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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물조물 타르트 스트레스 사르르-젊은 기자들 1일 베이킹 원데이 클래스

작성자 : 광주전남기자협회 (118.40.67.***)

조회 : 1,065 / 등록일 : 22-08-04 15:43

오물조물 타르트 스트레스 사르르

 

젊은 기자들 1일 베이킹 원데이 클래스

 

노트북·카메라 잡았던 손, 반죽 주물럭

언론사 막둥이들 스트레스 풀고 힐링

홀로 애타는 강사의 외침 아랑곳 않고

완벽주의 직업병 섬세한 손놀림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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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트북과 카메라, 취재 수첩과 펜 대신 밀가루 반죽을 들었다. 투박한 손으로 반죽을 다지고 동그랗게 만다.

 밀대로 밀고 밀가루를 뿌려 타르트 틀을 만든다. 도자기를 빚듯 섬세한 손놀림.

 어느덧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힌다.

 지난 1일 오후 7시 광주 북구 본촌동의 한 베이킹스쿨. 광주전남기자협회 소속 2030 기자들이 쿠키 체험에 나섰다.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쿠키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

 칼질이 어색한 여기자 9명과 부엌과 친하다는 남기자 4명이 일일 요리사에 도전했다.

 이날 행사는 광주전남기자협회 2030위원회 동아리분과가 준비한 2022년 하반기 첫 체험행사다. 일선 현장에서 빡빡기는 저연차 기자들의 스트레스를 풀고 힐링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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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전 종목은 과일 타르트와 에그 타르트.

 먹어보기는 했으나 직접 만들어본 적은 없는 기자들은 새로운 경험이라며 좋아했다.

 과일 타르트는 밀가루 반죽을 접시에 얇게 펴 구운 후 그 위에 과일과 생크림 등을 얹은 파이다. 에그 타르트는 같은 반죽 위에 달걀, 설탕, 생크림, 바닐라 향을 섞어 만든 크림을 얹어 굽는다.

 방식은 비슷하지만 굽고 나서 데코레이션(Decoration)을 하느냐, 속 재료를 넣고 한꺼번에 굽느냐의 차이다.

 강사는 원데이 클래스 프로그램 중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며 미리 만들어 냉동해둔 반죽을 한 덩이씩 나눠준다.

 빨리 빚는 것이 중요합니다.”

 강사는 속도를 강조했다. 반죽은 버터를 베이스로 만들어 온도에 취약하다. 반죽이 녹기 전에 모양을 내 타르트 틀에 넣는 게 핵심이다. 여기저기서 반죽을 동그랗게 말고 두드리고 미는 소리가 요란하다.

 모양이 안 예쁘네. 다시 만들어야겠다.”

 성에 차지 않은 반죽을 다시 뭉치고 말고 펴고 미는 작업이 반복된다.

 예쁘게 만들려고 하지 말고 속도를 내세요. 늦으면 다 녹아요.”

 홀로 마음만 바쁜 강사가 보챈다.

 허나 이들이 누군가. 기사 하나를 쓰더라도 마감 시각 닥치기 전까지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는 완벽주의 직업병을 가진 2030 기자들 아닌가. 자기 생각 강하기로 유명한 MZ세대에 속도보다 를 추구하는 고집쟁이들.

 강사의 외침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에휴~’ 뭉쳤다 펴기를 몇 차례 반복하던 전남일보 도선인 기자가 한숨을 쉰다. 반죽이 녹아내린 것이다. 버터가 녹으면서 밀가루와 분리돼 반죽이 조각났다.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지.”

 도 기자는 뾰로통하게 입술을 내밀며 반죽을 떼어 타르트 틀에 붙였다. 10여분간 씨름 끝에 타르트 틀을 완성했다.

 강사님, 크랙이 생겼어요.” 뉴시스 변재훈 기자가 손을 들고 강사를 호출한다. “엣지도 안 살아요.”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초등학생 같은 표정. 강사가 변 기자 옆으로 다가간다.

 지금 잘하고 계신 거예요. 너무 예쁜데요?”

 초등생 달래듯 칭찬해주니, 그제야 변 기자의 표정이 밝아진다. 아무래도 칭찬이 고픈 30대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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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불보다 잿밥이라고 하나. 쿠키 만들기보다 셀카 찍는 데 여념이 없는 기자도 있다. 전남일보 김은지 기자. 인스타그램용 사진 찍느라 바쁘다. “봐봐, 이 사진 예쁘게 나오지 않았니?”

 그러는 사이 하나둘 모양을 갖춘 타르트 틀이 오븐에 들어간다. 오븐에서 20여 분간 구운 후 과일과 크림을 올리면 과일 타르트는 완성된다. 과일 타르트 틀을 굽는 동안 남은 반죽으로 에그 타르트를 만든다.

 에그 타르트는 포르투갈·마카오식과 홍콩식으로 나뉜다. 이번 원데이 클래스에선 홍콩식을 선택했다.

 에그 타르트는 과일 타르트보다 조금 더 쉽다. 크기도 작고 한 번 만들어봤으니 손놀림도 더 익숙하다.

 노릇노릇 잘 구운 과일 타르트 틀을 오븐에서 꺼낸다. 그 위에 크림을 붓고 자두, 살구, 키위, 멜론 등 형형색색의 과일을 다채롭게 썰어 올린다. 과일 썰기도 제각각이다. 누구는 회 치듯 썰고, 누구는 덩어리째 올린다. 데코도 제멋대로이지만 어느새 먹음직스러운 과일 타르트가 완성된다.

 태어나서 처음, 직접 만든 과일 타르트와 에그 타르트. 먹기 아깝다.

 =이수민 편집위원·사진=신대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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