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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KBC기자 미국연수기 - <2> 낯선 곳에서 다시 배우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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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26-04-20 15:14
  • 조회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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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KBC기자 미국연수기 

<2> 낯선 곳에서 다시 배우는 것들

 

AI정보 홍수 시대기자의 기본을 돌아보다

매달 세미나·보고서 작성 분주

열달 지났지만 아쉬운 점 많아

뉴욕시립대 등 주요 대학 방문

교수·학생과 여러 주제로 대화

AI 정보의 양 이길 순 없지만

경험살려 의미짚는 건 기자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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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고 멀게만 느껴졌던 미국에서의 생활도 어느덧 10개월째다.

처음엔 고생도 많았지만 다행히 큰 탈 없이 정착해 이제는 가족 모두 안정적인 일상을 보내고 있다. 단골 마트에서 장을 보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매달 반복되는 발표와 세미나, 보고서 준비 중에도 틈틈이 시간을 내 사슴들이 뛰노는 동네 공원을 걷는다.

지내 온 시간들을 떠올려본다. 연구원으로서의 업무, 가족들과의 생활, 개인적인 다짐과 새로운 인연들까지.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는 동안 즐겁고 흥미로운 일도 많았지만 아쉬운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욕심만큼 영어 실력이 늘지 않았고, 사람들과의 교류는 아직 충분치 않다. 야심차게 세웠던 여행 계획은 절반도 소화하지 못했고, 건강을 위해 열심히 해보려던 운동도 최근에서야 겨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미국 생활을 전체적으로 평가해 본다면 만족스러운 것만은 분명하다. 기자 생활 14년 차, 잠시 일을 떠나 뒤를 돌아보고 앞을 그려볼 여유를 갖게 된 것만으로도 소중한 기회인데 거기에 더해 외국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간다는 건 하루하루가 설레고 기대되는 일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의 동료들과 지인들에게 기회가 된다면 해외 유학이나 연수를 한번쯤 도전해 보라고 권하기도 한다. 물론 꼭 외국을 나갈 필요 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도 있다. 스마트폰 하나면 언제 어디서든 각종 텍스트와 영상을 찾아 볼 수 있고, AI에게 질문 한 줄만 던지면 그럴듯한 정리까지 받아 볼 수 있는 시대이니 그런 의문이 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나 역시 같은 고민을 수도 없이 반복했었으니까.

하지만 이곳에서의 생활을 통해 경험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특히 기자라는 직업적 관점에서 본다면 오히려 경험의 가치가 더 중요해진 시대라는 생각도 든다.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밀려드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전달자이자 관찰자, 때로는 제안자이자 해설자의 역할까지 고루 짊어져야 할 기자에게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며 얻는 통찰보다 더 명확한 근거는 없기 때문이다.

외국이라는 낯선 환경 속에서 고작 일 년 남짓 머물며 쌓아가는 나의 경험이 비록 챗지피티나 제미나이가 쏟아내는 방대한 양의 정보에 비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이 담지 못하는 공간의 분위기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맥락과 의미를 짚어내고 보다 입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은 오직 나의 몫이다.

주제 연구를 위해 연수 기간 동안 뉴욕 도심의 CUNY(뉴욕시립대학교) 캠퍼스들과 노스캐롤라이나의 리서치 트라이앵글, 앨라배마의 트로이 대학과 텍사스의 UT(텍사스대학교) 캠퍼스들을 직접 방문했었다. 교수와 교직원, 학생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여러 주제의 대화를 나눴고, 그 속에서 대학 공동체의 분위기와 구성원들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다. 텍스트나 이미지로는 전해지기 어려운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때면 마치 취재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과 함께 묘한 긴장감과 설렘도 느꼈다.

짧은 질문 한 마디면 세상의 정보를 단 몇 초 만에 얻을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정보 자체가 곧 이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그 정보를 이해하고 맥락을 설명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결국 경험에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연수는 기자로서 다시 기본을 돌아보게 한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거라 믿는다.

김재현 KBC광주방송 기자

 

본 기고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인 해외 장기 연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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