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비빔밥에 드립커피 은근히 어울려요 - KBS 광주방송총국 단골집
게시글 작성정보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6-11-15 15:50
- 조회수 7,206
- 댓글수 0
게시글 본문
낙지비빔밥에 드립커피 은근히 어울려요
KBS 광주방송총국 단골집
목포갯벌낙지 '카페 다락'
낙지·밥·김·참기름 환상조화
정갈한 묵은지 곁들이면 꿀맛
박박 비비면서 스트레스 훌훌
------------------------
식당 나서자 커피향의 유혹
바리스타가 정성껏 내려줘
클래식음악 들으며 여유 만끽
세상 온갖 걱정거리가 모두 내 것인 듯 머리를 싸쥐고 키보드를 두드리다 어느덧 밥때가 됐다. 별다른 약속이 없는 점심, 사람들과 함께사무실을 나선다.
걷기는 조금 멀지만 차로는 지척인 거리. 훌쩍 떠날 수는 없어도 이름에 바닷가 냄새가 물씬 풍기는 '목포갯벌낙지'로 향한다.
고민할 필요 없이 점심 메뉴로 낙지볶음밥을 주문한다. 옆 테이블에 이미 올라온 각종 낙지요리가풍기는 냄새를 맡으며 조신하게 기다린다.
갖은 밑반찬과 함께 땅콩이 옹기종기 모인 접시가 곧 도착한다. 단단한 껍질을 깨고 까먹는 땅콩과, 잠깐 동안의 담소는 무엇보다도 훌륭한 애피타이저다.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메인 메뉴가 모습을 드러낸다.
먼저 등장하는 건 빨간 양념에 시원한 오이를 올린 낙지볶음이다.
사람 수대로 나눠서 주기때문에 낙지를 덜면서 눈치 싸움을 할 필요가 없어서 좋다. 공깃밥과 김가루, 고소한 참기름을 뿌려 놓은 큼지막한 대접이 뒤따라 나온다. 이제 신나게 비비는 일만 남았다.
오전 취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역이용해 대접을 휘적거리다 보면 낙지비빔밥이 금방 완성된다.
숟가락 위에 비빔밥을 한껏 올리고 입안으로 가져가 본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낙지가 야들야들하게 씹힌다. 정갈한 묵은지를 올려 먹어도 좋고, 김에 싸먹어도 맛이 그만이다. 손과 입을 바삐 움직이다 보면 어느덧 한 그릇이 뚝딱 비워진다.
인터뷰 섭외가 안 돼서 뒤죽박죽이 된 머릿속도 잠시나마 깨끗해진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속을 든든하게 채워 주는 만 원의 행복이다.
시원한 국물이 당기는 날에는 먹물 꽉찬 낙지 머리가 통째로 담겨 있는 연포탕에도 손이 간다.
운 좋은 날, 데스크와 함께 식당을 찾으면 간혹 '해신탕'이라는 필살 요리를 구경할 수도 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낙지와 전복, 오리 백숙이 함께 들어 있는 보양식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해신탕을 후루룩 삼키면 갑자기 주간 아이템이 열 개씩 샘솟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배는 부를대로 불렀지만 아직 돌아가기에는 아쉽다.식당 바로 옆 분위기 좋은 카페 '다락'으로 향한다.
향긋한 커피향이 코를 찌른다. 바리스타가 직접 테이블로 와서 내려 주는 커피가 부드럽게 속을 달랜다.
카페 서가에 가지런히 꽂혀있는 책, 잔잔하게 흐르는 클래식 음악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의자에 등을 기대고 잠깐 생각에 잠긴다. 힘겹게 지나온 오전보다 더 험난할 오후가 목전이지만 이제 두렵지 않다.
매콤한 낙지에 고소한 커피, 24시간의 중턱에서 기운을 보태 주는 꽤 괜찮은 조합이다.
-양창희 편집위원(KBS광주방송총국)
첨부파일
2개-
이전글
-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