로 발령이 났다.

일단은 나쁘지 않았다. 2020년이 어떤 해인가. 국회의원 총선과 518 40주년이 기다리고 있는 해다. 어느 부서라고 긴장하지 않을까마는 정치부와 사회부는 이미 전쟁 분위기다.

도청 1진을 명받았지만 2진 기자인 김성수 차장이 워낙 탄탄한 터라 별 걱정은 없었다.

명을 받는 것도 자리를 옮기는 것도 그저 평화로운 마음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것이 간부 직원의 비애다.

과거에는 출입처를 새로 배정 받으면 설레기도 하고 겁도 났었다. 사건팀장인 사건캡을 맡았을 때가 가장 그랬다. 검찰과 판사를 만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않는가. 경제부로 배정 받았을 때 한 일은 제일 먼저 만화로 쉽게 배우는 경제시리즈를 샀다. 아이들에게 경제를 쉽게 가르치기 위해 나온 책이었는데, 경제 용어를 모르니 최대한 빨리 습득하고자 산 것이다.

프로야구를 배정 받았을때는 기록지 쓰는 법을 배웠다. 타이거즈 구단의 프론트들이 기록지 쓰는 것을 옆에서 보다가 어허 그건 아니지라는 참견을 수시로 했고, 나중에는 경기 내용이 숫자로 상치되는 묘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당시 기자단은 경기결과 이외의 주된 관심사는 무등경기장에서 8000원짜리 해물덮밥을 시켜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체육회를 출입할때도 너무나 많은 아마추어 경기의 용어를 외워야 했던 기억도 있다. 사실 안외워도 무방하지만, 필자가 출입할 때는 체육회에 오래 머문 선배들이 많았고 그들과 대화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그랬던 것 같다.

문화부에서는 점심 간담회를 1시간 30분에서 최대 2시간까지 했던 기억과 저녁 간담회를 녹차로 했던 차담회가 기억에 남았다. 아무리 봐도 선이나 면인데, 거기서 예술을 찾아야 하는 전시 기자 시절에는 그야말로 없는 예술성을 쥐어짜면서 기사를 썼다.

그럼에도 필자는 사진부를 제외한 모든 부서를 돌아다녔고, 때에 따라서는 자원도 했다.

그때마다 신이 났고 솔직히 즐겁기도 했다.

허나 간부직원이 된 지금은 그때의 설레임 같은 것은 이미 어딘가로 사라져 버린 상태. 그저 사고 없이 판 잘나오고, 부서원들이 제 할 일, 제 시간에 잘해주면 감사할 뿐이다.

술 마시자고 누가 부르는 것도 피곤하고, 술 마시자고 권하고 싶지도 않다.

한가지 과거와 지금 동일한 것은 있다. 이러저러해도 1년간 정들었던 부서를 떠나면서 인간적인 교류를 했던 출입처 사람들과 멀어지는 것, 매일 같이 뚫어지게 쳐다봤던 타 신문의 그 면을 더 이상 안보게 되는 무관심함. 그리고 또 다른 곳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그것이다. 아 그러고 보니 부장이 돼서 생긴 또하나의 인사이동 스트레스는 내 밑에 있던 부서원들이 다른 부서에서 꾸중을 들으면 괜히 마음이 쓰인다는 것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사람 사는 세상이다. 익숙한 자리를 두고 옮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허나 더 연배가 높은 선배들은 아예 편집국을 떠나 사업부로 가는 경우도 있으니, 아직 편집국에 남아 있는 나로서는 인사이동이 힘들다는 말은 해서는 안될 말인 듯 하다.

/노병하 전남일보 기자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목록
  이름과 비밀번호를 입력하셔야 등록됩니다.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본 웹사이트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장치를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 통신망법에 의해 형사처벌 됨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SITE MAP

팀뷰어 설치파일 다운받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