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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출입 기자 넥센의 적진에 침투하다

작성자 : 광주전남기자협회 (118.40.67.***)

조회 : 2,144 / 등록일 : 18-11-15 13:08

KIA 타이거즈 출입 기자 넥센의 적진에 침투하다

 

국내 최초의 돔 구장인 고척돔 취재기

출장간 광주전남 기자들 악전고투 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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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지난달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넥센과의 와일드카드 전을 앞둔

KIA 선수단이 그라운드에서 몸을 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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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와일드카드전. 마감이 임박한 필자의 모습.

 

고척 스카이 돔(이하 고척돔)’은 우리나라 최초의 돔 천장을 가지고 있는 야구장이다.

지난달 16일 리그 5위로 가을야구를 치르게 된 KIA4위 넥센 히어로즈와의 승부를 돔 구장에서 치르게 됐다. 이 때문에 KIA 타이거즈 출입기자인 필자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KIA의 와일드카드전 취재를 위해 고척에 다녀왔다.

이번 취재가 의미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필자의 인생 첫 무계획(?) 출장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날 KIA는 무조건 경기를 이겨야 다음 날(17)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었다. 5위 팀은 한번만 패해도 짐을 싸야한다. 필자의 출장일이 무기한 연기될 지는 이날 KIA의 승패에 달려있었던 셈이다.

넥센의 홈구장인 고척돔은 KIA와 인연이 깊다. 고척돔은 2016년 국내 최초 돔구장이라는 타이틀로 화려하게 개장했다. 그러나 2017년 넥센이 리그 7위로 미끄러지면서 돔구장을 찾는 관중들의 발걸음도 뚝 끊겼다. (고척돔 지하 1층 푸드코트의 대부분은 문을 닫은 모습) 그러나 고척돔은 KIA와의 경기가 있을 때면 ‘KIA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 시즌 고척의 6차례에 불과한 매진 행렬이 모두 KIA전이었다. KIA의 두터운 전국 구 팬층과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이었을 테다.

그럼에도 필자에게 고척은 낯설었다. 실제로 보니 고척돔은 작았다. 이날 고척돔에 첫 방문한 남도일보 한아리 기자도 공감했다. 실제로 고척돔은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이하 챔필)보다 관중석이 적다. 관중 2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챔필에 비해 고척은 17000명 가량만 수용 가능하다.

그런데도 내부는 챔필보다 복잡한 편이다. 엘리베이터는 연결됐지만 계단은 연결되지 않은 층수가 있어서 첫 방문객은 길을 헤맬 확률이 높다. 일반 관중 계단과 관계자들 전용 계단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이곳저곳을 누벼야 하는 기자들에겐 난이도 높은 건물이다. 이날 더그아웃에 있던 선수들을 취재하고 장외에서 KIA 팬들을 인터뷰하던 필자도 결국 길을 잃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미로 같은 고척돔의 스케일은 팬들 사이에선 유명한 듯 싶다.

그 무엇보다 제일 곤혹스러웠던 점은 역시 높은 천장()이다. 천장이 막혀있다는 건 상상보다 더욱 살벌하다. 챔필의 울려퍼지는 함성만 듣던 필자는 고척의 울려모아지는 함성을 들으니 새삼 '돔구장'을 실감했다. 팬들의 찌르는 듯한 함성소리는 돔을 때리고 관중석 이곳저곳으로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다. 마치 이제 막 시작된 전쟁터의 한 가운데에 있는 기분이다.

취재현 장도 흡사 전쟁터다.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경기답게 많은 언론사의 취재기자들이 더그아웃에 몰려들었다. 평소 경기 시작 전 기자들마다 일일이 악수를 청하는 김기태 KIA 감독도 더그아웃을 꽉 채운 기자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김기태 감독은 한명 한명 악수를 해드려야 하는데 너무 많이들 오셔서 악수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날 취재를 단 네 글자로 표현하자면 서바이벌이었다. 경기 시작 전 몸 풀기 훈련을 끝낸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선수들을 하이에나처럼 먼저 낚아채 구석으로 조용히 몰고가(?) 이것저것 물어보는 방식으로 경쟁 취재는 진행됐다.

첫 원정취재를 떠난 필자가 이 사실을 알 리가 만무했다. 겨우 경기 시작 1시간 전인 오후 530분께야 정신을 차리고 KIA 임기영 선수를 낚아채 인터뷰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다보니 어느새 내 옆과 뒤로 기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고, 선수를 향한 질문 세례에 필자가 식은땀이 났다.

KIA 임기준 선수와의 인터뷰는 현장의 열띤 취재 분위기를 그대로 증명한다. 아침 일찍 고척에 온 탓인지 피곤해 있던 남도일보 한아리 기자는 임 선수와 인터뷰하다 결국 노터치 쌍코피를 터뜨렸다. ‘서바이벌식 취재열기로 인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모양인 듯 했다.

이날 와일드카드전의 결과는 모두 알다시피 KIA가 넥센을 상대로 6 10으로 패했다. 경기 전엔 KIA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넥센을 이기고 와일드카드전에서 상위팀을 제칠 수 있는 최초의 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했지만 히어로즈의 집중력이 더 강했다.

광주에서 서울까지 올라간 2명의 기자는 그 날 바로 광주로 내려갔고, 또 다른 2명의 기자는 서울에서 잠을 잤다.

그러나 4명의 기자가 KIA의 가을야구 조기마감을 안타깝게 생각한 것은 분명했다. KIA의 가을야구는 1일 만에 끝이 났다. 고척의 귀를 찌르는 환호소리가 등 뒤로 스쳐갔다. 하루 만에.

/사진=최황지 전남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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