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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우렁아! 더 멋진 아빠가 될게” - KBS 광주방송총국 이우재 촬영기자 득녀

작성자 : 광주전남기자협회 (118.40.67.***)

조회 : 662 / 등록일 : 23-03-21 16:04

반갑다 우렁아! 더 멋진 아빠가 될게


KBS 광주방송총국 이우재 촬영기자 득녀

 

지난달 17일 출산, 태명 우렁이

아내 박별이 씨와 딸 모두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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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6일 오후 5시쯤. 열 달을 기다린 우렁이가 나올 조짐이 보였다.

 출산 예정일까지는 아직 2주가 남았지만, 애타는 엄마와 아빠의 마음을 알았는지 조금 이르게 양수가 터졌다. 부랴부랴 병원으로 향했다. 제모, 관장, 내진 등 복잡하고 처음 겪는 일들을 나의 아내 별이는 겁이 날 텐데도 의연하게 받아들였다.

 얄밉게 찾아오는 진통에 아파하는 아내의 곁을 지키는 건 세상에서 가장 가혹한 일이었다. 9시간이 넘는 지난한 진통 뒤에 촉진제를 맞고 유도분만을 시도했다.

 우렁이와의 만남이 가까워져 갈수록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진통이 3분에서 2분으로, 1분 간격으로 좁혀졌다.

 고통에 겨워 소리를 지르는 아내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손을 잡아 주는 것과 호흡을 고르게 해 주는 것뿐이었다.

 출산이 임박하면서 분만실 바깥으로 내보내 졌고, 그 앞에서 귀를 기울이며 평소에는 믿지도 않던 신에게 기도했다. 내가 사랑하는 별이와 우렁이가 제발 건강하기만을. 빌고 또 빌었다.

 길고 긴 20분이 흘러 마침내 우렁이가 세상으로 나왔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건강하다는 의료진의 한마디가 얼마나 고맙던지. 바로 탯줄을 자르러 분만실로 향했다. 난생처음 잘라보는 탯줄의 감촉, 서걱거리는 소리는 평생 잊지 못할 거다.

 비로소 아빠가 되었다는 의식을 치르는 것만 같았다. 정신없이 우렁이의 상태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별이의 가슴에 우리의 첫딸을 안겨줬다.

 엄마의 품을 느끼고 눈을 뜨려는 우렁이와, 고통 속에서도 아이의 얼굴을 살피는 별이.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우렁이는 세상 그 무엇보다도 예뻤다.

 엄마 뱃속에서 팅팅 불어있었을 텐데도 조그마한 손가락과 발가락은 앙증맞았고, 울음소리마저 천상의 소리처럼 들렸다.

 산후 처치를 마치고 아내를 다시 만났을 때. 둘은 약속이라도 한 듯 눈물을 흘렸다.

 누워있는 별이를 껴안고 창피한 줄도 모른 채 오열했다. 고생한 그동안의 순간들이 스쳤고, 이처럼 큰일을 의연하게 견딘 아내가 눈물겨워 참을 수 없었다.

 고맙다. 나와 함께 해줘서. 그리고 우리를 가족으로 만들어줘서’.

 아내는 조리원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했다. 아직 신체의 고통과 불편함은 끝나지 않았지만, 우리는 우렁이를 보며 웃으며 여느 때보다 소중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내는 힘이 들 텐데도 아이에게 직접 젖을 먹인다.

 아프고 힘들지만 우렁이는 보는 순간 모든 게 잊혀. 그래서 나한테 더 큰 힘이 되는 것 같아”. 아내의 대답이다.

 내게 있어 별이와 우렁이는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큰 힘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를 일으키고 웃게 만드는 그런 힘.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힘이 되는 두 사람에게 떳떳하고 언제나 기댈 수 있는 멋진 남편이자 아빠가 되고 싶다. 이우재 KBS 광주방송총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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