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궁금해요~” 후배가 묻고 선배가 답한다 > 기획

본문 바로가기

기획

“선배~ 궁금해요~” 후배가 묻고 선배가 답한다

게시글 작성정보

profile_image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24-10-10 16:21
  • 조회수 1,206
  • 댓글수 0

게시글 본문

선배~ 궁금해요~” 후배가 묻고 선배가 답한다

 

꼰대 아닌 후배들과 공감능력 뛰어난 멋진 선배로 써줘.” 토크 시작 전 부탁 아닌 압박이 훅 들어온다. 광주전남기자협회보가 준비한 이번 기획토크는 5년차 MZ기자가 묻고 30년차 선배기자가 답하는 선후배 라떼타임이다. 뉴스1 광주전남취재본부 이수민 기자가 인터뷰어로, 박영래 취재국장이 인터뷰이로 참여했다.

 516b16b90e1dad2552c526ecf7edc295_1728544772_292.jpg

국장님! 인터뷰를 당하게 된(?) 소감은요?

내가 인터뷰이로 뽑혔다는 게 조금은 민망하네. 기자생활 30년 동안 남들 이야기야 수도 없이 다뤘지만 정작 내 이야기가 지면에 실리기는 쉽지 않잖아? 기자협회보 한 면을 할애해 준다니 가문의 영광이야.”

 

국장님을 모르는 후배들을 위해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뉴스1 광주전남취재본부에서 취재국장 겸 데스크 업무를 맡고 있는 박영래입니다. 1995년 광주매일에 입사해 기자 생활을 시작했고요. 거쳐 온 언론사가 좀 많은데요. 광주매일 이어 남도일보와 광남일보, 그리고 서울경제신문, BBS광주불교방송을 거쳐 2016년부터 뉴스1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제 본격 질문! 30년 전, 기자에 대한 사회의 인식은 어땠나요?

급여 측면에서 보면 대기업이 없는 광주 지역사회에서 상당히 상층부였지. 당시 공무원인 친구들의 급여와는 비할 정도가 안됐고. IMF 전까지는 어떡하든 괜찮은 직업군에 포함돼 있었으니까. 당시 신문사 인력이 300명 정도였어. 인력에 비해 지면은 넉넉하지 않다 보니 자신의 기명 하나 넣지 못하는 날도 있었다니까? 제대로 된 기사 한 꼭지를 써내지 못하면 지면에서 내 이름을 볼 수가 없는 거야. 물론! 나는 매일 기사를 출고하던 기자였고^^”

 

결국 국장님 자랑이네요? 30년 동안 일하는 환경도 많이 달라졌을 것 같아요.

아침에 사건을 체크하고 보고하고, 취재하는 패턴은 당시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어. 큰 차이가 있다면 정보 통신이란 존재이지. 그땐 원고지에 기사를 작성하던 시절이잖아. 편집국에서 개인 노트북을 갖고 있던 선배는 두 명에 불과했어. 그나마 기자들은 회사에서 삐삐를 보급받았는데 당시엔 자랑스러운 훈장인 양 허리띠 앞부분에 삐삐를 차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핸드폰이 없으면 보고는 어떻게 해요?

이동하면 안되고 가만히 서서 전화를 걸기만 할 수 있는 씨티폰이란 게 1997년 등장했어. 삐삐는 답신을 위해 공중전화에 긴 줄을 서야만 통화를 할 수 있는데 씨티폰은 줄 안 서고 바로 전화를 걸 수 있어서 기자들이 많이 썼지. 문제는 낮은 통화 성공률인데씨티폰은 공중전화망을 이용했기 때문에 전화를 걸기 위해서는 공중전화 옆 100m를 벗어나면 안 됐거든. 하루에도 몇 번을 공중전화로 전화했던 기억이 나.”

 

지금처럼 실시간 지시 보고는 어려워 진짜 힘들었겠어요오히려 좋은 건가? 가끔 선배들 전화 받기 싫을 때가 있잖아요!

그건 그때나 지금이나 후배들의 똑같은 생각이지. 무등산 평두메습지 인근에 닭집이 있었는데 그곳은 삐삐조차 신호가 잡히지 않은 지역이었거든? 삐삐 못 받았다는 명확한 핑계를 댈 수 있어 가끔 가서 낮술 먹고 하루를 제끼기도 했어.”

 

오 꿀팁! 저도 어디 지하 카페 좀 찾아봐야겠어요. (웃음) 저 같은 요즘 MZ기자들, 어떻게 보세요?

“‘선배 전화 받기 싫을 때가 있어요~’ 말하는 거 보면 얼마나 당차냐. 물론 현장에서 함께 부대끼는 경우가 드물다 보니 다른 기자들은 잘 모르지만 일단 후배들이 모두 야물어졌다고 생각해. 우리 때는 꼬라지오기가 있었다면 요새 후배들은 똑똑하고, 할 말은 하는 그런 야무짐이 좋아 보여.”

 

그런 후배들한테 하고 싶은 말은요?

이제는 입은 닫고 지갑만 열기로 했는데. 기자를 선택했다면

 

그러면 질문 취소할게요! 지갑을 여세요!

기다려 봐. 말하고 있잖냐. 기자를 선택했다면 매일 기사를 기획하는 것은 불교에서 말하는 업보이자 숙명이다. 끊임없이 독자들의 니즈를 맞춘 아이템을 고민해야 하고. 변화하는 언론환경에 맞춰 움직여야 하고

 

지갑 여세요! 지갑!!

지금은 취재와 사진, 영상, 편집 등 하이브리드 기자를 필요로 하는 시대이지. 편한 것만 찾아다니려는 애늙은이 기자가 되어서는 안 돼. 다양한 경험은 값진 자산이라고 말하고 싶어. 또 다들 술 좋아할 텐데, 술은 오래 마실 수 있도록 절제하며 마시는 습관이 중요해. 더불어 건강관리도 필수. 기사도 잘 쓰고 술도 잘 마시는멋진 기자들을 기대한다.”

 

취소라고 했는데 계속 말하시는 거 보니 꼰대가 맞는 것 같아요! 30년의 기자 생활은 만족하시나요?

와이프가 한 말이 있어. 밖에서 박영래 기자로 살기에는 너무도 즐겁겠지만 집에서 가장 박영래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고민을 좀 하면서 살라고 하더라. 가정과 직장, 둘 다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200점이겠지만 기자에게 그건 너무도 어렵지. 여전히 모든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아. 앞으로는 그동안 못 다한 것 만회하려고 꾸준히 노력 중이야.” 

이수민 편집위원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관련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