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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년을 바라보며 …곽선정 KB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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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15-05-1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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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년을바라보며

곽선정 KBS 기자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우리는 눈을 떠야 한다. 우리가 눈을 뜨지 않으면 끝내 눈을 감지 못할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박민규 <눈먼 자들의 국가 中>-

 

 지난해 4월 16일에서 멈춰만 있는 것 같았던 시간이 흐르고, 계절도 바뀌어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세월호 참사는 수 년 동안 사건사고 현장에서 지내온 나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비극적이고 충격적이었다. 특히 담당 지역에서 발생한 사고였기 때문에 사실상 거의 매일 ‘세월호’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울부짖는 희생자 가족들을 보며 나 역시 깊은 우울감에 빠지기도 했고, 답답한 정부의 행태에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모든 부조리가 집약된 사건인만큼 취재를 하면 할수록 나의 부족함에 자괴감을 느껴야 했다. 그래서 때로는 다 잊고 싶기도 했지만 잊을 수 없었던 것은 내가 ‘기자’라는 얄팍한 책임감 때문이었다. 


 세월호 참사 수습 현장이었던 진도 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서 ‘기자’는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특히나 공중파 방송 3사는 더욱 그랬다. 희생자 가족들에게는 어떠한 무기보다 무시무시하고 혐오스러웠을 카메라와 마이크 때문이었을 것이다. 자신들의 목소리와 행동이 제대로 나가지 않는다는 불신도 높았다. 사실 아수라장 같았던 사고 초창기 이후 언론도 자정에 나섰지만 한 번 무너진 신뢰를 되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눈에 띄었던 것은, 가깝지 않은 거리를 오가면서도 끊임없이 희생자 가족들과 소통하려는 지역 언론의 모습이었다. 대부분 언론사들이 진도에서 철수하고, 가족들이 마련한 기자회견에 참여가 줄어들 때도 지역 언론인들은 현장을 지켰다. 나 역시도 때로는 속죄의 심정으로 한 번이라도 더 진도로 발길을 향하려했다. 이러한 노력들이 전체 언론을 바라보는 불신을 씻어 내리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해본다.


 이제 1년이다. 아직 실종자 9명이 바닷속에 남아있고, 인양은 실종자 수중 수색 중단 이후로 6개월 째인 이번 달에야 결정됐다. 진실 규명은 시작 단계이고, 인양도 최소 1년 이상이 예상된다. 기자로서 제대로 눈을 뜨고 지켜봐야할 것들이 많다는 이야기이도 하다.
 마지막으로 진도 실내체육관과 진도군청, 팽목항 등 현장에서 마주쳤던 수많은 기자들에게 진심을 담아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는 서로 경쟁자임과 동시에 든든한 동지였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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