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더는 지금처럼 살 수는 없습니다 남궁협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 불편함은 생각을 낳습니다. 요즘 우리는 부쩍 ‘사회’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돈’의 수레바퀴에 매달려 세상과는 담을 쌓고 지냈었는데 말입니다. 갑작스런 세월호 참사는 그런 우리에게 삶을 근본에서부터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내가 무얼 위 해서 이렇게 정신없이 살고 있는 건지” 하는 실존적 물음에서부터 “행복과 불행은 오직 나의 노력만으로 결과 되는 것은 아닐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내 깊은 곳에서 밀려오곤 합니다. 이렇듯 세월호는 우리 각자의 삶의 방향에 적지 않은 변화를 줬으리라 생각합니다. 나 홀로 내 양심만 믿고 살아가는 게 얼마나 순진한 비현실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 만큼 이번 세월호 참사는 우리에게 깊은 성찰과 새로운 실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더는 지금처럼 살아가서는 안 된다”고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세월호 문제는 해를 넘길 것 같습니다. 사고의 원인을 찾고 책임을 묻는 일이 왜 이리도 더딜까요? 큰 사고인 만큼 그 원인도 매우 복잡해서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그 이유는 충분히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문제는 우리들 스스로가 진실을 두려워한다는 사실입니다. 천안함 사고 때도 정부의 조사결과는 허점투성이였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애써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천안함에 이어 세월호의 진실도 신화 속으로 사라질 운명입니다. 이렇게 명명백백한 사건조차도 원인-결과라는 인간의 인식체계로 해명해내지 못한다면 도대체 우리가 주장하고 믿을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래서 문제는 언론입니다. 언론은 우리가 사건을 납득할 수 있도록 사실들을 합리적으로 모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사실 자체는 이미 중립적이지 않습니다. 사실은 진실과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하나하나는 진실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언론에게 세월호의 작은 사실 하나에 목말라 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런데 진리는 ‘고통’ 속에서 피어나지만, 진실은 ‘두려움’ 속에 숨겨져 있습니다. 진리는 고통이 커질수록 그 모습을 더 분명하게 드러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진실은 반드시 두려움을 걷어내야만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두려움을 이겨내는 자만이 진실을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의 언론인이 ‘기레기’ 소리를 듣게 된 것은 그들이 두려움에 굴복했다는 얘깁니다. 결국 지금 우리 언론인에게 절실한 것은 두려움을 이겨내는 ‘용기’입니다. 그런데 두려움의 실체는 밖에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사실 나의 욕망에 있습니다. 나의 욕망을 희생시키고 싶지 않기에 두려움이 생기는 것입니다. 지금보다 더 가난해지는 것, 지금보다 사회적 지위가 더 떨어지는 것 등등. 이렇게 되면 마치 나는 이 세상에서 추방되는 것처럼 착각하며 두려움에 휩싸입니다. 그러한 나를 바꾸려는 게 진짜 용기입니다. 나의 삶을 ‘정의’와 같은 공적 가치와 연결시키려 할 때 비로소 두려움은 사라집니다. 언론인 스스로 자신을 생활인 대신에 공적 과업을 수행하는 전문인으로 추슬러야 합니다.
광주전남기자협회 14-11-12 조회3454
<사진설명> 몽골기자협회 대표단이 지난달 23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방문해 건립 현황 등을 취재하고 있다. 수교 25년만에 한국·몽골 기자들 첫 교류 몽골기자협회 대표단 광주 방문문화·산업 상호 우호증진 다짐 한국기자협회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몽골기자협회(회장 갈라리드) 대표단이 10월23~24일 이틀간 광주전남기자협회를 찾아 교류 행사를 가졌다. 몽골기자협회 대표단은 갈라리드 회장을 포함해 자야바트 부회장, 신문·방송사, 웹사이트 기자 등 15명으로 구성됐다. 대표단은 23일 광주를 방문해 남도 대표 음식인 한정식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광주시청에서 윤장현 광주시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윤 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몽골반점의 원조인 분들을 만나 외국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우리가 인류 역사를 서양 중심으로 배웠으나 몽골의 징기스칸 황제는 서구를 지배한 분으로 동양의 자존감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시장은 “내년에 광주에서 개관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몽골의 문화가 많이 선보였으면 좋겠다”며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이 몽골과 교류하고 있지만 양국 언론인들의 교류가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갈라리드 회장은 “내년이면 몽골과 한국이 수교한 지 25주년이 되지만 양국 기자협회가 공식적으로 교류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며 “윤 시장과 광주전남기자협회가 몽골을 위해 좋은 활동을 많이 하는 만큼 몽골 기자들도 양국의 우호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구길용 광주전남기자협회장은 “광주는 민주와 인권, 문화의 도시로 맛의 고장이기도 하다”며 “양국 기자협회가 더욱 상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류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이날 몽골기자협회 대표단은 윤 시장과의 간담회 이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 현장을 방문했다. 대표단은 아시아권 최대 규모의 복합 문화시설을 둘러보며 기대감을 나타냈으며,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서도 존경심을 표명했다. 이어 대표단은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을 찾아 견학했다. 몽골에 바다가 없어 대형 선박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대표단은 최첨단 선박 제조기술과 플로팅 도크(해상에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도록 고안된 바지선 형태의 대형 구조물) 등의 시설물 등을 직접 관람했다. 특히 길이 400m, 폭 58m의 초대형 컨테이너 운반선과 한 번에 자동차 8000대를 적재할 수 있는 자동차운반선 생산 과정을 보고는 큰 관심을 보였다. 24일에는 오전에 2014 광주비엔날레 전시장을 관람하고 오후에는 OB맥주 광주공장에 들러 맥주 생산공정을 둘러봤다. OB맥주가 생산하는 제품은 현재 몽골에서도 인기 상품으로 손꼽히고 있어 몽골 기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몽골기자협회 대표단은 OB맥주 광주공장 견학을 끝으로 광주와 전남 일정을 마치고 항공편으로 제주도로 이동했다. -맹대환 편집위원(뉴시스)
광주전남기자협회 14-11-12 조회3893 댓글1
도시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다동서양 문물 어우러진 '민남문화' 산실도시팽창에 밀려 화려했던 구도심 황폐도심재생 프로젝트 광주와 닮은꼴문화는 나눌수록 빛나 경쟁보단 공존을 광주와 중국 취안저우, 일본 요코하마가 각 나라를 대표하는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돼 올 한 해 동안 문화교류 사업을 진행한다. 그 첫 사업으로 2월13일부터 나흘 동안 중국 취안저우에서 개막행사가 열렸다. 광주에서는 정동채 동아시아문화도시추진위원장과 이연 광주시 문화관광정책실장 등 5명의 대표단과 예술단이 참가했다. 언론에서는 남도일보 박재일 본부장과 세계일보 한현묵 기자, 광주MBC 전윤철 기자와 박수인 기자가 동행했다.<편집자> “단순히 번영했던 옛날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게 아닙니다. 도시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자 합니다.” 광주로 치자면 ‘동아시아 문화도시 추진위원회’에 해당하는 ‘취안저우(泉州) 건설발전위원회’ 대변인이 인터뷰를 통해 밝힌 동아시아 문화도시 사업의 목적이다. 2월13일부터 나흘 동안 열린 ‘취안저우 동아시아 문화도시 개막행사’에 ‘옛 도심 부흥 프로젝트 선포식’을 비중 있는 행사로 포함시킨 것도 취안저우가 올해 동아시아 문화도시 사업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 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중국 푸첸(福建)성 동남 해안에 자리한 취안저우는 한때 아시아를 대표하는 해상 무역의 중심지였다. 동아시아와 서역을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의 기점으로 성장해, 송나라와 원나라때는 ‘동방 제 1항구’로 불릴 만큼 동서양 문물 교역의 중심지로 번영했다. 마르코 폴로도 취안저우를 통해 중국에 발을 디뎠다고 전해지고 있고, 저서 ‘동방견문록’에서 취안저우가 세계 최대 무역항이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고려와도 활발한 해상 교역을 했다고 전해진다. 신안 앞 바다에서 발굴된 무역선과 중국의 도자기들이 취안저우에서 출발한 것이었다고 도시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이런 해상 교역 활동을 바탕으로 취안저우는 일찍이 동서양의 여러 종교와 문물이 어우러지는 역사문화도시로 성장했고 ‘민남(?南)문화’라 불리는 독특한 문화를 꽃피웠다. 이런 점이 중국 정부가 취안저우를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한 배경이었다. 광주 대표단이 취안저우에 도착한 2월13일 저녁 ‘취안저우 동아시아 문화도시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식에서 취안저우는 도시의 오랜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세계의 중심도시로 나아가려는 꿈을 대형 서사극으로 꾸며 무대에 올렸다. 그리고 다음날 구도심의 옛 밀가루 공장에서 광주와 요코하마의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옛 도심 부흥 프로젝트 선포식’은 취안저우의 문화적 자긍심이 단지 지난날의 영화에만 머물러 있지 않음을 보여줬다.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겠지만 취안저우도 구도심의 쇠퇴를 도시발달의 부산물로 떠안고 있었다. 도시가 팽창하고 주변의 부속도시들이 동남권 공업의 중심지로 발전하면서 옛날 번영의 중심지였던 서가(西街)지역은 활력을 잃어갔다. 이런 서가지역이 다시 부활을 꿈꾸기 시작한 것은 이 지역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차이구어창(蔡國强)이 도시 재생기금으로 6000만 위엔을 내놓으면서부터다. 차이구어창은 ‘옛 도심 부흥 프로젝트 선포식’에 직접 참석해 기금 전달식을 가졌고, 이어 서가 출신의 기업인들과 국유 투자회사가 도심 재생을 위한 투자 약정서에 서명했다. 취안저우시는 이 기금을 종자돈으로 삼아 서가지역의 옛 밀가루 공장에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정보문화산업과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해 구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선언했다. 어떻게 보면 참 신기한 일이다. 취안저우의 꿈이 광주의 꿈과 너무도 많아 닮아있어서다. 광주도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 조성을 통해서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싶어 한다. 전당이 들어서는 장소 또한 도시의 역사와 문화가 응축돼 있는 곳이자 공동화를 겪고 있는 구도심의 한 복판이다. 한국과 중국의 낯선 두 도시가 수백 년의 시간과 서해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서로 닮은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이다. 동아시아 문화도시라는 이름으로 두 도시가 만난 건 운명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교류 사업을 하면서 꿈을 나누다 보면 서로 채워 줄 수 있는 부분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취안저우 건설발전위 대변인은 “광주가 아시아의 문화중심도시가 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라는 내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문화중심도시요? 그게 어느 한 도시가 되고 싶다고 해서 되겠습니까? 여러 도시가 힘을 모아야 만들 수 있겠죠.” 뭐, 광주가 아시아의 문화중심도시를 자처하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문화는 나눌수록 더욱 빛이 나고 ‘경쟁’보다는 ‘공존’이라는 말과 더 어울리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옛 도심 부흥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취안저우는 어떻게 달라질까? 그 때쯤 광주는 ‘아시아의 문화중심도시’가 돼 있을까?
광주전남기자협회 14-03-14 조회45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