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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원리 어긋난 언론계… 발전적 대안 필요-한선(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작성자 : 광주전남기자협회 (118.40.67.***)

조회 : 326 / 등록일 : 23-07-05 13:20

시장 원리 어긋난 언론계… 발전적 대안 필요

 

중앙·지역 언론사 퇴직자 늘어

취재역량·저널리즘 약화 우려

조직문화·임금인상 개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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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기자들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비슷한 언론사로 이직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언론계를 떠나버리는 경우도 있다.

 이들이 이직을 꿈꾸는 주요 이유는 불투명한 미래 비전과 열악한 임금상황현재도 암울하지만 참고 기다린다고 미래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광주전남기자협회가 최근 언론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확인하며 묵직한 돌덩이가 짓누르는 듯한 답답함이 느껴졌다.

 내가 친정으로 생각하는 지역 언론은 제자들이 가장 많이 진출하는 곳 아닌가.

 언론계의 이직현상을 깊이 들여다본 적이 있다학위논문을 쓰던 2000년대 초반인데 그때도 언론계는 이직현상이 심심치 않게 확인됐다당시는 언론사 간 이직보다는 언론계에서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주로 지방정부나 지역정가의 홍보 관련 업무로 옮기는 경우가 많았고그 때만 해도 지역 언론계에서는 이를 두고 상반된 정서가 감지됐다비판과 견제의 대상이던 지방정부의 이 되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이런 비판기류마저 희미해졌다고 한다약간의 체념과 부러움이 섞여 있는 반응이 더 많을 정도라고 한다.

 이번 조사에서도 이직현상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70%에 이르렀다.

 과거 이직현상에 대한 비판 기류와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최소한 현재 지역 언론의 현실을 짐작하기엔 충분한 답변이었다.

 물론 언론계의 탈기자화 현상이 우리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다중앙언론계에서도 기자들의 이탈현상은 지속돼 왔다.

 엊그제까지 공중파에 몸담던 기자들이 정부의 대변인으로 옮기기도 하고대기업의 홍보실로 이직하기 위한 큰 그림(빅피처속에 스펙 관리용으로 언론사를 택한 것이 아닌지 의심받을만한 일도 벌어지고 있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업계 1위를 자랑한다는 조선일보에서마저 최근 10년간 입사한 기자 106명 가운데 40명이 퇴사했다고 하니 10명 중 4명은 언론계를 미련 없이 떠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가히 언론계의 엑시트 현상이라 할 만한 상황이 중앙 언론계에서도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연공서열 중심의 기수문화순환보직으로 인한 전문성 확보의 어려움기자의 자율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경직된 조직문화가 세대 간 가치관의 충돌을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이 주요 요인으로 제시됐다.

 그런데 이번 광주전남기자협회 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1순위로 제시된 열악한 임금문제다복수응답으로 제시된 결과였지만 절반 가까운 45.6%가 기자들의 임금 인상을 이직의 제해결책으로 꼽았다.

 당장의 임금도 문제지만 연차가 올라가고 직급이 높아지는데도 연봉이 올라가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됐다.

 이렇듯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하기도 어려운 임금수준은 기자들을 불필요한 유혹에 빠지게 한다.

 시장의 작동원리에 어긋나는 기이한 언론계의 산업적 실패가 언제든지 저널리즘적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우려는 잘 알려진 대로 기존 연구에서 이미 확인된 사안이다.

 안타까운 것은 지역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하기는 쉽지만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칼럼을 쓰며 돌덩이의 무게만 더해질 뿐이었다.

 그럼에도 한마디 덧붙이고 싶다.

 기자들이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며 유혹에 빠지지 않을 정도의 임금수준을 해결할 자신이 있을 때 언론사를 운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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