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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이야기] ⁠지금까지 이런 기사는 없었다 이것은 취재인가 덕질인가

작성자 : 광주전남기자협회 (118.40.67.***)

조회 : 1,897 / 등록일 : 19-05-16 15:19

지금까지 이런 기사는 없었다 이것은 취재인가 덕질인가


진성 아미의 설레는 취재기치열했던 표 예매·취재기자 등록까지 우여곡절

 

취재라 쓰고 덕질이라 읽는다. 부끄럽지만 부끄럽지 않은 자부심. 나는 BTS(방탄소년단) 팬이다.이것은 의도치 않은 TMI(Too Much Information)이자 아밍아웃(ARMY+커밍아웃). 4년만에 그들을 직접 영접한다는 설렘에 슈퍼콘서트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하지만 그들을 영접하기까지 순탄치 못했다. 그랬기에 더 소중한 기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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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광주FINA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성공개최 기념-SBS 인기가요 슈퍼콘서트’ 무대에 오른
BTS와 공연장을 찾은 다른 아미들과 함께 한 모습.

 

광주에 BTS가 온다고?! 대박?!”

‘2019광주FINA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성공개최 기념-SBS 인기가요 슈퍼콘서트의 최종 라인업에 글로벌 아이돌 그룹 BTS 출연이 확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성공개최를 위해 진행된 콘서트 무대에 올랐던 BTS를 보고 본격 입덕했던 나로서는 또다시 광주에서 그들의 무대를 볼 수 있음에 감회가 새로웠다.

지난달 28일에 열린 슈퍼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입장권이 필수였다. 공연 입장권은 무료로 배포로 1인당 2매 기준, 11번가를 통해 3차례 티켓팅이 진행됐다.

첫 번째 티켓팅 오픈 시간이었던 322.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티켓팅 날이었지만, 법조세미나로 인해 제주에서 광주로 돌아오는 상공에 있었다. 주변 지인들에게 부탁했지만, 아쉽게도 이날이 티켓팅이었냐며 되묻는 질문에 좌절해야만했다.

2주간의 시간이 지나고 심기일전 후 다시 도전한 2차 티켓팅. 오후 5시에 예매가 시작되니 두근두근 손에 땀을 쥐며 새로고침을 반복해서 눌렀다. 5시가 되자 눈앞에서 선택한 좌석 구역이 속수무책으로 없어지고 있었다. 결국 자리 예매는 실패했다.

사무실 곳곳서 아쉬운 탄식이 터져나왔다. 컴퓨터로는 절대 무리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거나 아쉬운 마음에 애꿎은 마우스만 클릭하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띄었다.

가장 가까운 지인에게 티켓팅을 함께 부탁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11번가 아이디를 모르겠네; (머쓱^^)”였다. 주먹이 울었지만, 신의 손으로 불리우는 또 다른 지인이 자리 예매에 성공했다. 쾌재를 부르며 답례의 의미로 기프트콘을 보내고, 그 지인을 영웅으로 추대했다.

하지만 팬으로서 먼 외곽자리가 아쉬웠다. 자리에 대한 욕심이 생길 즈음 때마침 다른 아미(ARMY) 기자로부터 정보를 하나 얻게 됐다. 주최·후원 주체인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미디어석 취재기자로 지원해 보라는 것이었다.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던 만큼 밤잠을 포기하고, 샅샅이 알아봤지만 그 어디에도 신청양식을 찾을 순 없었다. 어렵사리 관계자에게 문의해보니, 취재기자들도 치열하게 신청했었는지 이미 제한 인원 숫자가 넘어 더 이상 신청을 받지 않았다.

표를 예매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의의를 두고 있을 때, 수영대회 조직위 차원에서 취재기자 모집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배려(?)해 주신다면 가서 취재도 열심히 하겠노라 회사에 말씀드렸다. 이런 열정과 과한 관심에 회사에서도 적잖이 당혹스러우셨으리라.

마침내 콘서트 당일 월드컵경기장 공연장에서 현장 이모저모를 취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시민들과 해외 K-pop팬들로부터 들뜬 마음, 광주시민으로서 국제적 행사가 열리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십분 공감했다. 현장 취재 이야기를 기사로 송고할 때도 설레며, 즐겁게, 집중해서 일할 수 있음에 신기했다. 역시 덕질은 최고의 에너지원이다.

공연장 내부에서도 전국에서 몰려든 기자들의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특히 누가 BTS, 이중 누가 광주출신 제이홉이냐는 등 아이돌을 새로 알아가는 우리 선배님들의 고군분투도 눈물겨웠다.

취재 후 데스크로부터 이제 공연을 즐겨도 좋다는 승낙이 나고부터는 나는 기자가 아닌 아미였다.

이토록 순수하게 즐겁게 덕질의 찰나를 맞이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물론 공연은 최고였다. 무대에서 조금은 먼 좌석이었지만, 눈 앞에서 나의 뮤즈인 BTS가 노래 부르며 춤을 추고 광주시민을 향해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작은 형체의 움직임이 아쉬워 스크린으로 탄이들(방탄소년단 애칭)을 볼 수 밖에 없었지만, 목소리 울림을 느낄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표 예매와 취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노력들이 보상받는 것 같았다.

콘서트 마무리에 터지는 눈앞의 폭죽에 내 마음도 터져버릴 것 같았다.

황홀한 기분으로 공연장을 빠져나가는데, “왜 앵콜 요청도 안했나요~”라며 공연 진행요원의 멘트에 팬들은 분개했다. 안전과 질서를 위해 천천히 퇴장하게하려는 유도차원에서 하는 말이었겠지만, 정말 앵콜곡이 있었나 싶어서 나가던 시민들은 다시 자리로 달려갔다. 뒤에서 한 청소년들의 그러니까 내가 앵콜 외치자고 했잖아! 언제 또 볼지 모르는데! 속상해 정말!!”이라며 울면서 하는 말에 나도 깊은 공감을 하며 마음 속으로 함께 울었다.

공연 진행요원의 농간에 팬심이 이용당한 것 같아 화가 났다. 하지만 그날 밤 꿈같은 시간에 찍은 사진과 동영상들을 돌려보며 현장 감동을 안고 잠들었다.

/오승지 광주매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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