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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률 기자의 문화 에세이-이게 바로 진짜 사랑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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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5-01-02 16:52
  • 조회수 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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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률 기자의 문화 에세이


이게 바로 진짜 사랑 이야기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참 좋아한다. 이런 부류의 영화 속 세상에는 잠시의 애잔함과 외로움이 있지만 이내 달콤함이 넘쳐 흐른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면 흥겨운 음악 속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 연인과 잠깐이나마 행복한 얼굴로 마주하게 된다.

 

  청춘 남녀의 달달한 사랑 얘기는 항상 흥미롭다.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주인공들이 내가 겪어보지 못한 복잡다단한 연애질을 일삼는데, 우연히도 내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감정이입마저 재빠르다. 꽃미남과 꽃미녀 사이에서 그저 그런 외모의 남성 또는 여성이 사랑을 쟁취한다던가, 사랑의 진심이 결국 통해 누구나 바라보던 우상을 내 것으로 만드는 설정은 익숙하면서도 언제봐도 재미가 있다. 물론 그런 영화가 주는 즐거움은 고작 하루가 지나면 잊혀지기 마련이다. 대게 영화의 해피엔딩은 사랑의 시작에서 끝을 맺기 때문이다.


 서두가 길었는데,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얘기를 꺼내기 위해서다. 내게 이 다큐멘터리는 사랑의 시작으로 해피엔딩을 맞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남녀 주인공들이 어떻게 사랑하고 삶을 이어갔나에 대한 후일담으로 보였다. 그들은 현실에서도 정말 진실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을까?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참 묵직하다. 이제 화면은 핑크빛이 아닌 우리의 눈에 비치는 현실 그대로다. 각본이 짜진 로맨틱 코미디가 내내 변죽만 울리다 최고조에서 뭉클한 감정을 선사했다면 이 다큐멘터리는 첫 장면부터 침울해진 뒤, 그저 영화 속 시간을 따라 눈덩이가 뜨거워지는 느낌을 내내 느껴야 한다.


 화면은 주인공인 고 조병만 할아버지와 강계열 할머니의 삶을 보여주는 데 거의 전부를 할애한다. 극적이지도 요란하지도 않게, 새싹이 돋고, 꽃이 피고 낙엽이 떨어져 계절이 변하듯 시골 촌로의 일상이 화면에서 흘러갈 뿐이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에게 이제 낭만적인 연애담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노부부는 서로 무언가를 바라지도 않고, 욕심도 없이 서로를, 또 서로를 바라보며 손을 ‘꼭’ 부여잡고, 함께 길을 걸을 뿐이다. 단지 ‘고맙다’라는 인사가 다다. 들떴던, 요란했던 젊은 날의 사랑은 온데간데 없다. 하지만 영화는 말한다.


 사랑은 그런 것이라고, 두 사람의 삶이 그렇게 흘러가듯 누군가와 함께 한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사랑이라고 말한다.


 12월13일 이 다큐를 연출한 진모영 감독이 관객과의 시간을 가졌다. 만든이가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해 자리에 끼었다.


 진 감독은 영화가 보여주는 사랑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시인 박노해가 ‘우리는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사랑으로 작은 일을 하는 것, 작지만 끝까지 꾸준히 밀어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아는 가장 위대한 삶의 길이다’라는 말을 했어요. 이 노부부에게 어울리는 글귀라 봅니다. 세상을 떠날 때까지 누군가를 위해 작은 일들을 하나하나 해나가는 것. 그게 진짜 위대한 사랑 아닐까요.”


 ‘76년 세월을 함께 해온 노부부의 사랑 이야기’는 벌써 누적관객 300만명을 돌파했다. 올 겨울 ‘진짜 사랑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강추!


-광주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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