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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과장의 문화 에세이-나의 소중한 추억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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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4-09-23 15:59
  • 조회수 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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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과장의 문화 에세이

 

나의 소중한 추억을 찾아서

 

 

클래식은 내친구
중2 마음 훔친 비발디 ‘사계’
테이프→레코드판→CD→mp3
마음까지 디지털이 된건 아닐까

 

  요즘 드라마나 영화에서 추억 찾기가 인기다. 갈수록 모든 것이 편리해지고, 빨라져만 가는 디지털 시대에 사는 우리들에게 80~90년대의 아날로그에 대한 추억은 첫사랑에 대한 추억만큼이나 설레임을 안겨주는 것 같다.


  나는 자칭 클래식 마니아다. 하지만 쑥스럽게도 공연문화와 인연을 맺지 못해 제대로 된 콘서트나 오페라 공연을 거의 본적이 없다. 워낙 곰돌이 같은 성격이라 그랬다.
그래서 결국 나의 모든 클래식 감상은 방안이나 카페, 차 안에서 이루어졌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는 음악의 소리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음악을 들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중학교 2학년 때 ‘제임스골웨이’라는 플루티스트가 비발디의 <사계>를 플룻으로 재해석해 연주한 테이프가 내 인생 최초의 클래식 음악이었는데 그 아름다운 선율에 나는 그만 빠져들고 말았고 그때부터 나는 동네 레코드 가게 단골이 되었다. 틈틈이 모은 용돈 몇 천원을 들고 레코드 가게를 찾아가 생상의<동물의 사육제>나 베토벤의 교향곡 <운명>을 사들고 들어오던 내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대학교에 들어갈 즈음 아버지가 무슨 맘을 먹으셨는지 전축(당시에는 턴테이블이 일체형으로 되어있는 오디오를 이렇게 불렀다)을 사오셨다. 드디어 테이프 대신 레코드판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레코드 가게에 가서 떨리는 마음으로 첫 레코드판을 구입했다. 바로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조심스레 플레이를 한 순간 들려오는 강렬한 느낌의 선율에 나는 감동을 받고 말았다. 그때부터 나는 용돈을 쪼개 레코드판을 사 모으기 시작했다.
대학에서도 <고전음악감상동호회>에 가입해 음악감상활동을 했다. 당시 동아리에서 보유하고 있던 어마어마한 레코드 규모와 진공관 앰프, 하이파이 스피커들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군대를 다녀오니 어느덧 음악의 대세는 레코드판에서 CD로 변화하고, 가게의 진열대도 빠르게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나는 CD의 맑은 음색이 마음에 들었다. 나는 거부감 없이 다시금 CD를 사 모았다. 여전히 삶이 지루해지거나 힘들어질때 클래식은 나의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다.


  당시에는 광주에도 레코드 가게가 많았다. 특히 한미쇼핑 사거리에 위치했던 빅토리아 레코드사는 그야말로 나에게는 보물창고나 다름 없었다. 시내버스를 타고 빅토리아 레코드사에 가며 오늘은 어떤 음반을 살까 고민하던 내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런데 이러한 나의 클래식 감상활동이 시들해져 버리고 말았다. 왜일까?직장에 들어와 학생시절보다 경제적인 여유가 더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CD구매는 거의 멈추고 말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MP3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나는 모 클래식 감상 사이트 정규회원으로 클래식 음원을 다운 받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곡수도 예전 레코드판이나 CD와는 엄청난 차이다. 하지만 이게 도리어 음악에 대한 소중한 나의 느낌을 많이 희석시키고 있다. MP3 파일은 편리하지만 레코드나 CD에 비해 값어치가 없이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요즘 PC로 음악을 들으면서 가끔 음악이 채 끝나기도 전에 꺼버리고 또 다른 음악을 재생하는 내 모습을 보고 가끔 서글퍼지기도 한다. 예전 어렵게 산 레코드판이나 CD로 감상할 때는 결코 겪어보지 못했던 모습이다. 나 역시도 이렇게 변해 버리고 말았다. 마음까지 디지털이 되어버린 것일까….        

 

- 기아자동차 홍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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