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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헤는 밤…별담는밤 '나만의 즐거움'

작성자 : 광주전남기자협회 (211.198.190.***)

조회 : 1,353 / 등록일 : 17-03-10 15:10



<사진설명> 2014년 1월 11일 0시44분 네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B.C) 트래킹 도중

디보체(해발 3820m)에서 바라본 동쪽하늘.

<촬영데이터:캐논 5D MK3 + 16-35mm(ISO 400, F8 900초)>




이색 취미를 소개합니다



별 헤는 밤별담는밤 '나만의 즐거움'


별보기를 좋아하는 소년이었다. 1979년, 중학교 2학년 여름 방학 때로 기억된다. 모처럼 찾은 고향에서 '별천지'를 만났다. 밤이 되자 산 너머 남쪽하늘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들이 빛났다. 은하수도 구름으로 착각할 만큼 진하게 보였다. 당시 '학생 과학'이라는 과학 잡지를 틈틈이 사보며 별자리 신화와 천체사진 강좌, 망원경 제작법 등을 탐독하던 때였다. 그리고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TV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책으로도 낸 '코스모스'를 보며 '블랙홀' 처럼 별과 우주세계속으로 빨려들었다.


그러나 격동의 1980년대를 관통하며 '천문학자'라는 중·고등학생때의 꿈은 대학 졸업 무렵 '기자'로 바뀌었다. 다시 우주에 관심을 갖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햐쿠타케 혜성(1996년)과 헤일-밥 혜성(1997년)이었다. 깜짝 등장한 혜성을 카메라에 담으며 비로소 밤하늘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천체망원경을 이용한 안시(眼視)관측보다 별이 뜬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성경(星景)사진'에 마음이 끌렸다. 성운이나 은하를 찍을 때는 냉각 CCD를 사용하지만 별풍경 사진은 특별한 카메라가 필요하지 않다. 특별한 기술도 없다. 그저 별이 흐르는 만큼 시간을 지켜봐야 한다. 필름카메라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바뀌어 작업이 손쉬워졌다. 일반인들의 생각처럼 별보기는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새벽 늦게까지 추위에 덜덜 떨고, 밤이슬과 무서리를 맞아야 한다. 그래도 별을 볼때만큼은 행복한 시간이다. 남자의 '별난' 취미를 이해해준 와이프를 늘 고마워한다.


2009년 11월에 '별을 노래하다'라는 제목으로 첫 개인 천체사진전을 열었다. 그 해는 UN과 국제 천문연맹이 정한 '세계 천문의 해'였다. 개인적으로 400년 전 손수 만든 작은 망원경을 처음으로 밤하늘로 향한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기념하고, 나 역시 '천체사진가'로서 1990년대초부터 꾸준히 찍어온 별 사진 작업을 내보인다는데 의미를 뒀다. 저녁밥을 먹고나면 옥상 평상에 누워 별을 보는 철없는 중학생 아들을 보며 "저놈이 커서 무엇이 될꼬…"하며 탄식을 하신 선친에게 꼭 보여주고픈 전시회였다.


지금은 동호회 '별사랑'(www.astrolove.kr) 회원들과 함께 한다. '별에 미친' 회원들 나이대는 30-50대. 의사, 약사, 교수, 교사, 직장인, 자영업자 등 직업도 다양하다. 날이 맑으면 영광이나 화순, 곡성 등지에서 '번개' 관측회를 갖고, 별 볼일없는 장마철에는 '물번개'도 한다.


2015년 8월께 내 취미활동에 덜컥 브레이크가 걸렸다. 담석 때문에 쓸개를 뗐다. 지난해 1월 건강을 위해 국궁(國弓)에 입문했다. 또 '노자'와 '도연명' 한시를 1년 청강했다. 맘을 비우는 시간이었다. 와이프는 "별에, 활에, 한시에 '천상 한량(閑良)'"이라고 말한다. 새해에는 새로운 맘으로 별 사진작업을 재개하려 한다. 별 사진은 취미가 아니라 내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윤동주 시구처럼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다시 심장이 뛴다.


-송기동 광주일보 문화2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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