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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의 공존, 사건 기자들 준비됐나요”-사회부 기자단

작성자 : 광주전남기자협회 (118.40.67.***)

조회 : 1,190 / 등록일 : 21-11-23 15:06

코로나와의 공존, 사건 기자들 준비됐나요

 

거리 두기취재 방식 일대 변화

전화·풀단다각·심층보도 한계

취재진 노력·희생만 의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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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지난 622일 오전 취재진이 광주지법 101호 법정 앞에서

학동 재개발 4구역 붕괴 참사 감리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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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아부지, 왜 인자 말씀하셔요. 허벌나게 서운합니다.” 지난해 2월 어느 날, 필자가 숟가락을 내려놓고 한 말이다. 서운함을 토로한 배경은 이렇다.

필자는 당시 광주 첫 코로나19 환자(전국 16·18번째)가 내원했던 광산구 모 병원 주변으로 매일 취재를 하러 갔다. 병동 전체가 임시 격리·폐쇄된 탓에 취재 자체가 어려웠다. 고민 또 고민. 취재 아이템을 쥐어짜야만 했다. 잠시 밖에 나온 방역 공무원과 병원 직원들을 따라가 취재하는 것도 벅찼다. 병동 격리 생활의 실상을 알아내지 못했다. 열흘 이상 비슷한 형식·내용의 기사만 썼다. 취재·보도 과정이 늘 막연했다.

막막함에 휩싸여 있을 때 밥상머리에서 황당한(?) 말을 들었다. “아버지 아는 후배가 운동 중 다리를 다쳐 해당 병원 1인실에서 격리 중이었다는 것이다. 미리 알았더라면, 다양한 보도를 할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컸다. 격리 해제 이틀 전 전화 인터뷰로 보름 동안의 격리 생활을 알렸다. 이때만 해도 취재 방식이 송두리째 달라질 것이라고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 세상을 뒤흔든 감염병과의 동행은 이제 시작이었다. (아 참, 취재진 모두 방역 수칙은 철저히 지켰다)

지난 2년 가까이 현장에 가고 취재원을 만나는 일을 최소화하는 것에 적응해야만 했다. 책무와 보호 사이에서 외줄 타기를 한 것도 잠시뿐이었다. 최우선인 방역은 언론 노동 환경 전반과 게이트 키핑의 기준을 바꿨다.

모든 취재 현장엔 물리적 거리 두기가 일상이 됐다. 일선 출입처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확진자 방문으로 시설 일부 폐쇄 등이 잇따르며 출입처 방문 취재가 줄었다.

특히 피의사실 공표 금지 공보준칙 시행과 맞물려 검찰청·경찰서 주요 부서 출입도 제한됐다. 법정 방청 인원도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와 확진자 발생 추이에 따라 달라졌다. 간담회·브리핑·기자회견도 온라인으로 생중계됐고, 인터뷰도 비대면 취재가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각 기관도 취재진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부 언론사는 화상 회의를 이어가는 경우도 잦았다. 모든 구성원이 종종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으면서 현장을 힘겹게 오갔다. 백신 접종도 취재 환경의 필수가 됐다.

한계가 명확한 전화 취재가 우선시되고, ·사진 취재 모두 풀단을 꾸려 이뤄지면서 다각적·심층적인 취재가 어려워졌다. 생생하고 역동적인 현장 기사 작성이나 깊이 있는 보도에 어려움이 크다는 뜻이다.

통신사 한 기자는 풀단 공유 내용만 보고 팩트를 추려야 해서 각 기자의 고유 논점이나 기사 논조가 개성을 잃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사회 내 교류·활동이 현저히 줄면서 기획 아이템 발굴도 여의치 않다고 덧붙였다.

긴 터널을 지나 이달을 기점으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됐다. 앞으로의 취재 환경도 달라질 가능성이 큰 만큼,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는 언론의 숙제로 남았다.

감염병 보도 준칙을 지켰는지, 단순 중계식 보도만 해온 것은 아닌지, ·도민이 가진 코로나19 관련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충분히 소통했는지, 감염병마저 상업적으로 악용해온 것은 아닌지, 재난 상황을 정확·심층 보도하기 위한 교차 검증을 해왔는지, 만성적 인력 부족 속 기자 개인의 노력·희생에 의존하는 환경을 개선하려 했는지 등을 두루 살펴 각자의 답을 찾아 발전해야 한다고 본다.

한 기자는 침체된 언론 분위기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도록 처우 개선, 취재 인프라 지원, 인력 충원에 힘썼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신대희 뉴시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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