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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규호 팀장의 문화 에세이-인간답게 사는 보루 '마을공동체'

작성자 : 광주전남기자협회 (211.198.190.***)

조회 : 3,644 / 등록일 : 15-02-12 15:51

 

 

곽규호 팀장의 문화 에세

 

인간답게 사는 보루 '마을공동체'

 

 

지난 해 여름 나는 양림동에서 거의 모든 주말을 보냈다. 양림스토리탐험대 활동의 일환으로 주말 양림동을 탐험하고 다녔고, 주민이 만든 아트상품을 판매하는 아트마켓을 운영했으며, 공공미술에 주민이 참여하는 현장을 운영했다. 그 여름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 탓일까. 요즘은 출퇴근 길에 일부러 양림동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2014년 광주문화재단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양림동에 새로운 형태의 공공미술 실험을 시도하기로 했다. 그것은 공공미술을 마을 주민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가에 관한 실험이었다. 우리는 이를 위해 3개의 LAB 구조를 조직 운영하기로 했다. 주민디렉터LAB, 공방LAB, 스토리LAB으로 명명된 이 3개의 LAB이 운영됐고 그 결과 2014년 말 양림동에 새로운 공공미술 작품이 5 군데에 설치되었고, 양림동 주민으로 구성된 스토리탐험대는 양림동의 역사, 문화, 관광 자원을 모아 ‘양림을 걷다’라는 스토리책자를 발간했다. 문화융성위원회는 양림동 공공미술사업을 둘러보고 지역문화융성 우수사례로 뽑아줬다. 감사할 따름이다.

 

양림동은 광주에서 거의 최초로 마을만들기 사업이 주민 주도로 시작된 지역이다.


마을만들기란 무엇일까? 마을만들기가 각 마을공동체의 개성을 살려 특별한 상품을 판매하고,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중이다. 대구 역사문화마을, 부산 감천마을, 통영 동피랑 마을 등이 모두 그런 사례다.


하지만 마을만들기의 최종 목적지는 경제적 가치에 있지 않다. 우리 지역에서 이에 대해 자세히 말하는 이가 많지 않지만 그 종점은 ‘공동체’에 있다. 자본화, 도시화로 심지어 농촌에서조차 사라져가고 있는 공동체를 부활시켜보자는 것이다.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상품을 판매해서 돈을 버는 것이 꼭 성공한 공동체는 아니지만 기왕이면 그 과정에 마을 사람들에게 경제적 이익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차원일 뿐이다.


자본이 모든 공간과 시간을 점유한 오늘 날 공동체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작은 피난처 혹은 보루일 수 있다. 가족공동체가 그렇듯 전통적인 마을 공동체에는 대가성, 목적성이 희박하다. 달리 목적이 있다면 존재 그 자체일 것이다. 공동체는 존재함에서 만족감과 행복감을 얻고 안전감을 제공한다.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그렇게 해 주듯.


공공미술이라는 이름으로 양림동이 대상화 되어버린 아쉬움이 없진 않다. 벽에 미술품 몇 개 설치하고 벤치 만드는 데 주민 동원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았다. 우리의 꿈은 그곳 마을 사람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고 알아주고 안아줄 수 있는 진정한 21세기 형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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