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회고록 민·형사재판-“다시는 학살자가 거짓 역사 쓰지 못하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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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26-06-0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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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학살자가 거짓 역사 쓰지 못하게 해야”
스타벅스 탱크데이가 보여준 역사 조롱, 명백한 2차 가해
전두환 회고록 민사 판결, 학살자의 변명과 궤변에 ‘제동’
북한군·헬기·자위권 왜곡은 불법…지역 혐오와 낙인 번져
왜곡 처벌 강화, 범죄수익 환수 필요…헌법 수록도 시급


5·18 광주민중항쟁 46주년에 참혹한 장면을 봤다. 민주주의를 바로 세운 역사에 돌연 ‘탱크’가 올라왔다.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까지 얹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국가폭력의 아픔을 저질 장사로 만들었다. 역사를 부정·조롱하며 피해자의 고통을 후벼 팠다.
지난 2월 대법원이 확정한 전두환 회고록 ‘출판 금지’ 민사 판결을 다시 본다. 대법원은 전두환 회고록 속 5·18 왜곡 표현 51개를 삭제하지 않으면 출판·배포할 수 없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전두환 측의 7000만 원 손해배상 책임도 확정했다.
9년 만에 확정된 판결의 핵심은 분명하다. 5·18 왜곡은 의견이 아니라 허위 사실이라는 것이다. 또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수 없는 ‘명백한 불법행위’라는 거다.
전두환은 생전 형사 법정에도 섰지만 끝까지 책임을 피하려 했다.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로 모욕한 혐의였다. 사자명예훼손 재판은 더뎠다. 당시 1심 재판장이던 장동혁(현 국민의힘 대표)은 전두환의 불출석을 허가했다. 전두환이 골프를 치고 12·12 군사반란 가담자들과 오찬을 즐긴 사실이 드러난 뒤에도 출석 강제는 없었다. 전두환은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지만 항소심 도중 사망했고, 형사재판은 공소기각 됐다.
전두환 회고록 출판 금지 민사 재판은 멈추지 않았다. 광주고법은 형사재판 기록과 증거를 다시 살폈고, 헬기 사격의 실체를 거듭 인정했다. 또 계엄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병사(권용운 일병)를 시위대 장갑차에 희생된 것처럼 쓴 회고록 내용도 명백한 허위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회고록이 계엄군의 발포와 민간인 살상을 자위권 발동으로 꾸며 신군부의 책임을 흐렸다고 봤다.
한강은 <소년이 온다>에서 ‘당신이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고 썼다.
5·18 유가족의 세월이 그 문장에 있다.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아픔, 증언조차 고통이 된 삶, 총구 앞에 선 시민들이 붙든 ‘양심’이 있다.
주먹밥을 나눈 손길도, 부상자를 실어 나른 리어카도, 끝내 도청에 남은 열사들의 결기도 같은 마음에서 나왔다. 피 흘리는 이웃을 외면할 수 없는 마음이었다. 죽음의 공포를 넘어선 연대였다. 한강이 쓴 것처럼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고통과 분노의 힘’이었다.
전두환은 그 양심과 의로운 행동을 집요하게 폭동으로 바꾸려 했다. 민중 항쟁을 북한군 개입설로 덧칠했고, 헬기 사격 증언을 거짓으로 몰았고, 발포 명령과 조준 사격을 자위권 발동으로 꾸몄다. 발포와 내란목적 살인의 책임을 감추려 한 것이다. 그런 학살자의 거짓말과 공작은 지금도 떠돈다. 이런 5·18 왜곡은 호남을 조롱하는 낙인으로 번지고, 사회를 병들게 한다.
역사적 사실 부인이 혐오와 차별로 이어진다면 사회는 규제를 해야 한다. 표현의 자유가 학살자의 변명을 보호하는 방패가 될 수는 없다. 더구나 그 거짓이 돈이 된다면 더 단호해야 한다.
실제 역사 왜곡 영상은 조회 수와 후원금이 된다. 전두환 회고록을 비롯한 5·18 왜곡 서적들은 중고 거래의 프리미엄이 되고 있다. 희생자의 고통은 온라인의 조롱 콘텐츠가 된다. 이건 혐오의 장사판이다.
이제 필요한 건 판결 이후의 제도다. 5·18 허위사실유포 처벌법을 더 촘촘하게 개정해야 한다. 반복적·악의적인 허위 유포에는 더 큰 책임을 물어야 한다. 왜곡 콘텐츠로 얻은 후원금과 광고 수익, 금지된 책의 거래 이익도 환수할 길을 열어야 한다.
왜곡의 싹을 끊는 일은 처벌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국가폭력에 맞서 공동체와 민주주의를 지켜낸 역사를 제대로 교육하는 것도 함께 해야 한다.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도 더 미룰 수 없다. 5·18 정신을 국가의 규범으로 세워야 한다. 민주주의는 관용 위에 서지만, 학살자의 왜곡까지 품을 순 없다.
전두환 회고록 판결은 끝이 아닌 출발점이다. 오늘의 죄악을 묵인하면 내일의 조롱은 일상이 된다. 죽은 자들의 부름에 산 자들이 답하는 길은 분명하다. 전두환 신군부 세력의 거짓과 왜곡이 더 이상 장사가 되지 않게 하는 것, 역사를 폄훼하는 이들을 뿌리 뽑는 것, 다시는 학살자가 거짓된 역사를 쓰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신대희 KBC광주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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