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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올해의 기자상] 대상 - KBS광주방송총국

작성자 : 광주전남기자협회 (118.40.67.***)

조회 : 3,198 / 등록일 : 21-01-20 16:55

2020 올해의 기자상 -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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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선 아 KBS광주방송총국 기자

 

노동자들 정신적 치유 당연한 세상 오길

 

지난해 5, 광주의 한 폐목재처리공장에서 청년노동자 김재순 씨가 작업 중 사고로 숨졌습니다. 사고 취재 과정에서 동료들이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동료들은 사고 후에도 사실상 계속 근무하고 있었는데, 정신적 치료는 받지 못했습니다. 산재현장 동료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트라우마 심리상담 제도가 있지만, ‘사업주가 요청해야만고용노동부가 개입하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보도가 나간 뒤에야 동료들은 처음으로 고용노동부 산하 직업적 트라우마 상담센터에서 진행하는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심리상담은 광주가 아닌 대구센터 상담사들이 광주로 와서 진행했습니다. 광주센터에는 상담사가 한 명도 고용돼있지 않았던 겁니다. 상담과정을 취재하면서 직업적 트라우마 상담센터 심리상담사들이 계약직 신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상담사들의 불안정한 고용문제가 결국 센터의 반쪽자리 운영으로 이어지고 있던 겁니다.

KBS광주방송총국이 기획 보도한 <산재트라우마-살아남은 자의 상처>는 이처럼 지난해 5월 발생한 김재순 씨의 산업재해 사고를 계기로 시작됐습니다. 산재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노동자들에 대한 심층인터뷰를 통해 1건의 산업재해 사고가 당사자에 그치지 않고 동료들, 가족들에게까지 전이된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지난 2017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사고 이후 정부가 전국에 직업적 트라우마 상담센터를 만들어놓고도 반쪽운영에 그치고 있는 현실과 구조적인 문제점을 보여줬습니다. 보도 이후, 정부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얼마 전 또 다시 광주전남에서 노동자 2명이 작업 중 소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들 동료에 대한 트라우마 치료는 많이 바뀌었을까요? 새해 들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논란 속에 국회를 통과했지만, 안타깝게도 산재 트라우마 치료에 대한 엄격한 규제나 처벌조항은 없습니다. 우리 사회가 아직까지도 보이는 상처보다 보이지 않는 상처에 둔감하기 때문일 겁니다.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넘어 노동자들에 대한 정신적 치유가 당연한 세상이 오길, 간절히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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