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MBC-“트라우마 피해자 얼마나 어루만져 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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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4-09-2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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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욱 기자, 박재욱 기자>
“트라우마 피해자 얼마나 어루만져 줬는지…”
5·18 언론상 수상. 기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겁다. 지금도 고통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짓눌려 있을 그 누군가의 아픔을 소재로 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상 소식이 전해진 이후 걸려 온 강용주 광주트라우마센터장의 축하전화가, 일면 고맙기도 하면서 제작 당시의 부담감을 새삼 일깨운 건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나름대로는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자부하지만, 이같은 제작자의 입장과는 별개로 시청자들 특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이 어떻게 보고 느꼈을지를 생각하면 여전히 조심스럽기만 하다.
‘트라우마’를 주제로 삼은 광주MBC의 5·18 기획보도는 시의성 면에서 적절했다고 자평한다. 당시에는 세월호 사건의 충격이 우리 사회를 강타하고 있었고, 유족들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조차도 트라우마에 빠질 정도였다. 이런 가운데 5·18 주간을 맞았고, 이 시점에서 트라우마에 대한 재조명은 언론의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국가폭력이냐 대형참사냐 하는 원인만 다를 뿐 수백 명이 희생됐다는 점에서, 그리고 살아남은 이들이 극심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5·18과 세월호 사건은 일면 맥을 같이 했다.
고민은 전달 방식이었다. 트라우마는 이미 다양한 언론 매체에서 수없이 다룬 주제이다. 따라서 시청자들이 식상해 하지 않는 선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전달하고, 어떻게 하면 공감대를 이끌어 내느냐가 기획보도의 관건이었다. 그래서 구체적인 사례를 중심으로 당사자들의 입을 빌려 트라우마를 진단해 보는 방식을 선택했다.
5·18 유족이나 피해자들을 찾아 트라우마의 심각성을 인터뷰했고, 대구까지 가서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유족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대부분 악몽이나 환각, 환청에 시달리고 있었다. 자살 충동이나 극심한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경우도 많았다. 트라우마의 심각성은 세월호 유족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진단으로만 그치진 않았다. 광주트라우마센터장 등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해법도 제시했다.
취재 과정에서 놀랐던 건 30년을 훌쩍 넘긴 5·18 트라우마가 지금까지도 진행형이라는 사실이었다. 5·18이 이와 같다면 최근의 대형참사로 인한 유족들의 정신적 상처는 한 개인이 감당해 내기 힘들 만큼 엄청날 거란 생각이 들었다. 광주트라우마센터가 5·18 트라우마 치유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것처럼, 국가트라우마센터의 건립이 시급해 보였다.
광주MBC의 기획보도가 정신적 암흑 속에서 살고 있는 트라우마 피해자들을 얼마나 어루만져 주었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들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들여다보고 같이 아파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보도라고 미루어 짐작해 본다. 하루 빨리 트라우마의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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