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5년 첫 행사를 치른 광주비엔날레가 올해 창설 20주년을 맞는다. '미술 올림픽'이라는 생소한 현대 미술축제로 시작한 광주비엔날레는 세계 3대 비엔날레로 발전했고, 광주를 세계에 알리는데 기여하고 있다. 전광미 광주비엔날레 홍보사업부장은 "지역 언론의 큰 관심과 애정으로 광주비엔날레가 국제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전 부장은 올해 행사에 대해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한 특별프로젝트에서는 다른 어떤 곳에서도 다루지 않았던 '광주 정신'을 재조명하게 된다"며 "이번 20주년 행사를 계기로 비엔날레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올해 광주비엔날레는 '터전을 태워라'라는 다소 도발적이고 파격적인 주제로 치뤄질 것"이라며 "세계적인 예술감독과 독특한 전시주제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언론에 대해선 "지역 언론의 관심과 애정이 유달리 커 상대적으로 책임감도 큰 게 사실"이라며 "기사로 인해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해서 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와 달리 문화부 기자가 전시나 공연을 도맡아 업무 부담이 많은 것 같다"며 "항상 바쁘지만, 변함없는 애정으로 광주비엔날레를 봐줬으면 한다"고 밝혔다.형민우 편집위원
광주전남기자협회 14-03-14 조회3325
그놈과의 인연은 작년말 고등학교 동창들과의 송년회 자리에서 시작됐다. 한 동창녀석이 불쑥 내던진 말 한마디가 발단이 됐다. “ 너 밴드 있냐?” “밴드라니. 상처에 붙이는 밴드 말이냐?” “아니, 요즘 대세라는 밴드를 모른단말이야” 녀석이 말한 ‘밴드’(BAND)는 옛 동창생들을 온라인에서 엮어주는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였다. 친구가 일러준대로 밴드를 내려받아 설치한후 내 잔잔한 일상에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무엇보다도 가입과 동시에 줄줄이 올라오는 폭풍 댓글에 놀랐다. 고등학교, 대학동창들은 물론 졸업한지 수십년이 훌쩍 넘어버린 초등학교, 중학교 친구들까지...밴드는 학창시절의 옛 기억을 호출하는 ‘타임캡슐’ 그 자체였다.그 추억의 책장을 펼치자 초등학교 졸업앨범이며, 학창시절 벗들과 찍은 사진들이 가득했다. 나이가 들면 추억을 먹고 산다더니 세파에 지친 중년들은 밴드라는 사랑방에서 옛 추억들을 회상하며 재잘거리기에 여념이 없다. 밴드의 인기는 십수년전 붐을 일으켰던 동창찾기 인터넷사이트 ‘아이러브스쿨’의 그것을 뛰어넘었다. 사용자 수만 어느새 2천만 명을 넘어섰다고 하니 가히 열풍이라 할 만 하다. 엮임,묶음의 의미와 함께 과거 70~80년대 대중문화의 한 축을 차지했던 밴드문화를 연상케하는 명칭도 옛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 마케팅’의 발로였으리라. 근래들어 대중문화를 주름잡는 핵심 코드는 옛 추억을 떠올리는 ‘복고 열풍’을 들 수 있다. 케이블TV에서 방영돼 선풍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응답하라...’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만하다. 특정 시절을 호출하는 프로그램 명칭부터 신선하고 유쾌한 발상이었지만, 1990년대 젊은이들의 사랑과 우정, 방황과 고뇌를 그린 청춘드라마 형식의 극 구성도 참신했다. 서태지와 CD플레이어, 당시 유행했던 헤어스타일과 패션, 장국영 영화와 프로야구까지...극중에 출몰하는 추억의 장치들은 그때 그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대중들의 향수 정서를 파고들며 1997에 이어 1994편이 제작되는 등 열광적인 히트를 기록했다.영화계에 부는 복고 바람도 거세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권 변호사 시절을 모티브로 한 영화 ‘변호인’은 천 만 관객을 동원하며 새해 극장가를 강타했다. 영화는 실제 이야기인 ‘부림 사건’ 에 일부 허구를 가미한 ‘팩션’ 이지만 밀도높은 탄탄한 시나리오에다 충무로의 블루칩인 배우 송강호의 열연이 흡인력을 더했다. ‘변호인’의 흥행은 배우,시나리오, 연출이라는 3박자에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가능했지만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 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추억이 대중의 발길을 영화관으로 이끌었다는 의견도 많다. 여기에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정치의 계절’을 앞두고 ‘바른 정치인’을 갈망하는 국민들의 의식속에서 노무현이라는 이름 석자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을 주인공으로 다뤘던 영화 '남영동 1985' 역시 지난 대선을 앞두고 개봉돼 화제를 뿌렸기도 했지만, 예기치 못했던 ‘변호인’의 흥행돌풍은 정치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음악쪽에서는 지난 1996년 타계한 고 김광석에 대한 재조명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33살에 요절한 가객에 대한 추억은 그가 세상을 떠난지 17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TV 드라마에서는 김광석의 노래가 강물처럼 흐르고, 김광석의 노래들로만 엮어진 뮤지컬이 만들어지는가 하면, 심지어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김광석 특집이 제작될 정도다. 최근에는 김광석이 생전 여러 날에 걸쳐 쓴 일기, 수첩 메모, 편지, 노랫말 등 육필 원고와 미완의 노래가 담긴 에세이가 출간되기도 했다.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추억은 잔인한 것’이라고 했고, 시인 칼릴 지브란은 ‘추억이란 희망의 길에서 발에 걸리는 돌멩이’ 같은 것이라고 탄식했지만, 세상이 각박해질수록 지나간 과거를 회상하며 옛 추억들과의 소통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길고 긴 겨울밤,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를 추억하며 나만의 회상에 젖어보는 것은 어떨까. 김종범(광주불교방송) 기자 kgb29@hanmail.net
광주전남기자협회 14-03-14 조회4137
'만화 실록 5·18'도 나왔으면 어린 날, 가끔씩 찾아오던 시장통 천막극장을 기억한다. 십 리길을 걸어 봤던 흥분과 그믐 밤 초승달의 무서움이 아직도 짜릿하다. 천막극장과는 달리 그 시장통에 붙박이로 있던 곳, 만화방 또한 삼삼하다. 장보러 가던 엄마를 따라 나섰던 큰 이유가 팥죽과 만화였다. 지금과는 달리 출입을 통제 받거나 애들을 망치는 불량서적으로 치부되던 시절, 만화방은 궁색함과 비루한 처우와는 달리 자유와 반항이 꿈틀대던 곳이었다. 작은 일탈을 함께 나누던 친구들과의 의뭉스런 동료애가 살아 숨쉬던, 띠기·오뎅·덴뿌라·쫀득이 등 허접스러운 먹거리들, 나를 미치게 하고 확실하게 감정이입 시켰던 독고탁·구영탄·꺼벙이·강가딘 등 그 많은 만화주인공들이 온갖 에피소드를 펼치는 곳이었다. 그 치기 어린 반항의 세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에 빠져들게 했던 음식, 만화방의 분위기까지 만화는 아련한 추억이다. 만화는 무애하다. 과거와 미래, 지하와 우주 등 거칠 것이 없다. 비현실적인 공간과 시간, 생각까지 재현 가능한 가장 자유로운 무대다. 그래서 만화는 자유다. 만화는 아무리 황당할지라도 생각하면 다 이루어지는, 꿈을 현실화하는 첨단의 기술의 보고다. 간명하고 핵심적인 문장, 알기 쉽고 주목도 높은 시각적 표현은 그 어떤 훌륭한 강연과 연설보다 강력한 연설문이다. 나이와 계층을 넘어 조금만 읽다 보면 쉽게 빠져드는 매력덩이다. 그래서 만화는 추억이고 자유며 꿈이자 가장 강력한 연설문이다. 최근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보았다.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을 만화로 담아냈다. 조선의 개국부터 망국에 이르기까지의 정사에 대한 기록을 시각화해서 보여준다. 작가가 생각하는 인물상에 맞게 인물의 캐릭터를 그려냈는데 그것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엇보다 이 책의 미덕은 전문가나 연구자들만 접할 수 있다고 여겼던 실록을 학생은 물론이거니와 일반인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양한 인간군상, 군신간 권력다툼, 붕당정치의 출현, 명분과 실리를 다투는 국제외교, 왕과 대신들의 다양한 정치실험과 반발, 민생정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잘 드러나 있다. 현 시대의 에피소드를 양념처럼 섞어가면서. 조선왕조실록은 보면서 실록 5·18을 만화로 만들었으면 생각했다. 그 동안 5·18관련 뮤지컬, 만화, 그 만화를 소재로 한 영화 등이 있었다. 하지만 소재만 차용했을 뿐 통사적으로 사안 전체를 조망하는 저작물은 없다.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이 사실에 주목하고 친근감 있게 접근해서 좀 더 옳게 알 수 있는 도우미로서 만화는 그 자격이 충분하다. 만화 조선왕조실록을 보면서 과거의 역사가 지금 쓰여지는 세태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5·18도 사실 혹은 진실 그대로 알려졌으면 좋겠다.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렵게 가르치려 들지 말고, 5·18을 오해하고 폄훼한다 흥분하지 말고, 쉽고 차분하게 만화로 담아내 보는 것은 어떨까? 유·스퀘어문화관 문화홍보팀장
광주전남기자협회 14-03-14 조회4053
'박경완기자상'에 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2014 광주·전남보도사진전 ‘현장의 눈빛’전이 3월5일까지 광주신세계백화점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사진기자협회 광주·전남지회(회장 나명주) 주최로 열린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한 해 광주지역 일간지 사진기자들이 국내·외에서 취재한 사진 100여점을 선보였다. 사진기자회는 또 제9회 박경완 기자상에 연합뉴스 박철홍 기자의 '마지막 입맞춤'을 선정했다. 이 작품은 지난해 8월 공군 훈련기 T-50 추락사고로 순직한 노세권(34·공사 50기) 중령과 정진규(35·공사 51기) 소령의 영결식에서 노 중령의 부인과 두 자녀가 관에 헌화하며 입맞춤하는 모습으로 가족을 잃은 슬픔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3월10일부터는 전남도청 윤선도홀에서 전시회가 이어진다. 문의 010-5113-3292.형민우 편집위원
광주전남기자협회 14-03-14 조회3965
기자협회-밝은광주안과 지정병원 협약 밝은광주안과(대표원장 조철웅)와 광주전남기자협회(회장 구길용)는 최근 밝은광주안과 2층 라식센터에서 지역 언론인 및 가족들의 눈 건강을 책임질 지정병원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밝은광주안과는 기자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눈 건강을 책임질 뿐 아니라 상호 협력을 통해 지역 언론계 발전에 더욱 힘쓰기로 했다. 조철웅 밝은광주안과 대표원장은 “지역 언론인들이 공정한 보도, 약자와 소수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보도를 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박정욱 편집위원(광주일보)
광주전남기자협회 14-04-10 조회4026
취재수첩 3천개 제작 배포 편리성 높여…광주은행 후원 광주전남기자협회가 취재수첩 3000여 개를 제작해 각 지회에 회원 1인당 6개씩 배포했다.이번에 제작한 취재수첩은 기존 보다 크기가 작고 스프링이 없는 제본 형태로 휴대 편리성을 높였다. 취재수첩에는 주요 출입처와 지회 전화번호 119개가 기재돼 있다. 기자협회는 각 지회의 의견을 수렴해 취재수첩 추가 배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번 취재수첩 제작은 광주은행이 후원했다. - 맹대환 편집위원(뉴시스)
광주전남기자협회 14-04-10 조회4514
■ 무등일보 ▲논설주간 윤종채 ▲논설실장 겸 아트플러스 주간 김영선 ▲편집사진전산실 부장 도철 ▲제2사회부장 양기생 ▲문화체육부장 최민석 ▲아트플러스 부장 윤승한 ■ 광주MBC ▲경영기획국장 김형걸 ▲편성제작국장 곽판주 ▲보도국장 이강세 ▲기술국장 정일환 ▲사업국장 겸 문화사업부장 황성철 ▲창사50주년기획단장 박용백 ▲경영관리부장 김규석 ▲기획심의부장 윤행석 ▲제작기술부장 황한영 ▲광고부장 이병한
광주전남기자협회 14-04-10 조회3689
<사진설명>광주를 방문한 중국 취안저우시 기자단이 지난달 17일 광주전남기자협회를 방문, 협회 운영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양 지역 언론인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문화도시 폐막식 교차 취재하자” 中 취안저우 기자단 답방한·중·일 언론교류 제안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된 광주시와 중국 취안저우(泉州)의 언론인들이 폭넓은 교류행사를 갖기로 했다. 동아시아문화도시 행사 참석차 광주를 방문한 중국 취안저우시 기자단 5명은 지난달 17일 광주전남기자협회를 방문해 협회 운영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양 지역 언론인들의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 취안저우완보 총편집실 쉬지아링 부주임은 이날 간담회에서 “양 측 언론인들이 문화행사를 포함한 학술행사, 포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행사를 갖자”고 제안했다. 이어 쉬지아링 부주임은 “동아시아문화도시 폐막식에 한국과 중국, 일본의 언론인들이 교차 방문해 취재했으면 한다”며 “언론 분야에 대한 교류행사도 별도로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쉬지아링 부주임은 “중국도 인터넷 발달로 신문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광주지역 언론사와 신문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길용 회장은 “광주와 취안저우시 모두 문화와 역사가 깊은 지역이어서 언론인들이 교류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을 것이다”며 “실무진들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교류활동 방안을 마련하자”고 밝혔다. 취안저우시 기자단은 지난달 18일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동아시아문화도시 교류행사 개막식에 참석해 취재한 뒤 출국했다. - 맹대환 편집위원(뉴시스)
광주전남기자협회 14-04-10 조회3967
<사진설명> 광주전남기자협회장 시절 중국 산둥성기자협회의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했다.KBS목포방송국장으로 재직할 때 아름다운가게 목포지부에서 일일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박연재 변호사는광주제일고, 전남대 법대 졸업1981년 KBS 입사(기자)KBS 광주방송총국 취재부장·보도국장KBS 목포방송국장49회 사법시험 합격·41기 사법연수원 수료2012년 변호사 개업전 한국기자협회 광주·전남지부장광주 서중·일고 총동창회 상임이사전남대 총동문회 부회장 부럽다, 이 순간 기자라는 사실이 가정을 두고 백수로 견디다 못해 우연히 기자로 입사한 지 햇수로 30년, 언론계 정년을 하고 법조계로 나선 지는 3년째다. 세월이 흘러도 9시뉴스 시그널 음을 듣는 순간 위장이 조여드는 듯한 조건반사가 느껴지는 걸 보면, 생래적 기자는 못 되더라도 언저리에 아직도 기자라는 데자뷰가 스멀거리고, 기자생활 중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일도 있었지만, 그래도 타사보다 앞서 취재, 보도를 하려고 노력했던 일들은 나의 소중한 추억이다. 입사 초년으로 광주서부경찰서를 출입할 때는 광주항쟁 2주년으로서 종교계를 비롯해 전반적인 사회분위기가 무척 어수선했다. 어느 날 출입처에 가니 간부 모씨가 업무보고용 미농지를 가만히 내보이는데, K경찰국을 폭파하겠다는 정보였다. 당시 광주항쟁 무력진압에 대한 국민적 울분, 저항, 반감이 심했고, 아직도 도심 하수구에 버려진 총기류가 발견되던 등의 사정을 감안하면 이는 단순한 협박전화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돼서 데스크에 보고하였다. 엄혹한 시국이라 기사화까지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문제는 이 정보가 경로를 통해 K경찰국에 비상을 걸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찰이 그 정보원 등을 캐려고 필자를 찾아 나선 것이다. 필자는 밤에 세면도구를 챙겨 광주 아세아극장 뒷편 여관으로 피신해 사태를 관망했다. 다행히 며칠 지나 사태가 수습되었는지 별일 없이 출근해 다시 출입처에 나가게 되었는데, 모씨가 정문 앞에서 눈 빠지게 기다리다가 혹시라도 자신이 그런 정보를 줬다는 사실을 발설하지 않도록 신신당부했다. 제보자 색출 경찰 피해 여관 신세 훨씬 훗날 한 번은 광주시민회관에서 열리는 3·1절 기념식 취재에 나섰다. 주최 측 모 직원이 귀뜸하기를, 구청장석은 중앙 쪽에, 경찰서장석은 그 옆 갓쪽으로 정한 데 불만을 품은 서장 몇 명이 나가버렸다는 것이다. 필자는 카메라기자에게 그 비워진 자리를 자연스럽게 촬영토록 당부하고 살피니, 어느 서장은 출입구 쪽에 우두커니 서 있고 알만한 관내 서장도 자리에 없음이 확인되었다. 영상까지 확보되었으니 보도는 시간문제, 그러나 이런 뉴스는 공휴일 지역에만 방송되면 유무형의 압력으로 두 번 다시 전국방송을 타기 힘들다는 점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데스크와 협의해 서울송고 시각을 늦춰 저녁 8시대에 전국으로 터뜨렸다(9시뉴스에서는 없던 것으로 기억된다). 당시는 야당 때 박해를 받은 경험이 있던 YS집권 초기 군기를 잡던 시절이라 마침 최고위층이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기 위한 3·1절 기념식장에서 일부 경찰서장들이 자리에 불만을 품고 식장을 박차고 나갔다’는 요지의 뉴스를 직접 시청하고 격앙하였다는 후문이다.그날 밤 감사팀이 헬기로 날아왔고, 경찰수뇌는 오보라며 항의방문하고, 총국장은 필자를 불러다 ‘박 형, 마음 단단히 먹고….’라고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예고하는데, 덩치 좋은 경찰 서너 명까지 회사에 찾아와 필자를 찾아내라니 대략 난감하였다. 이전에도 실세 A장관, B도지사, C모 재벌총수의 각 부인 등이 연말 여수해경을 위문한다면서 보성 쪽에서 여수에 도착할 때까지, 여수해경서에 위문품을 전달하고 돌산 향일암까지 경찰 에스코트를 각 받은 사실을 제보받고 이를 전국에 보도한 사실이 있다. 그때도 해경청에서 헬기를 띄워 감사에 나선 일이 있었다. 당국은 여수 돌산 초소위문에 나선 것이라고 항변하였으나 필자가 이들의 행로를 이미 확인한 상태여서인지 더 이상 문제삼지 않았다. 시끄러운 기자라고 여겼겠지만. 어느 해 7월, 여수 남면 소리도 부근 해상에서 유조선 씨프린스 호 좌초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한낮의 더위가 식혀지려는 퇴근 무렵에 제보받아 신속히 처리하였으나 상은커녕 ‘해경담당’이라는 그놈의 출입처 때문에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취재, 보도로 상당기간 심신이 피곤하였다. 이런 사건에 거명된 장관, 도지사, 재벌총수, D서장, E해경서장 등이 묘하게 일찍 고인이 됐고, 반면에 이런 보도로 공로가 인정된 사실도 웬일인지 없었다. 생애 첫 특종상 주인공은 ‘신창원’ 아니 딱 한번, 탈옥한 무기수 신창원이 순천에서 붙잡혔다는 보도로 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특종상을 받게 되었는데, 그때도 막 퇴근 무렵 외부 제보 덕분이었으니, 신창원이 출소하면 고맙다 말을 할까…. 하여튼 1년만 하려고 뛰어들었다가 내 젊은 시절을 바친 기자생활이 정년까지 연장된 것은 오로지 주위의 도움 때문이었다 할 것이다. 이제 누군가가 다시 태어나도 기자를 할 건가라고 필자에게 묻는다면, 그건 부질없고 사치스런 질문일 것이다. 불가능한 상황을 전제한 것으로서 적어도 필자는 현세건 내세건 다시 태어날 수는 없다고 믿는 쪽이기 때문이다. 그저 후배 여러분들이 이 순간 기자라는 사실이 부러울 따름이다.
광주전남기자협회 14-04-10 조회4502
김형석 과장의 문화 에세이 나의 소중한 추억을 찾아서 클래식은 내친구중2 마음 훔친 비발디 ‘사계’테이프→레코드판→CD→mp3마음까지 디지털이 된건 아닐까 요즘 드라마나 영화에서 추억 찾기가 인기다. 갈수록 모든 것이 편리해지고, 빨라져만 가는 디지털 시대에 사는 우리들에게 80~90년대의 아날로그에 대한 추억은 첫사랑에 대한 추억만큼이나 설레임을 안겨주는 것 같다. 나는 자칭 클래식 마니아다. 하지만 쑥스럽게도 공연문화와 인연을 맺지 못해 제대로 된 콘서트나 오페라 공연을 거의 본적이 없다. 워낙 곰돌이 같은 성격이라 그랬다.그래서 결국 나의 모든 클래식 감상은 방안이나 카페, 차 안에서 이루어졌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는 음악의 소리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음악을 들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중학교 2학년 때 ‘제임스골웨이’라는 플루티스트가 비발디의 <사계>를 플룻으로 재해석해 연주한 테이프가 내 인생 최초의 클래식 음악이었는데 그 아름다운 선율에 나는 그만 빠져들고 말았고 그때부터 나는 동네 레코드 가게 단골이 되었다. 틈틈이 모은 용돈 몇 천원을 들고 레코드 가게를 찾아가 생상의<동물의 사육제>나 베토벤의 교향곡 <운명>을 사들고 들어오던 내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대학교에 들어갈 즈음 아버지가 무슨 맘을 먹으셨는지 전축(당시에는 턴테이블이 일체형으로 되어있는 오디오를 이렇게 불렀다)을 사오셨다. 드디어 테이프 대신 레코드판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레코드 가게에 가서 떨리는 마음으로 첫 레코드판을 구입했다. 바로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조심스레 플레이를 한 순간 들려오는 강렬한 느낌의 선율에 나는 감동을 받고 말았다. 그때부터 나는 용돈을 쪼개 레코드판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대학에서도 <고전음악감상동호회>에 가입해 음악감상활동을 했다. 당시 동아리에서 보유하고 있던 어마어마한 레코드 규모와 진공관 앰프, 하이파이 스피커들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군대를 다녀오니 어느덧 음악의 대세는 레코드판에서 CD로 변화하고, 가게의 진열대도 빠르게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나는 CD의 맑은 음색이 마음에 들었다. 나는 거부감 없이 다시금 CD를 사 모았다. 여전히 삶이 지루해지거나 힘들어질때 클래식은 나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다. 당시에는 광주에도 레코드 가게가 많았다. 특히 한미쇼핑 사거리에 위치했던 빅토리아 레코드사는 그야말로 나에게는 보물창고나 다름 없었다. 시내버스를 타고 빅토리아 레코드사에 가며 오늘은 어떤 음반을 살까 고민하던 내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그런데 이러한 나의 클래식 감상활동이 시들해져 버리고 말았다. 왜일까?직장에 들어와 학생시절보다 경제적인 여유가 더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CD구매는 거의 멈추고 말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MP3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나는 모 클래식 감상 사이트 정규회원으로 클래식 음원을 다운 받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곡수도 예전 레코드판이나 CD와는 엄청난 차이다. 하지만 이게 도리어 음악에 대한 소중한 나의 느낌을 많이 희석시키고 있다. MP3 파일은 편리하지만 레코드나 CD에 비해 값어치가 없이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요즘 PC로 음악을 들으면서 가끔 음악이 채 끝나기도 전에 꺼버리고 또 다른 음악을 재생하는 내 모습을 보고 가끔 서글퍼지기도 한다. 예전 어렵게 산 레코드판이나 CD로 감상할 때는 결코 겪어보지 못했던 모습이다. 나 역시도 이렇게 변해 버리고 말았다. 마음까지 디지털이 되어버린 것일까…. - 기아자동차 홍보과장
광주전남기자협회 14-09-23 조회3911
“진짜 기상캐스터가 된 것 같아요” 광주전남기자협 자녀 미디어체험 성료 KBSㆍ시청자미디어센터서 뉴스 진행 광주전남기자협회가 마련한 미디어체험 프로그램이 성황리에 끝났다.광주전남기자협회 소속 회원 자녀 20여명은 지난달 5일 KBS광주방송국과 시청자미디어센터를 각각 찾아 미디어체험 시간을 가졌다. 이번 프로그램은 소속 회원 자녀들에게 알찬 여름방학을 보낼 수 있게 협회에서 추진한 것으로 단순 견학 프로그램 뿐 아니라 아나운서 간담회와 기상캐스터 체험, 방송촬영 및 편집 실습교육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실제 광주 뿐 아니라 전남지역 회원 자녀들도 참석했으며 초등학생에서부터 고3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학생들이 참가해 가족 같은 좋은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오전에 방문한 KBS광주방송총국에서는 최송현 기자와 배유리 기상캐스터가 방송국 견학 및 뉴스 진행 체험과 기상캐스터 체험을 도왔다. 학생들은 실제 뉴스가 제작되는 스튜디오에서 직접 앵커가 되기도 하고, 그래픽 처리에 필요한 블루스크린을 앞에서 날씨를 알려주는 기상캐스터로 변신하기도 했다. 또 최송현 기자와 배유리 기상캐스터가 학생들이 평소 방송에 대해 궁금했던 내용을 일문일답식으로 친절하게 알려주기도 했다. 평소 방송에 관심이 많았다는 이승필(불로초 4년)군은 “방송국 날씨예보 체험을 할 때 기상캐스터 누나가 블루스크린 앞에서 작은 모니터만 보고 진행을 하셨는데 TV화면에는 지도랑 사진이 같이 나와서 너무 신기했다”고 말했다. 방송국에서 점심 식사를 한 이들은 오후에는 광주 서구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로 이동해 여름방학특별 TV체험 프로그램을 가졌다. 회원 자녀들은 각종 카메라장비와 음향시스템 등이 설치된 체험존에서 가상뉴스를 진행했다. 특히 아나운서와 기자, 현지 인터뷰 대상자가 돼 각 역할에 맞는 가상뉴스를 진행하고 제작했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낯선지 수줍음이 가득하지만 카메라가 돌아가자 대본을 또박또박 읽으며 방송기자로 변신하는 모습이었다.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를 홍보하는 뉴스를 만드는데 참여한 장태영(학강초 2년)군은 “TV에서 뉴스가 나오면 어떻게 만들어 지는 지 궁금했는데, 오늘 방송국과 미디어센터를 돌아보니 방송국은 어떤 일을 하고 뉴스는 어떻게 제작하는지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광주전남기자협회는 앞으로도 방학 때 회원 자녀들을 위한 다양한 직업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할 계획이다. 한편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와 광주전남기자협회는 지역민의 언론 참여 확대와 미래 언론인 양성 교육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 6월 체결한 바 있다. - 장우석 편집위원(전남일보)
광주전남기자협회 14-09-23 조회3784
<사진설명>광주·전남 미술기자들이 지난달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타이베이비엔날레 참관 등 대만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두근두근 타이완 현대미술 새 각축장 미술기자 대만 연수 ‘푸통푸통(두근두근) 타이완.’ 광주·전남기자협회 7개 신문사 미술기자들이 9월 19~21일 2박3일 일정으로 대만 취재를 다녀왔다. 기자단은 담양 대담미술관과 국제 교류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대만 문화관광국의 초청으로 타이베이 ‘온천(Hot spring)’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미술관, 타이베이비엔날레 등을 둘러봤다. 이번 대만 취재는 대담미술관 정희남 관장과 미디어아티스트 진시영 작가의 도움이 컸다. 휴식과도 같았던 2박3일간의 짧은 취재는 두근거림으로 시작됐다. 심야 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순간부터 비행기를 타고 대만공항에 내릴 때까지 취재단의 두근거림은 계속됐다. TV나 책을 통해 접했던 타이완의 풍경들이 데자뷰처럼 머릿속을 스쳤다.새벽잠을 설치며 도착한 대만은 대륙(중국)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섬나라 특유의 색채가 가슴 속으로 파고들었다. 대만은 현대미술의 새로운 각축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시아 지역의 중요한 거점 중 하나다. 한국은 물론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급부상한 중국, 홍콩 등과 작가 교류 등을 통해 현대미술의 새로운 센터로의 도약을 시도 중이었다. 첫 일정으로 한국 미술을 타이완에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투시아트갤러리를 둘러본 취재진은 타이베이 중심에서 약 30분 떨어진 단수이로 향했다. 단수이는 대만의 보석과도 같은 곳이었다. 강과 바다를 끼고 있는 천혜의 자연 경관은 물론 스페인과 네덜란드 군대의 주둔으로 곳곳에 남아 있는 이국적이면서 예스러운 건물들은 방문객들의 가슴을 사로잡을 만 했다. 특히 빗속에서 지켜본 단이수의 일몰은 가장 기억에 남았다. 이곳 근대 문화유산, 유적, 박물관, 미술관 등을 총체적으로 운영·관리하고 있는 단수이역사박물관 관계자들의 환대 속에 둘러본 단수이는 취재 이후에도 취재진의 머릿속에 맴돌았다. 9월부터 이곳에서 레지던시를 진행하고 있는 진시영 작가도 지역의 강과 인근 역사적 건물들을 둘러보면서 역사와 아픔 등을 조사 한 뒤 작품으로 담아낼 계획이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단수이 강 하구에 위치한 방파제 어인만두를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한 이튿날 일정은 ‘꽃보다 할배’에 나왔던 호텔인 ‘원산대반점’, ‘타이베이비엔날레 2014’, ‘모카(Museum of Contemporary Art)타이베이미술관’으로 이어졌다. 지난 9월13일 개막한 타이베이비엔날레 2014는 내년 1월4일까지의 일정으로 ‘거대 가속(The great acceleration)을 주제로 타이베이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었다. 타이베이시립미술관은 26개의 전시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전시실과 전시실을 이어주는 통로도 전시공간으로 활용되면서 관람객들이 쉼 없이 작품들을 읽어나가게 돼 있었다. 1전시실에서는 한국의 설치미술가 양혜규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가발과 전구 등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해 의인화한 그의 작품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끄는 작품 중 하나였다. 전체적인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편안함과 불편함을 번갈아 안기고 있었다. 특히 전체적인 주제가 안기는 환경오염 등에 대한 경고는 결코 가볍게 만은 볼 수 없었다. 이어 타이베이 중심에 자리한 모카(Museum of Contemporary Art)타이베이미술관을 방문했다. 초등학교 건물을 개조해 개관한 모카미술관은 내부는 학교 복도와 계단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서양 속담 중에 ‘친구를 알고자 하거든 사흘만 함께 여행해라’라는 말이 있다. 사흘 동안 미술 기자들은 많은 것을 보고, 또 이야기했다. 그리고 처음 두근거림은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대만 취재를 만들어준 대담미술관 정희남 관장과 진시영 작가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김경인 편집위원(광주일보)
광주전남기자협회 14-10-17 조회3807
김은영 부장의 문화 에세이 복잡·난해한 현대미술 ‘보는 만큼 알게 된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 흔히 ‘아는 만큼 보인다’는 줄임말로 유명한 명제도 있지만 현대미술에서는 ‘보는 만큼 알게 된다’고 생각한다. 현대미술은 ‘미와 감상의 자연스런 작용이 요구되는 감정이입의 미학’이 아니라 보고 읽고 깨닫고 자각해야 하는 수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복잡다단한 현대사회일수록 그를 반영하는 현대미술 또한 복잡하고 난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의 통념으로 간직해 온 미의식 대신 새로운 시대, 당대 현실의 미의식이 투영되는 경우가 많아서이다. 시각적 경험이 축적될수록 감상의 영역과 미술의 매력이 확장되어 간다고 강조하고 싶다. 광주비엔날레 ‘터전을 불태우라’소멸 향한 파괴로 머무르는 대신이를 통한 부활의 순환을103명 참여작가와 현실 공감을 제10회 광주비엔날레의 주제는 ‘Burning down the house’, 국문으로 ‘터전을 불태우라’이다. 다소 과격하고 격한 주제답게 창설 20주년을 맞이하는 광주비엔날레가 개막전 대내외적으로 개혁과 혁신의 요구로 먼저 타올랐다. 터전을 불태움은 소멸을 향한 파괴로 머무르는 대신 이를 통한 부활의 순환을 의미한다 할 것이다. 내 안에서 먼저 불 태워야 할 그 무엇을 동시에 떠올리면서 103명의 참여 작가들이 얼마나 절실하게 얼마나 치열하게 현실을 직시해오고 있는 지를 공감해보면 좋을 것 같다. 올해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의 5개 전시실은 각각 별개의 집(터전)의 형태로 구성했다. 전시가 시작되는 1전시실은 ‘버닝/불태우다’라는 표현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작업들이 중심이다. 전시장 입구, 잭 골드스타인의 ‘불타는 창문’을 서막으로 하여 창문 사이로 비춰지는 화염의 역동적인 모습을 통해 우리 스스로가 화염 속으로 들어서고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2전시실은 ‘터전’에 대한 인식을 통해 ‘태우라’의 행동강령을 만들어가는 작품들이 포진되어 있다. 전시장을 구성하는 작가의 대다수가 한국을 비롯 중국, 필리핀, 일본, 남미 등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정체성을 보여주게 된다. 국가와 인권의 개념이 자리 잡는 과정에서 자란 배경을 가진 작가들이 사회, 노동, 성, 기득권, 소비, 미디어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3전시실은 집(터전)과 파편화된 도시 풍경 등 건축을 주제로 삼아 이를 살피고 그 토대를 탐구 대상으로 삼는 작업을 보여준다. 특히 우르스 피셔가 자신이 살던 뉴욕의 아파트를 복제함으로써 집이라는 공간의 경험을 관람객들에게 선사한다. 그 집은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되기도 하고, 전시작품들이 집의 실내 공간과 관계를 맺으면서 실제 ‘집에 들어왔나?’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4전시실은 ‘터전을 불태우라’고 외쳤던 현 상황에 대한 의문과 제도권에 대한 문제인식에 대한 비전을 다양한 방식들로 살펴본다. 터전을 불태운 이후, 창의적이고 실험적이면서 미래지향적인 개념을 제시하는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5전시실은 도미니크 곤잘레스 포에스터가 이룰 수 없는 예술의 꿈에 도전했던 영화 속 주인공인 피츠카랄도로 분하여 홀로그램으로 등장한다. 닿을 수 없는 예술의 이상에 대한 의미를 아로새기며 전시는 마침표를 찍는다. 광주비엔날레 전시부장
광주전남기자협회 14-10-17 조회36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