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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기자들이 본 총선] 여론 만들고 키울 수 있는 '펜'의 힘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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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6-05-10 15:37
  • 조회수 13,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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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광주시의회 출입기자들이 지난 4월 27일 시의회 기자실에서

4·13 총선을 치르며 느낀 점과 의미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신대희 뉴시스 기자


[정치부 기자들이 본 총선]

여론 만들고 키울 수 있는 '펜'의 힘 경계해야


4월 12일 오후 광주시의회 기자실.


"18대 0이야", "에이 17대 1이요", "1은 누구야", "이개호(의원)", "이정현(의원)", "그래? 그럼 16대 1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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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임박해 날마다 쏟아졌던 기자실의 결과 예측은 이렇게 수렴됐다. 대화에 끼지 않은 다수는 "에이, 설마" 했을 수도 있다.


밑도 끝도 없어 보였던 예측은 민심의 흐름을 밑으로, 완벽한 적중을 끝으로 남겼다.


다음날 총선에서는 광주 8개, 전남 10개 선거구에서 국민의당이 16석,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1석씩 나눠가졌다.


야권 두 당만을 놓고 봐도 곱셈법칙을 적용해야 하니 18을 제곱해 324분의 1, 여기에 순천에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 여부에 따른 경우의 수를 더하고 더민주 1석의 주인까지 정확히 맞힐 확률을 수치로 제시하고 싶지만, 어렵다. 하여튼 매우 희박하다.


'유시진 대위'의 말을 빌리자면 그 어려운 걸 기자가 해냈다.


광주·전남에서 국민의당의 압승이 내년 대선 정국이나 앞으로 호남 또는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지역의 발전과 정치문화 개선을 견인할 수 있을지 거대담론을 꿰뚫어 분석할 자격도, 능력도 다행히 내겐 없다.


"총선 기간 내내 문재인- 안철수, 김종인- 안철수, 현역-신진, 소지역·조직력 싸움 등 수많은 대결 구도가 형성됐지만 결과적으로 광주·전남에서는 더민주 혼자만의 싸움이었던 것 같다. 문재인·김종인,  두 전·현대표(혹자는 '문종인'이라고 부르기도 했다)와 그 계파 정치인들에게 대선까지 희망을 품어도 될지, 믿음을 거둘지 선택이었다. 국민의당은 실연 후에도 외롭거나 불안해하지 않게 해줄 새 애인처럼 등장했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반사이익으로 압승하면서도 필승의 당위는 제시하지 못했다. '더민주는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들로 거둔 승리일 뿐 '국민의당이어야만 한다'는확신까지 준 것은 아니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그 낮은 확률을 지배한 기자들(내 예상은 빗나갔다)의 예측·영향력은 겉핥기나마 논할 여지가 좀  있다.


젊은 층은 더민주, 중장년층은 국민의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는게 지역의 통설이었다.


기자실 분위기는 살짝 달랐다. 생기 넘치는후배군의 압승 예상이 우세했지만 꽃중년 선배들은 상대적으로 근소한 승부에 베팅하는 경향을 보였다.


각자의 예측에는 기호가 반영돼 보였다. 기호는 예측뿐 아니라 기사에도 은연중 반영된다. 때때로 은연의 경계를 벗어난 지면배치, 제목도 있었던 듯하다.


여론은 기자에 의해 전달만 되는 게 아니라 만들고, 키워지기도 했다. 기자는 그렇게 영향력 있는 직업이었다. 해석과 해설의 영역이 넓은 정치 취재를 경험하면서 이제야 깊이 깨달은 점이다. 유념하고 경계하라고 수없이 들은 만큼 흘렸던 금과 옥조도 새삼 다가왔다. 좀 더 뻣뻣하고 당당해야 여론을 제대로 만들고, 키울 수 있겠다 싶었다.


개인적 이해관계, 호·불호가 아닌 보편적 선악을 놓고 개별 후보와 정당을 판단해야 소임에 충실할수 있다. 그래야만 대상이 누구든 성원하고 지지할 수 있는 권리도 더 단단해질 것 같다.


-손상원 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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