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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더는 지금처럼 살 수는 없습니다-남궁협(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

작성자 : 광주전남기자협회 (211.198.190.***)

조회 : 3,563 / 등록일 : 14-11-12 16:45

 

 

특별기고


더는 지금처럼 살 수는 없습니다


남궁협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

 


불편함은 생각을 낳습니다. 요즘 우리는 부쩍 ‘사회’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돈’의 수레바퀴에 매달려 세상과는 담을 쌓고 지냈었는데 말입니다. 갑작스런 세월호 참사는 그런 우리에게 삶을 근본에서부터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내가 무얼 위

해서 이렇게 정신없이 살고 있는 건지” 하는 실존적 물음에서부터 “행복과 불행은 오직 나의 노력만으로 결과 되는 것은 아닐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내 깊은 곳에서 밀려오곤 합니다. 이렇듯 세월호는 우리 각자의 삶의 방향에 적지 않은 변화를 줬으리라 생각합니다. 나 홀로 내 양심만 믿고 살아가는 게 얼마나 순진한 비현실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

만큼 이번 세월호 참사는 우리에게 깊은 성찰과 새로운 실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더는 지금처럼 살아가서는 안 된다”고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세월호 문제는 해를 넘길 것 같습니다. 사고의 원인을 찾고 책임을 묻는 일이 왜 이리도 더딜까요? 큰 사고인 만큼 그 원인도 매우 복잡해서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그 이유는 충분히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문제는 우리들 스스로가 진실을 두려워한다는 사실입니다. 천안함 사고 때도 정부의 조사결과는 허점투성이였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애써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천안함에 이어 세월호의 진실도 신화 속으로 사라질 운명입니다. 이렇게 명명백백한 사건조차도 원인-결과라는 인간의 인식체계로 해명해내지 못한다면 도대체 우리가 주장하고 믿을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래서 문제는 언론입니다. 언론은 우리가 사건을 납득할 수 있도록 사실들을 합리적으로 모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사실 자체는 이미 중립적이지 않습니다. 사실은 진실과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하나하나는 진실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언론에게 세월호의 작은 사실 하나에 목말라 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런데 진리는 ‘고통’ 속에서 피어나지만, 진실은 ‘두려움’ 속에 숨겨져 있습니다. 진리는 고통이 커질수록 그 모습을 더 분명하게 드러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진실은 반드시 두려움을 걷어내야만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두려움을 이겨내는 자만이 진실을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의 언론인이 ‘기레기’ 소리를 듣게 된 것은 그들이 두려움에 굴복했다는 얘깁니다.


결국 지금 우리 언론인에게 절실한 것은 두려움을 이겨내는 ‘용기’입니다. 그런데 두려움의 실체는 밖에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사실 나의 욕망에 있습니다. 나의 욕망을 희생시키고 싶지 않기에 두려움이 생기는 것입니다. 지금보다 더 가난해지는 것, 지금보다 사회적 지위가 더 떨어지는 것 등등. 이렇게 되면 마치 나는 이 세상에서 추방되는 것처럼 착각하며 두려움에 휩싸입니다. 그러한 나를 바꾸려는 게 진짜 용기입니다. 나의 삶을 ‘정의’와 같은 공적 가치와 연결시키려 할 때 비로소 두려움은 사라집니다. 언론인 스스로 자신을

생활인 대신에 공적 과업을 수행하는 전문인으로 추슬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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