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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여행기-박인철 광주신세계 기획홍보팀장

작성자 : 광주전남기자협회 (211.198.190.***)

조회 : 3,465 / 등록일 : 16-03-10 15:13

 

<사진설명>(상)100번 오르면 두 번 정도 밖에 볼 수 없다는

청명한 하늘 아래 백두산 천지


(하) 좌-천지에 오르기 직전 숨을 턱턱 막히게 하는 1천 개의 계단

우-중국과 북한을 경계로 나누는 두만강 다리.

건널 수 없는 우리 민족의 아픔을 대변하는 듯 하다.

 

 

백두산 여행기

 

박인철 광주신세계 기획홍보팀장

 

 

영하 40도 뚫고 만난 天池…감동 또 감동

 

 

지난 1월말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 아들과 함께 올랐습니다. 온 지구에 빙하기라도 온 듯 최강 한파가 몰아친 날 실온도 영하 32도, 체감온도 영하 40도, 한번도 체감해 보지 못한 추위를 뚫고 2천750m 백두산 정상에 섰습니다.


버스에서 스노모빌로 갈아타고 서파쪽 백두산에 오르는 길은 칼로 살을 에는 듯한 추위와 싸움이었습니다.(오른쪽 볼에 동상의 상처를 남겼습니다) 매섭도록 차가운 바람이 살갗을 뚫고 들어오는 고통을 이기고 발아래 펼쳐진 구름위에 올라 1천개의 계단을 딛고 눈앞에 펼쳐진 백색의 천지는 말그대로 하늘 위에 호수였습니다.


한민족의 정기가 솟아 오르는 백두산 천지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주었습니다. 우리땅 북쪽을 통해 한번에 올 수 있는 이곳 백두산, 광주에서 2시간 김해공항으로 버스타고, 김해에서 연변공항까지 2시간 30분 비행기를 타고, 연변에서 백두산 아래 도시인 이도백화까지 4시간 버스를 타고 돌고 돌아 우리는 그렇게 백두산 천지까지 오를 수 있었습니다.

 

 

1천개계단끝하얀세상
얼어붙은 장백폭포 장관

 

다리 하나 사이에 두고
건널수없는북녘의땅

 

생존단어만 나눈 중2 아들
호연지기 기른 여행 됐길

 


100번 오르면 두 번 정도 밖에 볼 수 없다는 천지는 한파를 뚫고 오른 우리의 노고에 답례라도 하는 듯, 서파 북파 연이틀 활짝 열어 젖히며 벅찬 감동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천지물이 떨어지는 60미터 높이의 웅장한 장백폭포는 3분의 1이 얼어 붙어 그 높이를 가늠할 수 없었지만 천상에 오르는 길처럼 멋진 장관이 펼쳐졌습니다. 눈꽃 상고대 설경과 분화구로 뚫고 나오지 못해 뜨거운 지열로 피어오르는 연기는 꿈속을 거닐 듯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마지막 날. 100미터도 채 되지 않을 것 같은 중국과 북한을 경계로 나누는 두만강 다리도 파란색 빨간색으로 나뉘어져 국경임을 구분해 줄 뿐 여느 다리와 같았습니다.


먼거리 돌아 여기까지 왔는데 불과 다리 하나 사이에 두고 건널 수 없는 우리 민족의 설움을 대변하고 싶은 마음에 북한 땅을 줌으로 당기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습니다.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에 연변 박물관에 들렀습니다. 우리와 똑같은 언어와 문화를 지키며살아가는 조선족의 역사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옛고구려 발해가 주름잡고 항일 운동의 근거지로 우리 민족의 주 활동 무대였던 이곳 간도 일대에 조선족 농악무가 널리 분포돼 있는 지도를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남의 땅이된 우리의 옛 영토는 같은 민족, 같은 언어, 같은 전통으로 아직도 지도에 발해 땅 만큼의 우리의 문화적 영토로 남아 있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지금은 남의 땅에서 우리 한민족의 문화와 전통을 계승하며 민족의 정체성을 처절히 지켜나가는 그들의 노력과 애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와 같은 민족 연변일대 조선족을 하나의 뿌리로 이해하고 통일 조국의 힘있는 미래에는 대륙으로 뻗어나가며 함께 손을 잡아야 할 우리의 또 하나의 민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선말을 가르치지만 조선의 역사를 가르칠 수 없다는 연변 가이드의 말이 아픔으로 다가왔습니다.


여행 내내 몇 마디 생존단어 외에는 문장이라고 표현할 정도의 긴말이 없는 중2 질풍노도기 아들놈이 뭔 생각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들과 둘이 동행한 여행을 통해 부자간의 정을 느끼는 소중한 시간이자 백두산 정기를 받으며 스스로 호연지기를 기르고 뭔가 느낄 수 있었던 여행이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함께 동반한, 지금은 현역에서 은퇴하신 선배님들. 몇 십년 동안 산을 오르며 맺은 인연으로 20여년 만에 다시 백두산을 찾아 감회에 젖으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몸소 증명해 보이신 건강하신 모습들 나이들어서도 함께 어울리며 배려와 진한 우정을 나누는 선배님들의 멋진 삶도 이번 여행의 또 하나의 배움이었습니다.

 

유익한 3박 4일 하얀 눈세상 백두산 여행을 정리하는 동안 하얀 눈으로 뒤덮힌 설국 광주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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