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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올해의 기자상 수상 소감] 방송 기획 보도 최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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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6-12-22 15:56
  • 조회수 4,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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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올해의 기자상 수상 소감]


방송 취재 보도 최우수상


100년 한센인의 삶, 남겨야 할 유산

기획보도-KBS 순천 이성각 '잊혀진 기억-국립소록도병원 개원 100년'


외갓집 바로 뒤편에는 대나무 숲이 있었다. 여름방학이면 마루에 누워 댓잎이 부딪치는 맑고도 시원한 소리를 즐겼다. 그 숲속은 얼마나 더 시원할까 생각해봤다. 하지만, 어릴 적 그 숲을 한번도 들어가 보지 못했다. 숲을 가로지르는 대신 먼 길을 돌아갔다. '문둥이가 병을 낫기 위해 어린아이 간을 노린다', '옆 마을 숲에서 어린 아이가 없어졌다'는 외할머니의 얘기 때문이다.


수십년 잊고 살았던 대나무 숲과 한센병 환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다시 떠올린 건 올해 초, 순천방송국 발령, 그리고 소록도병원 개원 100년 때문이다. 떠안다시피 제작을 맡았다. 처음은 더뎠다. 경계심은 컸다. 마음은 열리지 않았다. 한 번, 두 번, 세 번을 만났지만, 감히 카메라를 댈 수 없었다. 두 달 가까이 소록도를 부지런히 오가는 사이 마음은 더디게 열렸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연과 눈물은 소록도에서도 부산과 경북의 한센인 정착촌에서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넘쳤다. 대만과 일본에도 비슷한 사연이 있었지만,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우리와 달랐다. 한센인들에 대한 차별의 역사를 '부(負)의 유산'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부끄럽지만 반드시 남겨 교훈으로 삼아야 할 유산. 이런 인식은 박물관으로, 인권교육 현장으로, 문화유산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었다.


한센인들의 삶을 보여주는데 충실했지만, 미래에 남길 유산이라는데 공감을 이끌어냈는지 자신 할수 없다. 앞으로 짊어져야 할 일이다. 그러고 보니 어릴적 대나무숲 공포는 어디 갔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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