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여순도 광주의 5월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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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전남기자협회
- 작성일 24-10-1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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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여순도 광주의 5월과 같다
작년 이어 두 번째 다크투어
특별법 불구 진상규명 더뎌
무관심한 언론의 책무 느껴



기억으로 담아둔 가족이 있고 별다른 차별 없이 성장하는, 대부분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것을 한평생 당연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야 했던 이들이 있다.
76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올바른 진상규명을 울부짖는 여수·순천 10·19사건 희생자·유족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전쟁 전후 이데올로기 대립에서부터 군사독재 시기 자행된 국가 폭력으로부터 희생된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들 중에서도 유독 여순사건에 대한 재정립은 요원한 실정이다.
국가 권력으로부터 시작된 학살은 수많은 시민들의 희생을 야기했고 그 상처는 수십년간 이어진 이념 대립 속에 남겨진 유가족의 인생마저 송두리째 빼앗았다.
지난 2021년에서야 겨우 여순사건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진상규명과 명예회복까지 숙제는 여전하다.
역사왜곡 논란을 빚는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지적을 논하기 이전에 지역 언론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처지다.
여순 10·19든 광주의 5·18이든 제주의 4·3이든 매년 기념식을 거행하는 날을 전후해서 유가족들을 찾거나 관련 취재를 하는 등 그저 시늉만 해온 것은 아닌지, 언론인으로서 반성과 망각을 의미 없이 반복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선뜻 ‘아니오’라고 대답할 자신이 없어서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한 이번 여순사건 역사기행을 자체적으로 꾸린 것도 이같은 부채감에서 시작했다.
지자체 등에서 운영하는 여순사건 다크투어리즘 일정을 3자로서 체험하는 것이 아닌, 유가족과 학계, 시민운동가들과 함께 호흡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역사기행을 앞두고 프로그램 구성을 논의한 여러 관계자들 모두 예상과 달리 광주 언론인들이 찾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움을 전했다.
유가족에서부터 시민 활동가, 학계 등 이들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여순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힘쓰는 이들로, 여순사건이 전남 동부권만의 아픈 역사로 여겨지는 현실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던 터였다.
이들 모두 여수·순천 10·19 사건도 민간에 대한 국가의 폭력이라는 점에서 광주의 5월과 궤를 같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언론인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다보니 이번 여순사건 역사기행은 구성적인 측면에서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다만, 지역 언론인으로서 여순사건에 대해 한걸음이나마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자평한다.
역사적 배경, 사적지, 진상규명의 한계 등 여순사건과 관련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자 한다.
이미 짜여진 역사기행을 체험하는 것보다 직접 기획하고 함께 호흡한 이번 연수의 의미가 더 큰 것처럼, 광주전남기자협회 동료들의 차후 취재, 기획에서 직접 여순사건을 들여다볼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광주 언론인라면 매년 5월 누구나 무거운 마음이 드는 것처럼, 이번 역사기행을 계기로 10월에는 광주와 같은 아픔이 있는 여순사건을 떠올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 유대용 위원·사진 이은창 남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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