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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막내의 하루] 회견·간담회의 연속 … ‘극E’가 돼야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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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24-03-27 17:08
  • 조회수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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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견·간담회의 연속 E’가 돼야 살아남는다

 

총선 5개월 전 발령판세 귀동냥하다 어느새 적응

식사도 업무의 연장, 밥상머리서 노트북 열기 일쑤

울 틈조차 없이 바빠도 치열한 취재로 값진 경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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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5년 차인 내가 막내라니?” 기자 경력 5, 그리 많은 연차는 아니지만 어느 출입처에 가더라도 막내는 듣기 힘든 소리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정치부는 예외였다. 차장급 선배들부터 부장님은 물론 국장님까지……. 분명 선배들의 눈에는 햇병아리인 1년 차 수습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이런 생각 끝에 어쩌면 다신 없을지도 모를 막내 노릇, 한번 제대로 해보자는 각오로 정치부 출입을 시작했다.

정치부 막내의 하루는 오전 8시에 시작된다. 가장 먼저 타사 조간 주요 정치 기사들을 체크하는데, 선거 기간이라 대부분 총선 관련 기사가 많다. 같은 아이템이지만 색다르고 신선한 시각에 놀라기도 하고, 나와는 다르게 분석한 기사들을 보면서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자책은 잠깐, 마음을 다잡고 오후에 작성할 기사 발제안을 다듬고 작성한다.

오전 10시에는 광주시의회 기자실로 출근해 착석한다. 더 일찍 도착한 선배들이 기사나 출마자, 판세에 대해 나누는 이야기들을 귀동냥하면서 가끔은 용기를 내 질문도 던져본다. ‘이 정도 수준의 질문을 해도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막내니까 그럴 수도 있지!’라고 스스로에게 용기를 불어넣는다. 선배들의 냉철한 시각과 분석을 듣다 보면 어느새 기자회견 시간이 다 돼 있다.

하루 중 시의회에 가장 사람이 많은 시간은 아마 오전 1030분이 아닐까 싶다. 매주, 매일 이 시간에는 총선 출마 후보들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데, ‘기자회견이지만 후보자의 지지자들이 떼로 몰려와 시의회 브리핑룸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수많은 인파를 헤집고 겨우 취재석에 앉아 회견 내용과 질문 그리고 답변을 타이핑한다. 기자회견이 많은 날에는 30분 간격으로 오전 10시부터 오전 1130분까지 4개의 회견이 연속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통상적으로 오전 11시부터는 발제한 기사 계획안을 토대로 취재에 나서거나 메일함에 쌓인 보도자료들을 정리한다. 때로는 오후에 비해 시간적 여유가 허용되는 순간이기 때문에 숨을 고르기도 한다.

여느 기자들이 그렇듯 점심시간은 넉넉한 편이다. 오후 12시에는 출입처 관계자나 취재원과 식사를 한다. 밥 먹는 시간도 사실상 업무의 연장이라는 생각이 너무나 당연해져서 이제는 약속이 없는 날이면 괜히 불안하기도 하다.

오후 1, 점심 일정이 끝나면 다시 기자실로 돌아와 단신과 자료들을 뉴스데스크에 올린다. 종종 이 시간대에 차담회가 잡혀 머릿속이 복잡해지기도 한다.

오후 2시부터는 오전에 작성해둔 발제안을 촘촘하게 다듬고 보완해 기사 보고를 한다. 부장님의 지시까지 추가해 본격적으로 기사를 쓰기 시작하는데, 나 같은 경우 취재나 자료 수집을 보통 오후 3시 전에 다 끝내야 수월하게 기사를 쓰는 편이라 이 시간대가 하루 중 가장 분주한 시간이다.

넉넉하게 오후 4시쯤 기사 초고 마감을 하고 바로 회사로 복귀한다. 회사 복귀 후에는 그사이 기사가 어떻게 수정됐는지 확인하고 출고 후에는 보완할 내용이 있는지, 맞춤법은 틀리지 않았는지 꼼꼼하게 교열을 본다.

오후 6, 1판 마감이 끝나면 공식 업무는 끝이 난다. 하지만 기자라는 직업 특성상 그림자 노동이 없을 수 없다. 퇴근 후에도 출고한 기사 중 고쳐야 할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물론, 추가로 경선 결과 발표 등 속보를 내야 할 상황이 있을 때면 회식 중에도 노트북을 켜놓고 급히 기사를 작성한다. 모든 기자가 그렇듯 내일은 또 어떤 기사를 쓸지 아이템을 구상하며 저녁을 보내는 것도 이제 당연한 루틴이 됐다.

울 틈도 안 줘서 눈물 못 흘린 하루”. 정치부에 와서 처음으로 SNS에 게재했던 글이다. 시의회에 출근하자마자 시작되는 간담회 및 기자회견, 숨돌릴 틈 없이 이어지는 기사 발제와 취재 및 보고 그리고 회식들까지.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일정에 말 그대로 울 틈조차 없는 나날이었다.

발령일이었던 1116, 처음 정치부에 발령을 받고 벌써 4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당시 150여 일 남았던 총선은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누군가에겐 지극히 평범했을 날들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인생을 걸 만큼 치열한 날들이었을 것이다. 그 순간에 함께할 수 있어 (힘들었지만) 행복했고, 4년 뒤 2028년 총선에는 사랑하는 전남일보 모 후배에게 꼭 자리를 물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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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전남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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