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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특집] 검열에 멈춘 윤전기…37년째 잠자는 '비극의 광주'

작성자 : 광주전남기자협회 (221.156.144.***)

조회 : 567 / 등록일 : 17-06-15 23:19



<사진설명 상> 나의갑 광주시 5·18 진실규명지원단 자문관이 37주년 5·18민주화운동을

앞둔 지난달 15일 광주시청에서 5·18 헬기사격 진실 입증과 새 정부의 5·18 국가 의제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설명 하> 지난 4월 전일빌딩 총탄 흔적들에 대해 헬기 사격 가능성이 크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발표가 나왔다.  /최현배 광주일보 기자



[5·18 특집]


검열에 멈춘 윤전기37년째 잠자는 '비극의 광주'



나의갑 옛 전남일보 기자
5월 진실규명 작업 앞장



지금, 그 빌딩은 남루한 옷을 걸치고 있다. 광주 사람들이 작명해준 '전일빌딩'은, 하지만 썽썽한 역사다. 공식 이름표는 '전일회관'이라 붙어 있다.


역사가 역사가 되려면 '있는 그대로의 역사'라야 한다. 역사를 손질하면 역사는 죽는다. '있는 그대로의 역사'가 역사의 상품성을 올려주는 유용한 도구라는 것이다.


시간과 흔적들이 오래된 먼지처럼 앉아 있어야 역사의 한 조각을 오롯이 지금으로 호출할 수 있다함이다.


광주는 역사에지 우개를 좀 많이 댔다. 철도 없이, 연필 글씨 지우듯 5·18을 닦아버리려 했다. 5·18 당시 전남도청, 광주 YWCA와 함께 시민군의 최후 항전지였던 전일빌딩은 하마터면 '헬기사격의 진실'을 보지도 못하고 명줄이 끊길 뻔했다. 2013년 5월 시청에서 "옛 도청 앞 분수대 일대 '민주평화광장' 조성 계획 중 2단계 사업으로 전일빌딩을 철거한 뒤 잔디광장을 조성하고 지상 2층과 지하에 주차장을 건립할 방침"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언론이 일제히 성을 내 기사를 쓰고 칼럼을 내보내 막아냈다. '5·18 광주화'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인 듯싶다.


옛 전남일보(광주일보 전신)와 전일방송 사옥이었던 전일빌딩에서는 5·18 기간 중 펜으로 저항하기도 했다. 계엄 당국의 언론검열로 '비극의 광주'가 기록되지 않자 5월 18·19·20일 상황을 '있는 그대로' 담아 5월 21일자 신문(낮 12시에 발행하는 석간)을 '검열 받지 않은 신문'으로 만든 것이다. 하지만 윤전기는 돌지 못했다. 이후12일 동안 펜을 놓아버렸다.얼마전 가방에 넣어 둔 37년을 꺼내보았다. 65자 기사용지로 71쪽이었고, 퀴퀴한 냄새를 풍기며 검게 울고 있었다. 5월이 무너지고 6월2일자로 신문이 속간되던 날, 젊은 기자들이 기록하는 자의 참회의 표시로 계엄 당국의 속간 명령을 단 하루라도 어기자며 제작거부에 나섰지만, 그땐 윤전기가 돌아버렸다.


광주시 공무원의 끈기 '헬기 사격' 진실 발굴 불지펴
·5월 단체·언론, 협치 아니면 역사 새로 쓸수 없어



5·18 광주의 상징인 도청 앞 분수대도 전일빌딩처럼 수모를 겪었다. 이유가 너무 가난했다. 1988년 5월 시청 사람들이 교통 흐름이 좋지 않다며 죽일 계획을 세웠던거다. 분수대는 '광주'를 말했다. 광주에 큰일이 나기 직전 3일에 걸쳐 진행된 민족 민주화대성회 때도 연단이 되었고, 5월 21일 계엄군이 광주 외곽으로 물러간 뒤 매일같이 열린 궐기대회 때도 그랬다.


전일빌딩은 5월 광주의 부활이다. 빌딩에 헬기가 떠 광주의 진실을 쏘았기 때문이다. 그 헬기를 만든 사람들이 있다. 광주시 문화도시정책관실 한 공무원의 끈기가 광주의 진실에 큰불을 지른 것이다. 그는 '전일빌딩 리모델링 자문위원회' 한 위원이 '전일빌딩에도 도청처럼 총탄 흔적이 있을 거다'고 한 말을 흘려듣지 않고 위로 보고했다. '5·18 광주정신'을 '행정정신'으로 도입, 시정을 끌어가는 윤장현 시장의 순발력이 무릎을 쳤다. "국과수에 알아봐라." 안광(眼光)이 지배(紙背)를 철할 만큼 국과수 감정의뢰 관련 기록을 뒤지다 '지방자치단체에 의한 요구조사'라는 대목을 발견하고그 또한 무릎을 쳤다.


5·18 진실규명은 새 정부에 던져 놓기만 하면 광주의 희망대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그럴 경우 또다시 기회를 잃고 말것이다. 새 정부가 진실 위에 잠자는 손에 떡을 쥐어줄 리 없다. 광주가 능동·적극으로 진실을 캐내어 '이것이 광주의 진실이네요'라고 선물처럼 갖다 주어야 한다. 5·18 광주의 진실을 전면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광주시가 끌어가고, 관련단체와 5·18 연구자들이 나서고,  언론과 시민이 힘을 넣어 주지 않으면 광주가 소원하는 크기의 진실에 도달할 수 없다. 그게 광주에 요구되는 진실규명의 협치다. 함께가 아니면 5·18 역사를 새로 쓸 수 없다. 아마 이게 시장의 생각일 거다. 5·18 진실캐기 행보에서 엿보이는 그의 결기다.


-광주시 5·18 진실규명지원단 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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