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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규 실장의 문화에세이 - 신뢰 저버린 문화엔 감동이 없다

작성자 : 광주전남기자협회 (211.198.190.***)

조회 : 4,134 / 등록일 : 15-07-07 12:21

 

 

선재규 실장의 문화에세이

 

신뢰 저버린 문화엔 감동이 없다

 

 


요즈음 광주문화재단 지원 단체들이 ‘컬처버시아드’(Cultureversiade)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컬쳐버시아드’는 7월3일 개막해 12일간 열리는 세계 대학생들의 올림픽인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를 다양한 문화행사가 어우러진 스포츠 문화축제로 만들자는 슬로건이다. 세계 170개국 2만 여명에 달하는 U-대회 참가자들에게 '예향 광주', ‘문화도시 광주’를 심어주자는 염원의 상징이다.

 

그렇다고 별도의 예산이 주어진 것은 아니다. 광주 재정 형편이 넉넉한 게 아니기에 예년 수준의 예산을 쪼개고 맞추어 주경기장, 선수촌, 염주체육관, 빛고을시민문화관, 전통문화관 등 곳곳에서 66개 단체 1,000여명의 예술가들이 맞춤형 공연과 전시 그리고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U대회와 '신뢰'의 문화도시 광주

 

세계 청년들 금남로서 '도시캠핑'

이해해야 공감하고, 공감해야 소통

다른 문화 체험하며 '신뢰' 쌓아야


그런데 왜 우리는 이런 대형 국제행사를 힘들게 준비하는 걸까? 3조7000억원에 이르는 경제 유발효과와 3만 명에 달하는 고용효과 때문일까? 아니면 한국 체육의 지속적인 발전과 개최도시 광주의 브랜드 가치 제고 때문일까? 모두 좋은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이해해야 공감하고, 공감해야 소통한다. 시민들의 일상에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런 점에서 U-대회 기간 중에 광주의 상징인 금남로에 국내ㆍ외 청년들을 모아 도시 캠핑 등을 펼친다는 ‘세계 청년문화난장’은 뭔가 변화를 기대해 볼만한 프로그램이다. 이와 함께 테마파크, 먹거리 시장, 대학 문화제 등이 함께 열리고, 경기장이나 선수촌 주변, 광주 도심 곳곳에서 광주문화재단 등의 다양한 문화행사들이 어우러진다면 시민들이 이해하고 공감하고 소통하는 진정한 ‘컬처버시아드’를 구현해 낼 것이라 기대해 본다.

 

U-대회 참가자들과 국내ㆍ외 청년들 그리고 광주시민들이 12일간 서로 다른 문화를 체험하며 대동 세상을 만들어 낸다면 ‘신뢰의 문화’, ‘신뢰의 문화도시 광주’를 세계인들에게 심어줄 것이다.


문화로 소통하기에 앞서 전제되어야 할 것은 ‘신뢰’의 문화이다.


광주는 소위 근대화 100년 사이에 이루어 낸 것도 많았지만, 그 때문에 잃은 것도 많았다. 그중에서도 제일 안타까운 것은 ‘신뢰’의 상실이다. 국권회복,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의 가치를 지켜낸 역동성을 보여주었지만, 그로 인한 역사적 고통과 경제발전 과정에서의 지역적 소외로 ‘불신’의 골도 깊어졌다. 이제는 시민들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문화적ㆍ사회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 ‘신뢰’의 문화를 바탕으로 개인 간, 집단 간, 지역 간, 나라 간에 이해와 공감, 교류와 소통이 이루어진다면 광주의 전통인 ‘예향’, ‘의향’의 명성도 금세 회복될 것이다.


‘신뢰’를 저버린 문화에는 감동이 없다. ‘신뢰’를 바탕으로 ‘컬처버시아드’를 준비하고 실행한다면 시민들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과 세계인을 감동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가 우리 광주시민들에게 줄 수 있는 최대의 선물이 아닐까?


- 광주문화재단 정책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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