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잘산다]‘차박’으로 빛이 나는 솔로-허단비 뉴스1 기자
조회 : 1,761 / 등록일 : 20-12-03 15:03
허단비 뉴스1 기자
‘차박’으로 빛이 나는 솔로
한 달 900분 통화 ‘기자의 숙명’
‘불멍’ 또 한 주를 이겨내는 힘
“혹시 영업하세요?”
얼마 전 통신사 대리점에서 내 통화시간 기록을 보더니 한 말이다. 한 달 평균 15시간. “안녕하세요 뉴스1 허단비기자입니다”로 시작한 1분, 2분, 10분 남짓한 시간이 쌓여 900분이 훌쩍 넘었다. 통화 너머의 시간까지 합하면 반나절은 쉴새없이 떠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그래서 였을까. 말하다 지친 나는 요즘 ‘솔로 차박’ 혼자 떠나는 차박여행에 푹 빠졌다. 일이 지칠 때쯤 나는 ‘나 혼자 간다’ 어디든.
“혼자 차박을 가면 무슨 재미야?”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건 아마 쏟아지는 별 아래서 시원한 바닷 바람을 맞으며 차디찬 소주를 한 잔 걸쳐보지 못 한 이들의 가여운 질문이겠거니 생각한다.
솔로 차박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하루종이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 가장 좋은 점이다. 솔캠을 떠나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아마 “크~뷰 좋네”, “크~ 술 다네”, “크~ 별 봐라” 정도일거다.
둘째,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 매일 밖을 보고 밖으로 말을 뱉다보니 내 속이 어떤지 미처 듣지도 보지도 못하고 지내온 지 꽤 오래됐다. 그래서 혼자 차박을 떠나 카프레제에 와인을 마시고, 명란버터구이에 소주를 마시고, 치킨에 맥주를 마시며 사색에 빠진다. 나를 돌보기 위해서(간은 살짝 안 돌보지만).
셋째, 다음주를 살 힘을 얻는다. 주말을 집에서 넷플릭스를 보다 출근하는 것과 바닷가에서 ‘불멍’을 때리다 월요일을 맞는 것은 천지차이다. 월요병 때문에 생긴 일요병을 치유할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나는 오늘도 차박지에서 홀로 침묵할 날을 기다리며 한 주를 열심히 살고 쉴새없이 떠들어본다. 또 다음주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