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같은 사회부 캡 1년 해보니 > 지회소식

본문 바로가기

지회소식

수습같은 사회부 캡 1년 해보니

게시글 작성정보

profile_image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8-12-13 15:24
  • 조회수 3,752
  • 댓글수 0

게시글 본문

세상은 넓고, 사건사고는 많더라

 

수습같은 사회부 캡 1년 해보니

[feat. 1년 더 유임이라니]

 

사건 체크부터 기사 작성까지 어려움 투성이

취재 현장 곳곳 교훈-회사 내 팀워크도 중요

 

dab67a7edafe12d01dc1b3733fab0648_1544682242_0899.jpg 

<사진설명> 광주매일신문 오승지 기자가 인사발령으로 사회부를 떠나가는 김동수 기자에게

진심어린 쓴소리를 하고 있다. 사진에 오승지 기자가 안나온 것은 기분 탓이다.

(김 기자의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임후성 광주매일신문 기자

 

한번 해봐! 할 수 있지?”

당연히 대답은 아니오. 저는 많이 부족합니다. 더 배우겠습니다였다.

사회부 캡을 편집국장님이 권할 때의 이야기다. 허나 더 배우는 것은 현장에서 해야 했다. 그렇게 지난해 이맘때쯤 인사이동으로 사회부 소속 캡을 맡게 됐다.

사회부로 오는 것도 각오가 필요했는데 사건팀의 수장인 캡이라니이미 사회부를 향하는 내 발걸음은 부담과 무거움 그 자체였다. 모두들 아시다시피 사건캡이 보통 어려운 자리인가?

그 마음의 무거움이 반영돼서 였을까. 인사이동 발표와 동시에 발목을 접질렀다. 그래서 생긴 별명이 깁스 캡이다. (지금도 광주지방경찰청에 가면 다리는 다 나았냐고 묻는 분들이 종종 있다.)

통칭 사회부 사건캡은 사회부에서 사건사고를 전담하는 팀장 역할로, 그날의 기사 방향을 설정하고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문제는 지난해 내 상황이 자기 앞가림을 하기도 힘들었다는 것이다. 당연히 사회부에 와서 처음 느낀 감정은 정신없음, 어려움, 멘붕이었다.

사건의 ABC도 모르던 내가 A부터 Z를 챙겨야하는 입장이 됐기 때문이다.

정말 감사한 일은 사회부 캡을 역임했던 선배들 또는 선배 캡들이 환영 및 격려로 반겨주셨다는 점이다.

힘들겠지만, 고생하겠지만, 일 만큼은 보람되고 재밌게 할 수 있을 거다.”라는 말씀들이 원동력이 됐었다. 하지만 원동력에 반비례하게도 헤맨 만큼 돌아오는 것은 내 스스로에 대한 지탄과 반성이었다.

12월부터 겨울을 지나 봄철까지는 당시 회사에 입사한 수습기자들과 수습 안 되는 사건 챙기기부터 기사 쓰기까지 함께 살피느라 정신없이 지나갔다.

봄이 오니 눈앞에는 4월의 세월호, 5월의 5·18, 6월의 지방선거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회사 선배의 사회부의 1년은 4월을 중심으로 시작된다는 조언이 딱 맞은 셈이다.

사회부 일원으로서 맞이한 광주의 봄은 가슴 아픈 사연과 이야기로 가득했다. 세월호를 잊지 않고자 하는 시민들과 그 기억의 조각을 이어 붙여 나가는 동료 기자들의 고군분투가 눈에 들어왔다. 특히 올해는 인양됐던 세월호가 바르게 세워지면서 다시금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앞으로 밝혀져야 할 진실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5,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진행된 3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함께 제창한 임을 위한 행진곡, 아들을 잃고 평생을 찾아 헤맨 아버지의 슬픔을 표현한 시네라마는 뜨거운 울림과 함께 마음 속 암묵적 결의까지 함께 선사해줬다.

6월의 지방선거는 투표에 나서던 시민들이 선사한 한 표에 담긴 의지를 느낌과 동시에, 후에 진행된 선거법 위반 관련 사건사고들까지 함께 살펴보면서 민선7기의 시작을 맞이했다.

또 광주법원 앞에서는 다양한 목소리로 자신들의 의지를 내비치는 시민단체들의 활동 모습도 자주 접하게 됐다.

기자회견이나 취재현장 곳곳에서 느낀 점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건 사고에 연관돼 있고, 사건 발생에서부터 마지막 법의 판단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과정과 전후 사정이 다 있다는 점이었다.

이유 없는 사건·사고 없고, 판결 없는 사건 역시 없기에 모든 부분을 아울러 바라 볼 수 있는 원시안적 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내 앞의 일만을 볼 것이 아니라, 좀 더 넓게 사고 할 수 있도록 폭을 넓히게 된 계기가 사회부에 오면서부터 시작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회사 안에서도 데스크와 후배들 사이에서 조율하는 중간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도 어려움이 잇따랐다.

내가 내 일만 한다고 완료되는 것이 아니고, 함께하는 팀원들과의 의견 조율과 협업이 중요함을 매 순간 회의 때마다 느꼈다.

사회부에 있으면서 가장 큰 보람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지역 곳곳의 이야기를 가진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며 나누게 된 공감과 교훈은 내게 큰 자양분이자 자산으로 남았다.

중요한 것은 이 시점, 마무리가 아니라 이제 새로운 1년을 다시 맞이하는 것이다.

새로 꾸려진 사회부와 또다른 팀워크로 힘차게 출발을 다짐해 본다. 지난 한해는 수습이었다면, 올해는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이 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오승지 광주매일신문 기자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관련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