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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천 기자의 문화 에세이-위기의 인류, 전통사회에 답이 있다

작성자 : 광주전남기자협회 (211.198.190.***)

조회 : 3,716 / 등록일 : 14-06-05 14:21

 

‘어제까지의 세계’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박성천 기자의 문화 에세이

 

위기의 인류, 전통사회에 답이 있다

 


  여객기 실종, 연쇄 폭탄 테러, 총기난사, 여객선 전복…. 우리가 사는 세상은 무수히 많은 사건사고가 일어난다. 거미줄처럼 얽힌 ‘지구촌’에서 특정 개인이나 집단, 사회는 더 이상 독립된 개체로 존재할 수 없다.


  특정 구성원의 행동은 타자에게 영향을 미친다. 마치 나비의 미세한 날갯짓이 폭풍을 일으킬 수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굳이 ‘나비 효과’(butterfly effect)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세계는 너무도 빠르게 단일화 되어가고 있다.


  21세기 오늘의 세계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인류가 서 있는 곳은 어디인가. 간단치 않은 질문을 화두로 삼고 해법을 찾아 나선 이가 있다.

 

전통사회에서 인간 본성·역사 통찰
분쟁·양육 등 과거사회가 휠씬 유용


  세계적인 문화인류학자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쓴 ‘어제까지의 세계’(김영사)는 ‘전통’이라는 키워드로 인간의 본성과 역사를 통찰한다. 익히 알려진 대로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19세기 찰스 다윈에 비견되는 세계적 지식인이다. 2008년 노암 촘스키, 움베르토 에코, 리처드 도킨스와 함께 세계 지식인 100명에 뽑힐 만큼 인류의 문화지성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동안 그는 문명 탐구를 기반으로 인류 역사의 다양한 측면을 분석해왔다. 인류의 탄생과 진화를 탐색한 ‘총, 균, 쇠’와 과잉생산과 낭비를 경고한 ‘문명의 붕괴’는 현대판 고전으로 불릴 만큼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저자는 ‘어제까지의 세계’를 집필하기 위해 남태평양의 뉴기니 섬에서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까지 지구촌 구석구석을 탐사했다. 목적은 위기에 처한 인류를 구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었다.


  “1964년부터 나는 뉴기니 섬에서 연구를 했다. 그곳에는 중앙 정부도 없고, 법정도 없으며, 우리의 삶의 방식과는 매우 다른 전통 사회의 문화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그들은 분쟁을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며, 위험에 대해 다른 태도를 취하며, 아이들을 다른 방식으로 키우며, 노인들을 다르게 대우하며, 건강을 대하는 태도 또한 매우 달랐다.”


  지구상에는 수많은 종족과 문화가 공존한다. 이는 문제 해결 열쇠 또한 다양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결론은 의외로 간단하다. ‘어제까지의 세계’에서 지혜를 찾자는 거다. 삶의 방식과 타자와의 관계를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가치로 전환하자는 의미다.


  오늘의 세계와 전통사회는 분쟁해결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피해자의 보상과 피해 발생 방지가 오늘날의 해결책이라면 전통사회에서는 구성원간의 관계 회복이 우선이다. 생면부지의 사람을 만나야 하는 현대사회와 달리 얼굴을 맞대고 살아야 하는 전통사회는 그만큼 ‘관계성’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전통사회의 자녀 양육 방식 또한 참고할 만하다. 부모 외에 돌보는 이들이 많고, 유대 관계가 좋기 때문에 아이들은 위험에 대처하는 능력을 스스로 배웠다. 또한 승패를 가리지 않는 놀이를 통해 자연스레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생활 방식을 익힐 수 있었다. 즉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즐길 수 있는 주체적인 인간으로서의 성장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노인의 부양 문제도 전통사회의 가치관과 관습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과거의 사회는 현재보다 노인의 경륜과 지혜를 존중하고 훨씬 유용하게 활용했다. ‘어제’라는 말이 상징하는 지난 시대의 삶의 방식은 다분히 공동체적이며 상호 보완적이다.


  저자는 서구 중심이 아닌 탈문명 시각에서 바라보면 미래를 낙관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저자가 무조건 과거를 배우자고 역설하지는 않는다. 여느 전통사회에서는 여전히 악습이 남아 있어, 이를 선별적으로 받아들이고 개조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다.


<광주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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