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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석의 문화에세이-베테랑은 과연 해피엔딩일까

작성자 : 광주전남기자협회 (211.198.190.***)

조회 : 3,722 / 등록일 : 15-10-14 14:42

 

 

 

 

장우석의 문화에세이

베테랑은 과연 해피엔딩일까

 


영화 ‘베테랑’이 추석연휴 기간 1300만명을 돌파하며 국내 영화 흥행 3위에 올랐다.


1000만명을 돌파한 9월초에 영화를 본 듯하다. 각종 악행으로 동정의 여지가 전혀 없는 재벌 3세를 잡기 위한 경찰 특수수사대의 활약을 담은 ‘베테랑’은 ‘사회적 메시지+액션’이라는 흥행 공식을 갖췄다.


특히 과거 언론에 보도됐던 재벌 자제들의 엽기적 악행을 모두 가진 유아인이 법의 심판을 받는 모습에서 관객들은 대리 만족을 느꼈을 것 같다.


여기에 유아인과 형사 황정민의 연기 맞대결과 오달수와 유해진이라는 걸출한 배우들이 뿜어 내는 연기 내공은 관객들의 영화 몰입도를 더욱 높였다.


‘베테랑’의 큰 줄기는 황정민이 속한 특수수사대가 주변의 압력 속에서도 재벌 3세인 유아인의 범죄를 밝혀내 사회 정의를 실현한다는 것이다.


‘권선징악(勸善懲惡)’ 공식을 정확하게 따른 영화이지만 개인적으로 영화의 또 다른 주요 인물인 배 기사(정웅인)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해피엔딩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 기사의 부인(장소연)은 물질적 회유를 떨쳐내고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정의감’과 생사를 넘나들고 있는 남편에 대한 ‘부채의식’ 속에 특수수사대의 수사에 적극 협조, ‘악인’ 유아인을 검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특수수사대 형사들은 모두 특진을 하고 악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생사를 넘나들던 배 기사는 건강을 회복한다는 관객이 바라(?)는 행복한 결말이다.

 

영화를 다 보고 나오면서 영화가 끝난 뒤 배 기사 가족의 현실은 어떠할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배 기사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만 불구의 몸으로 살지는 않을까. 또 장애 없이 회복되더라도 업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생계인 화물차 운전을 그만 두지 않았을까. 어렸을 때 아버지의 폭행 모습을 본 아이는 제대로된 트라우마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


특수수사대 소속 형사들 역시 몇 년 뒤 상부의 명령을 듣지 않았다며 승진이나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해 조직을 떠나지는 않을까.


너무 비관적인 생각일수도 있다고 보지만 현실을 곱씹어보면 비현실적인 극단적 가정으로만 치부하기에는 꺼림직한 부분이 있다.


우리 주변에는 사회 정의, 아니 사회적 상식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수많은 배 기사와 그 가족들이 있다.


배 기사와 그 가족들을 기억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 상식’을 지키기 위해 누구나 용기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언론이 가진 여러가지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광주대학교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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