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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현장 취재 긴급점검] 신속·정확 보도 빛났지만 지역언론 역할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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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22-03-10 15:50
  • 조회수 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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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정확 보도 빛났지만 지역언론 역할 아쉬움

 

현산 아파트 붕괴 사고 미디어 비평

 

 얼마 전 발생한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는 사고 초기부터 이미 후진국형 안전사고의 전형으로 분석됐습니다. 어느 때보다 언론, 특히 지역언론의 역할이 중요했습니다. 무리하게 앞당긴 공사일정, 부실 감리·안전점검 의혹, 연이은 사고에도 가벼웠던 기업의 책임과 정부·지자체의 부실한 관리감독 등 문제가 켜켜이 쌓인 정황들은 이 사고가 지역의 구조적이며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사고라는 것을 가리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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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상황서 신뢰 있는 정보 전달

 

 사고 발생 후 당국의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각종 의혹이 난무하는 가운데, 지역신문들의 현장취재와 심층취재들이 시민들의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신뢰 있는 정보들을 제공하며 빛을 발했습니다.

 재난보도의 제 1준칙은 단연 정확하고 신속한보도입니다. 한 달 넘는 기간 동안 계속해서 현장을 지켰던 일선 취재기자들의 노고로 속속 발표되는 구조 소식과 당국의 브리핑, 현장의 분위기 등을 가장 발 빠르게 전했습니다. 실종자들의 구조가 늦어지면서 시시각각 속보가 나오는 가운데, 지역신문들의 지면을 통한 집중보도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대부분의 지역언론들은 사고 발생일인 111일 이후 3월 현재까지 매일 1면과 사회면의 많은 부분을 할애해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시민들이 매일 아침 종합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특히 전문가들의 오피니언을 담아 문제점을 지적하고, 현장을 찾은 정치인들의 추태를 지적한 기사, 소방관과 자원봉사자들의 인터뷰까지 다양한 시각을 담아낸 기사들이 주목됐습니다.

 

한달여동안 집중보도 큰 노력

방송 3사 유튜브 라이브 눈길

단체장에 주목·축소 보도 허물

대형재난 반복되지 않게 노력

 

뉴미디어 활용 저널리즘 눈길

 

 지역방송들의 유튜브를 통한 생중계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광주시민들은 멘탈붕괴상태였습니다. 학동참사에 이어 또다시 들려온 사고 소식에 시민들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자연히 사고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서 지역방송 3사가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에도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댓글로 실시간 소통했습니다.

 kbc광주방송은 사고 발생 후 18일 동안 매일 정례적으로 현장 브리핑을 진행해시민들께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전달되면서 불필요한 불안이나 유언비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유튜브로 시작된 생중계가 TV송출까지 이어지면서 지역 재난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저널리즘을 선보였습니다.

 사고에 앞서 무등일보는 지난해 628일 이미 <HDC화정동 신축현장도 안전 부실> 기사를 통해 사고가 발생한 아이파크 현장에서 지난해부터 공사 자재가 떨어지는 등 부실한 안전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학동참사 발생 후 다른 공사현장의 안전 문제까지 점검해 보도한 것인데, 이때라도 지역사회가 좀 더 경각심을 갖고 예방에 사활을 걸었더라면, 인명피해가 컸던 이번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반성도 하게 됩니다.

 

축소보도·지나친 단체장 주목은 눈살

 

 하지만 언론이 이런 대형 사고에 무심하다면,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사고 다음 날인 12일자 전남매일 1면 톱기사로 사고 소식 대신 무등산에 케이블카·친환경트램 건설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날 사고 관련 기사는 여러 장을 넘겨 7면 사회면 하단에 짤막한 토막기사로 처리됐습니다. 그 다음 날에도 사고 소식은 1면에서 찾아볼 수 없었고, 자사의 신춘문예 골드문학상시상 기사 등 다른 기사들이 1면을 차지했습니다. 이후 전남매일은 3월 현재까지 사고 관련 심층취재 보도를 단 한 번도 1면에 싣지 않았습니다. 신문지면의 1면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톱기사는 신문사의 얼굴이라고 합니다. 건설사를 사주로 두고 있는 전남매일의 보도행태는 편집과정에서 압력이 작용하지는 않았나 의구심이 들게 하는 대목입니다.

 한편, 해당 사고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광주시장의 현장 지원 모습만 집중 조명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에 다가간 이 시장 인간적 면모(전남매일23)’에서도 역시 비판과 책임 추궁 대신 광주시장의 인간적인 면모에만 주목한 사설을 발표했습니다. 광남일보 역시 붕괴현장 29일 상주 이용섭 시장 감동이다(광남일보210일자)’ 사설 등을 통해서 비슷한 시각을 보여주었습니다.

 

가슴아픈 일 더는 없도록 지켜봐야

 

 그러나 이번 참사와 관련해 언론의 활약상을 돌아보며, 지역언론이 가진 재난보도 역량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나 평가해 봅니다. 많은 언론인의 고민과 현장에서 흘린 땀의 결과일 것입니다. 이제는 언론뿐 아니라 행정과 정치, 시민들의 몫입니다. 학동 참사 이후 몇 개월 만에 화정동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반복되는 사고의 경험치가 쌓여갈수록 아이러니하게도 언론의 재난보도 역량은 높아져 왔습니다. 그 결과물을 자양분 삼아서 다시는 가슴 아픈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모두가 마음을 모으고 움직일 때입니다. 언론이라는 한쪽 바퀴가 움직일 때, 시민사회도 바퀴를 돌려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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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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