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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기록의 현장”…5·18 중심부를 걷다 - 광주전남기협, ‘5·18역사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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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25-05-28 15:54
  • 조회수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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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기록의 현장5·18 중심부를 걷다

 

광주전남기협, ‘5·18역사기행

오월강연 듣고 사적지 방문 등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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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간의 5·18역사기행에서 또렷하게 남은 문장이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다양한 시점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지만 모두 한 문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과거의 기억에서 현재를 경험했고, 미래를 배웠다.

5·18을 나흘 앞둔 지난 514.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245’로 향했다. 광주전남기자협회가 주최한 전국 기자 초청 5·18 역사기행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이재의 5·18기념재단 연구위원이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45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그날의 공기를 생생히 기억했다. 거리에서 비상계엄 해제를 외쳤던 광주시민들의 함성, 옛 전남도청에 모여든 시민군들의 표정이 그의 말 속에 되살아났다.

강연 중 소개된 한 장의 사진은 강하게 각인됐다. 쓰러진 두 청년과 빵조각이 널린 모습. 이들은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주인공 동호의 실제 모델인 문재학·안종필 열사였다.

책을 읽었던 터라 그 사진을 보는 순간 동호의 이야기가 자연스레 겹쳐졌다. 책의 내용이 이미지 위로 입혀졌고, 소설 속 상상이 과거의 비극으로 다가왔다.

강연이 끝날 무렵 이재의 위원이 남겼던 말이 5·18과 현재를 이어줬다. 그는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우리 국민이 보여줬던 대처는 5·18이라는 과거의 역사에서 학습된 것이다“87년 헌법에 적힌 내용들이 지금의 우리를 살릴 법적 근거를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다음 강연자로 나선 이성각 KBS광주방송총국 기자는 왜곡된 5·18 역사를 바로잡고 진실을 기록해 왔다. 서주석 전 국방부 차관이 5·18민주화운동 왜곡 관련 활동에 참여했던 사실을 밝혀냈던 것이 그 일례였다.

그는 스스로에게 한 가지 질문을 자주 던졌다고 했다. “나라면 도청에 남아 있을 수 있었을까?” 그럴 수 없었을 거란 결론이 다시 그를 취재로 이끌었다.

강연을 들으면서 스스로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졌다. 앞서 들은 강연을 토대로 그날의 장면을 떠올려봤다. 군인들의 총소리, 도망가는 시민들의 비명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이튿날은 아침 일찍부터 국립5·18민주묘지에 방문했다. 희생자들에 대한 참배를 마친 뒤, 이들의 실제 묘를 보면서 김용철 5·18기념재단 오월지기의 설명을 들었다.

5·18 최초 희생자로 기록된 김경철 열사부터 복부에 총알을 관통당한 초등학생, 이마에 총을 맞아 아이와 함께 사망한 임신부, 그리고 문재학·안종필 열사까지. 한 명, 한 명의 사연이 발걸음을 붙잡았다.

오후에 찾은 전남대학교는 45년의 세월이 흘러 대학생들의 웃음소리만 남았지만, 여전히 잊지 않기 위한 기록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었다.

5·18의 역사를 기록하는 용봉관과 교내 곳곳에 붙은 5·18 현수막들,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수놓은 길을 따라 도착한 정문에 세워진 사적비까지 모두 역사를 기억하게 했다.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전일빌딩245’였다. 첫날 강연을 들은 그 건물이었다. 외관은 깔끔했지만, 10층 복도와 외벽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구멍들이 있었다. 헬기 사격의 흔적이었다.

단순한 흔적이 아닌 국가폭력의 증거로, 당시의 총구가 향했던 옛 전남도청 방향이 복도 끝 유리창 너머로 그대로 보였다. 과거는 그저 지나간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 느껴졌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누워 이번 역사기행을 되짚었다. 현장을 직접 보고 들은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됐다.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것을 넘어, 반복하지 않도록 기록하는 것. 앞으로의 기자 생활은 그 다짐을 지켜가는 일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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