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회 소식

지회 소식
인쇄
이전 목록 다음

역사 부정 망언이 촉발한 ‘세월호 기억투쟁’

작성자 : 광주전남기자협회 (118.40.67.***)

조회 : 1,660 / 등록일 : 19-05-16 14:44

역사 부정 망언이 촉발한 세월호 기억투쟁

5년이 지나도 먹먹한 취재기자들재난 보도에 대한 반성 다시 해


  e1e6aaedc3e0487281f2e86b40741275_1557985

세월호 참사 5주기인 지난달 16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에서 시민들이 묵념하고 있다.

 

올해도 4·16은 잔인했다.

세월호 참사 때 구조 책임을 저버린 세력들은 막말을 쏟아냈다. 국가의 무책임과 무능을 왜곡하고 희생자 유가족의 마음을 후벼 팠다.

괴물집단으로 모욕당한 광주 5·18처럼, 국가 권력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이들은 상처가 덧났다. 가해세력의 은폐·침묵에 이은 망언과 책임 전가는 극악무도했다. 국민 피로도를 앞세워 망각을 부추기려 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정서적 불통과 반인륜적 행태에 분노했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잊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되새겼다.

참사 5주기를 맞은 지난달 16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 시민들은 희생자 304명을 추모하며 5년 전 그날의 아픔을 다시 기억했다. 분향소 왼쪽 리본 조형물엔 노란 물결이 일었다.

한 시민이 메모지에 적은 글귀가 눈에 띄었다. 그의 표현대로 살아있음으로 눈물겹고 그리움으로 가슴 시린 계절이었다. 노란 물결엔 참사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안전 사회를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이 담겼다.

시민들은 사회 전반에 퍼진 탐욕·불법·비리·안전 불감증·인권 경시, 비정규직 중심의 노동체계, 국가의 구조 책임 방기가 세월호 참사를 일으켰지만 사회는 제자리걸음이라고 했다. “유가족 사찰과 비난 여론을 조성하고 진실을 은폐하려 한 정부의 행태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도 입을 모았다.

자식 시체 팔아 생계 챙긴다’ ‘박근혜·황교안에게 자식들 죽음에 대한 자기들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 한다는 등의 망언으로 고통 받은 유가족의 아픔을 공감하고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시민은 세월호 관련 보도 또한 참사 수준이었다며 언론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참사 당일부터 매년 현장을 오갔던 필자도 부끄러웠다. 경쟁주의, 인간 존엄성에 대한 무감각, 공공기관 자료·발표 미검증, 인기 영합주의, 공감 부족 등은 대형 오보가짜 뉴스 생산을 초래했다. 생존자들이 병원에 실려 오자마자 심경을 물었고, 피붙이를 잃은 이들을 상대로 사연을 찾아내기 급급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않았던 국가의 구조적 문제를 파헤치기 보단 받아쓰기에 익숙했다. 그릇된 일에 공적으로 분노하지 않았다. 오히려 희생자 가족의 입장을 왜곡하고, 참사의 본질에서 벗어난 자극적 보도가 잇따랐다. 심지어 유병언 아들이 먹은 음식을 보도한 언론도 있었다. 잘못된 취재 행태와 왜곡 보도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도 부족했다.

언론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국가폭력 피해자를 모욕하고 이를 누군가 동조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기레기의 대중화를 거듭 곱씹는다. 언론이 불의를 바로잡는데 헌신하지 않으면 추락한 신뢰를 회복시킬 수 없다는 게 국민의 경고다. 언론뿐 아니라 각계각층에 전하는 울림이기도 하다.

5주기를 기점으로 가해세력의 진영논리와 망각을 부추기는 수법은 기억 투쟁을 촉발시켰다. 일상 속에서 세월호를 기억해야 한다. 최소한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때까지, 국가범죄 피해자들을 조롱하는 짐승의 언어가 없어질 때까지, 국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회안전망이 구축될 때까지는.

지난 5년간 진상 규명을 위해 힘써온 세월호 광주시민상주모임 한 활동가의 발언이 잊히지 않는다. “5·18 유가족들이 39년간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을 겪고 있지만, 세월호 가족들에겐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요. 국민의 생명을 짓밟고 지키지 않은 세력을 똑바로 감시하고 꾸짖고 사과를 받아내야죠.”

/신대희 뉴시스 기자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목록

이메일주소 무단수집 거부

본 웹사이트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 밖의 기술적 장치를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 통신망법에 의해 형사처벌 됨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SITE MAP

팀뷰어 설치파일 다운받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