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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6·1 지방선거 모니터링] 위기의 지방선거 위기의 지역사회

작성자 : 광주전남기자협회 (118.40.67.***)

조회 : 952 / 등록일 : 22-05-26 16:39

정당 일정·발언·동정에 집중심층·기획 태부족

 

위기의 지방선거 위기의 지역사회


언론 민주 텃밭프레임 씌워

지역사회 침묵의 나선경계

문제의식 기반 저널리즘 고민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할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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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끼리는 절대로 생각하지 마!”

 이 말을 들었을 때, 코끼리를 생각할 수 있을까요? 답은 불가능입니다. 코끼리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아무리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더라도 본능적으로 코끼리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인지언어학의 창시자인 조지 레이코프 교수는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통해 이러한 프레임의 덫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프레임이 한번 형성돼 갇히면, 빠져나오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몇백배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민주당 텃밭 광주전남”, “당내 경선이 곧 본선”, “본선보다 치열한 경선

 지방선거 과정에서 광주·전남 지역언론들에서 쏟아져나온 제목들입니다. 각 선거구의 판세를 분석하거나 경선 후보들의 전략을 보도할 때면 이런 관용구들이 으레 사용됐습니다. 유권자들이 선거보도를 접할 때, ‘민주당 텃밭을 읽고 아무리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더라도 본능적으로 민주당 텃밭을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들은 일종의 프레임으로 작용했습니다.

 

일당독점 일조하는 프레임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선거보도 모니터링을 진행했습니다. 428일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광주전남기자협회 소속 11개 신문·방송이 그 대상입니다. 지역언론들의 선거보도량은 대선에 비해 두배 가까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대부분의 보도가 정당의 경선일정이나 후보들의 발언, 동정에 집중됐고, 그만큼 심층적인 기획기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대부분의 보도는 민주당 경선에 집중됐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민주당 텃밭같은 관용구들은 경선 과정을 중계할 때 주로 사용됐습니다. 지금까지의 선거 결과로 미루어 볼 때 이러한 프레임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정말로 경선이 본선으로 이어지고 있고, 모두가 민주당 텃밭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광주·전남 지역언론이 걸어온 길을 역행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지역 언론들은 그동안 일당독점의 폐해를 주시해 왔습니다.

 또한 지역 정치의 다양성보장에 대한 목소리를 놓치지 않고 다뤄 왔습니다. 지방자치 안에서 누적된 문제 의식에 대해 시대적 과제이나 지역 사회의 중요한 개선 과제임을 잊지 않고 방향타를 잡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프레임 이론만으로는 설명하지 못하는 패러다임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프레임 이론에서 설명하듯이, 언론보도의 표현이 기존의 수사(레토릭)를 반복하는 데 그친다면 언론의 역할은 문제해결에 다가가기보다는 반대로 부정적인 프레임을 강화하고, 또한 지역사회가 침묵의 나선 속으로 빠져들어가 버리도록 유도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개혁의 방향이 명확하다면, 프레임을 강화하는 역할이 아니라 올바른 패러다임으로 사회가 흐를 수 있도록 프레임을 전환시켜줘야 할 책무가 언론에게 있습니다.

 

민주주의와 언론의 위기

 그간의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 이면에는 언론인들의 저항적 의식과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 정의를 향한 사명이 지대한 역할이 있었습니다. 언론인들의 정확하고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 치열한 고민을 거친 냉철한 저널리즘으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지금의 우리 지역 정치상황을 풀뿌리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합니다. 지방선거에서 광주전남지역의 무투표 당선은 총 61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 후보 간 경쟁률도 1.9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않고 당내 경선만 통과한 채 당선을 확정짓는 절차는 민주주의의 핵심인 시민의 참정권을 박탈함과 동시에 당선자들의 대표성과 정통성을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후보가 누군지 알 수도 없고, 불리한 구조에 정당들은 후보를 내지 않고, 전체 절반이 넘는 시의원이 무투표 당선되는 현재의 광주전남 정치는 분명 우리가 알던 민주주의의 모습이 아닙니다.

 

지역사회 전체가 도약 위해 노력할 때

 시민사회도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대와의 연결고리가 점점 끊어지고, 시민들의 욕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관성화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활동범위 또한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겁니다.

 광주전남 지역도 지역소멸위기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모두가 총체적 위기입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는 일은 정치, 시민사회, 언론 어느 한 분야가 해결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지역사회가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공고히 해나갈 때만이 문제해결에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고, 더 나아가서 지역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시기입니다. 언론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언론인들의 역할이 절실합니다.

 

김현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8867d2edfa6f7d80b0bd1ac003bb8ede_165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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